『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김옥선 ‘해야 한다’보다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떠난 날들

지구상에서 여행을 가장 재밌게 하는 58만 여행 유튜버 ‘여락이들’. 20대 초반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오른 그녀들의 발길은 동남아와 유럽, 중동까지 뻗어나갔다. 여행 영상에서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현재 웹드라마와 랜선 아바타 여행, 브이로그, 대본 재연, 패션, 다이어트 콘텐츠 등으로 다채롭게 채워지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집콕 생활이 길어지는 지금… 여락이들의 옛날 영상들을 다시 돌려보면 잊고 있던 여행 감성이 채워지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해외여행 시리즈가 책『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어려운 시기임에도 ‘설레는 것’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여락이들의 도전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 새삼 고마웠던 것 같다.
“책을 쓰기 전, 다시 한 번 여행지에서 나는 어땠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영상을 되돌려 봤습니다. 보면서 많이 뭉클했어요.
여행지에서 겪었던 경험들과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제가 있을 것 같지 않더라고요.”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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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선 작가님 반갑습니다. 반디앤루니스 독자분들게 작가님과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세계를 여행하고 공유하는 58만 여행 유튜버 ‘여락이들’의 김옥선입니다. 유럽, 아시아, 미국, 중동 등 여러 나라를 5년간 여행하고, 그때 일어났던 여행기나 느꼈던 감정 등을 영상으로 담아 유튜브에 올리고 있습니다.『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는 여행하면서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비하인드 썰과, 제가 느꼈던 여행에 대해서 글로 풀어 기록한 책이에요.
“누가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했을까. 가져간 책은 한 장도 못 넘긴 채 감정만 수백만 장 넘기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67쪽)
“사진 속 우리는 쥐들이 뛰어다녔을 잔디밭에 뒹굴면서 싸구려 와인을 섞어 마셨고, 시덥지 않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 내일 분명히 머리가 엄청 아프겠지. 카드 내역을 보고 눈이 튀어나올 만큼 놀랄 거야. (중략)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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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는 여락이들의 해외여행기 8편과 국토대장정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20대 초반부터의 여행을 정리하는 과정이 뜻 깊었을 것 같아요.
제가 여행 유튜버이다 보니 책을 쓸 때 좋은 점이 있었어요. 바로 모든 여행 순간들을 영상으로 기록했다는 거예요. 난생 처음 떠났던 여행부터 가장 최근에 갔던 국토대장정까지 그때 찍었던 영상들 덕에 전부 다시 볼 수가 있었어요. 책을 쓰기 전, 다시 한 번 여행지에서 나는 어땠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영상을 되돌려 봤습니다. 보면서 많이 뭉클했어요. 여행지에서 겪었던 경험들과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제가 있을 것 같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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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도, 웃기도 하며 오랜 기간 작업했던 책이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솔직히 베스트셀러라는 느낌은 아직도 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베스트셀러 란에 제 책이 있는 걸 봐도 실감이 나지 않더라고요. 다만 책의 리뷰들을 읽어보고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 나라에 함께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는 후기들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책을 쓰기 전에 수많은 에세이들을 읽어봤어요. 읽으면서 제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졌습니다.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도전하기에는 작가는 너무 위대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도 ‘되도 않게 꾸며내지 말자’는 마음으로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써내려갔던 게 다행히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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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에선 비춰지지 않았던 모습들과 가정사 등 솔직한 이야기를 책에 담아주셨어요.
사실 가정사 얘기는 굉장히 많이 고민을 했어요. 세상 사람들에게 내 가정사를 다 밝혀도 괜찮을지 걱정이 들긴 했지만 ‘되도 않게 꾸며내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책을 쓰다 보니 솔직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매일 인도, 이집트, 쿠바 등을 돌아다니게 된 계기는 가정사를 빼고서 설명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저와 같은 가정사를 가지셨거나 슬럼프를 겪으셨던 독자 분들께서 감사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자기만 이러는 줄 알았는데 작가님도 그랬다고 하니 한결 위로가 됐다고 고맙다고요. 이런 글을 받으니 솔직하게 쓰길 잘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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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뜻 떠나지 못하거나 자유여행을 두려워하는 청춘들이 있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 책으로 경험하는 것이 100배 낫지만, 글로 100번 읽는 것보다 눈으로 1번 보는 것이 1000배 더 낫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들을 성취하고자 하는 학업, 등록금, 대학, 취업 등이 사실은 여러분들을 아무 데도 가지 못하도록 붙잡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1살이라도 어려서 인생에 책임질 게 없을 때 떠나세요.
누군가 나에게 추구하는 여행이 뭐냐고 물어보면 단숨에 "스며드는 여행이요"라고 대답한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랜드마크를 방문해서 인증샷 몇 번 찍고 끝내는 여행보다 그 나라 사람들이 노는 방식으로 놀고, 즐겨 먹는 음식을 따라 먹는 것을 좋아한다.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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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현지인들과 친화력 있게 어울릴 수 있는 작가님만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이 나라’ 사람은 다를 거라는 생각을 버리면 될 것 같아요.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거든요. 한국에서도 위험한 행동은 외국에서도 위험하고, 한국에서 재밌는 사람은 외국에서도 재밌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친구 사귀는 것과 동일하게 다가가보세요!
물론 팁이 하나 있긴 합니다. 그 나라 말을 조금이라도 배워가세요. 아주 간단한 거라도 좋아요. 사투리여도 좋고, 욕이어도 좋습니다. 제가 태국에 놀러갔을 때 태국 마사지를 받으려고 했는데 손이 얇고 날카로운 분보다 두툼한 손을 가진 마사지사를 원했어요. 그래서 배운 태국말이 ‘므(손)’ ‘야이야이(크다)’였습니다. 태국 마사지샵에 갈 때마다 ‘므야이야이’를 외쳤죠. 그런 저를 본 모든 현지인들은 재밌어 하셨어요. 그러면서 친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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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면 가장 먼저 가고 싶은 나라와, 아직 가보지 않았던 곳들 중 도전하고 싶은 나라가 어디인지 궁금해요.
가장 먼저 가고 싶은 나라는 포르투갈이에요. 그곳에서 먹었던 에그타르트가 아직도 눈앞을 아른거리네요. 그리고 도전하고 싶은 나라는 아프리카입니다. 케냐처럼 자연이 말도 못하게 웅장한 곳으로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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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 외에도 여락이들 채널에서 우도, 순천, 강릉, 김제 등 다양한 국내 여행지를 소개해주셨는데요. 해외와는 다른 국내 여행만의 장단점과 특징은 무엇인가요?
국내여행의 최대 단점이자 장점은 빠른 인터넷이라고 생각해요. 핸드폰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어느 지역의 어떤 장소가 기가 막힌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미 인터넷에 후기가 쫙 깔려있어요. 너무 많은 후기들을 읽고 나면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이 식어버리기도 하고, 여행의 찾는 재미가 사라져버려서 약간 허무한 느낌이 들죠. 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면 여행 유튜버답게 사람들에게 금방 소개해드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내여행은 안전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제일 재밌었던 곳들은 전부 핸드폰 액정 밖에 있었어요.
“문득 예전에 알고 지내던 어떤 사장님이 생각났다. 우연히 들렸던 리스본에서 에그타르트를 먹고 홀딱 반해 그길로 리스본에 눌러 살며 에그타르트 가게에서 일했다고 했다.
그때는 그저 대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됐다.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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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과 유튜브 일을 병행하고 계신 작가님께 요즘 가장 ‘설레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에그타르트 맛집을 찾으면 그렇게 설레요. 물론 마카오랑 리스본을 이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맛있는 에그타르트는 저에게 확신을 심어주거든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꼭 리스본에 가서 에그타르트 레시피를 배워 창업해야겠다는 확신은 저를 설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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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의 여락이들은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아직까지는 에그타르트 가게 창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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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자막부터 웹 드라마 시나리오 작성, 작사, 책 출간까지 글쓰기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셨어요. 글쓰기에서 또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꼭 써보고 싶은 단편영화 시나리오가 있어요. 약간 자극적인 소재라 더 많이 다듬어야 하지만, 언젠가는 꼭 영화 시나리오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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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고 있는 와락이들과 여락 크루들에게 자유롭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와락이 여러분, 팬 사인회도 하고 싶고 팬 미팅도 하고 싶고 함께 여행도 가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쉬울 뿐이에요.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항상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백만 대군 같은 여러분들을 보며, 와락이인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콘텐츠로 보답할게요. 늘 고맙고 사랑해요. 그리고 여락 크루들. 사는 동안 많이 버시오. 함께.

김옥선
1995년 2월생. 워낙 조그맣게 태어나 ‘동네에서 맞고 다니진 않을까’ 걱정하던 부모님의 우려를 보기 좋게 무시한 채 골목대장으로 자랐다. 동네 할머니에게도 스스럼없이 친구 하자며 말을 걸던 관종끼는 한국을 너머 동남아, 유럽, 미국, 중동으로 뻗어 나가 멈출 기세 없이 달려나갔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금은 잠시 중단, 하려다가 ‘작가’에 관심을 보여 2021년 『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를 출간하였다.
| Editor - 김보미
spring2@bnl.co.kr
사진 | 저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