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수업』 윤태영 ‘소비는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쉬운 방법’

오늘 입은 옷, 출근길에 들은 노래, 지난 주말 들른 카페, 휴식 시간에 보는 프로그램…. 오늘날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은 소비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상적으로 무언가 소비하면서도 ‘소비하지 않으면 왜 허전할까’, ‘나의 욕망은 정말 나의 것인가’하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지. 『소비 수업』 저자 윤태영 교수는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라는 이론을 통해 현대사회의 소비 현상을 풀어낸다. 책을 읽다 보면 소비의 원형은 무엇인지, 소비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는지, 누가 계속 소비를 부추기는지, 물질 소비를 넘어 앞으로 추구해야 할 소비는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소비 사회가 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윤태영 교수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독자분들께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패션 기업에서 22년 정도 상품기획자로 일해왔고, 지금은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있는 윤태영이라고 합니다.
『소비 수업』은 어떤 책인가요?
소비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현상들을 인문적 관점에서 이해해보려는 책이라고 할까요. 이 책은 몇 년간 대학원에서 강의했던 내용들을 묶은 것인데,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소비트렌드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수업 첫 시간에 《관상》이라는 영화를 소개하는데 그 영화 마지막에 주인공역을 맡은 송강호의 마지막 대사가 이렇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인데 말이오.”
매년 새롭게 등장하는 소비트렌드의 변화만 열심히 바라보기 보다는 그 변화를 만드는 바람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는 얘기를 합니다. 그런 고민에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책입니다.
20여년 넘게 패션 산업에 계시다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님으로 계시다고요. ‘패션’에서 ‘소비’로 그 화두가 전환되는 과정에는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박사학위 받고 졸업한 뒤에 회사 다니면서 저희 전공방 석, 박사 후배들과 함께 세미나를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 2년 정도 했던 것 같은데 그때 보드리야르와 부르디외의 이론을 제법 공부했던 것 같아요. 그때 한참 세미나 중에 스치듯 지나갔던 생각이 패션과 소비의 기능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고 그걸 스마트폰에 녹음해 두었던 모양입니다. 그 덕에 그 생각이 오래 남아 있었던거죠. 책에서도 얘기했듯이 현대사회에서 패션과 소비가 갖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가 무엇을 소비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의복을 갖추어 입는지를 통해 나의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거죠. 따라서 패션과 소비가 워딩은 바뀌었지만 나를 드려내는 수단이라는 점에서는 같다고 봅니다.
유행, 공간부터 장소, 문화, 광고, 육체, 사치, 젠더, 패션, 취향, 사용가치와 기호가치까지. 각 장은 어떻게 나누게 되었는지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소비를 연구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여러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연구 주제들을 기초로 현대 사회의 대표적 현상들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연결하다 보니 위의 주제들로 책의 내용을 구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문화(자본)와 취향은 부르디외의 중심 연구주제였고요. 최근 핫플레이스에 대한 공간소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데, 그런 면에서 공간, 장소 등은 발터 벤야민의 도시산책자 개념에서 차용했고요. 또 사용가치와 기호가치, 육체는 보드리야르의 주장에 많은 부분 기초하고 있습니다. 성형과 다이어트, 기호와 상징의 소비는 현대사회의 중심 주제죠. 이외에도 유행에 대한 최초의 학문적 연구로 보여지는 짐멜로부터 유행의 변증법적 성격을 읽을 수 있고, 모스나 바타유, 좀바르트, 베블런 등으로부터는 사치의 기원과 의미, 기능, 그리고 계급과 과시소비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소비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책에서도 얘기했지만 현대사회에서 소비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죠.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일상적이고 적극적인 수단이 되었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것은 그 대상이 갖고 있는 본연의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기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우리는 어떤 대상을 소비할 때 그 사용가치보다는 그 대상에 투영된 상징, 이미지, 기호와 같은 기호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소비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가 소비하는 기호와 이미지가 무엇이냐는 내가 어떤 사람이냐를 얘기해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겁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나와 타자를 구별짓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나 현대사회에서 그 욕망은 여러 이유로 더 깊고 광범위하게 나타난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그 욕망을 충족하고 실현하는 과정에 소비가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소비는 구별짓기를 위한 현대인들의 욕망이 분출되는 통로인 것이죠.

이미지 제공 = 윤태영
다른 나라에는 드러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특별한 소비 양상 같은 것이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나 유행 현상에 대해 더 민감한 것 같습니다. 뭐가 잘 된다 하면 모두가 그것에 올인하고, 누가 어떤 귀걸이를 했다고 하면 그 다음날 바로 완판이니 없어서 못 파니 하는 얘기들이 나오잖아요. 이런 것은 사회문화적인 특성에서 연유한다고 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도시로의 인구집중과 광속의 커뮤니케이션 인프라가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책에서도 얘기했듯이 도시로의 인구집중이 가속화되고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할수록 사회는 더 균질화되죠. 모두가 비슷해진다는 얘기죠. 그런 환경에서 남들과 비교하여 두드러지기 위해선 변화에 대해 누구보다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더 크게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사회는 소비를 빼놓고 설명하기란 어렵지만, 소비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적다고 하셨지요. 그 이유에 대해서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경기회복을 위해 소비진작을 얘기하면서도 솔직히 소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부정적인 경우가 아직 더 많습니다. 오랫동안 소비는 사치, 낭비, 무절제 등과 연관되어 발전해왔습니다. 그것은 소비의 기원과 무관치 않습니다. 소비의 기원을 ‘포틀래치’라고 하는 원시부족사회에서 있었던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에서 찾을 수 있는데, 포틀래치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불태우고 소진하는 것이었거든요. 당시엔 누가 더 성대하게 선물을 하고 누가 더 아낌없이 가지고 있는 것을 소진시키냐에 의해 원시부족사회 안에서의 지위와 서열이 매겨졌다고 해요.
자본주의의 사상적 기반을 마련한 베버 같은 사람이 보았을 때 이러한 소비는 이해할 수 없는 짓일 거예요. 더구나 자본주의가 등장하기 전까지 사회의 지도층이었던 중세 귀족들은 사치와 향락으로 대변되는 세력들이었고, 이들을 대체하며 등장한 부르주아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영향하에 근면과 평등, 노동, 청렴, 검소 등으로 무장했습니다. 초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죄악시 되었던 거죠. 그리고 오랜 시간 우리의 뇌에는 항상 부족한 상태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했던 과거 조상들의 DNA가 여전히 흐르고 있다고 보면 소진, 소모의 개념을 지닌 소비에 대해 우호적일 수가 없었던 거죠. 이러한 이유들로 소비는 학문적 연구의 핵심 의제에서 비껴 있었고, 여전히 그러한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고 봅니다.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는 유행, 공간, 패션,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되는 것 같습니다. 이 개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요.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는데 바로 옆에서 자신과 같은 원피스를 입고 나란히 화장을 고치고 있는 장면이 가끔씩 TV에 나오죠. 실제 그런 일을 겪는다면 정말 당황스럽겠다는 생각을 해요. 참 묘한 것은, ‘유행’ 장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같아지고 싶은 마음’과 ‘달라지고 싶은 마음’이 우리 안에서 계속 싸웁니다. 유행은 그 싸움의 어느 지점에서 만들어지고 또 소멸해가는 것이고요. 우리 인간은 남들과 같다는 생각에서 느끼게 되는 안도감과 편안함을 추구하죠. 그러면서도 자신은 뭔가 다르고 특별해야 한다는 생각을 자기도 모르게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구별짓기’는 개인이든 집단이든 타자의 존재를 기본 전제로 하면서 나와 타자 사이의 ‘차이 있음’을 강조하는 거죠. 이 ‘차이 있음’이란 어찌 보면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책에서도 얘기했듯이 현대인들의 많은 행위들이 ‘구별짓기’라는 아주 근본적인 욕망이 작동한 산물로 이해할 수 있고, 이것이 현대사회에서 소비를 매개로 다양하게 표출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장 ‘장소’에서는 소비공간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백화점을 설명합니다. 백화점의 기원, 1852년 프랑스 파리의 봉 마르셰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게 읽었는데요. 요즘은 소비가 일어나는 곳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흐름의 변화가 있지요. 과연 백화점의 미래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했습니다.
백화점의 미래가 밝다고 할 수는 없죠. 이미 온라인 쇼핑이 그것도 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유통 환경을 보면 백화점의 미래는 암울하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TV가 등장했다고 영화가 사라지지 않았던 것처럼 온라인 쇼핑이 대세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의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쇼핑의 경험도 추구할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핫플레이스로 등장하는 골목길을 찾아 나서는 것처럼 말이죠. 가상화된 공간에서의 경험이 갖는 한계는 분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백화점은 소비자들의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해 가야겠죠.
“현대 자본주의는 유행의 주기적 교체나 계획적 진부화로 유행에 뒤처짐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불안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 36쪽
“우리는 내가 아닌 타자가 욕망하는 것을 욕망한다는 것이다.”
- 126쪽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도, 주입된 욕망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소비자로 살 방법은 없을까요?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소비자본주의가 더 고도화 될수록 미디어나 매체가 더욱 발전할수록 주입된 욕망에서 벗어나 주체적 소비자로 살아가기는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이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해 봤는데요. 일단은 어렸을 때부터 소비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절약과 저축은 미덕이고 소비는 악덕이라고 하는 전통적 사고가 있는데, 이러한 사고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현대사회는 소비 없이 살아가기가 어려운데 인정할 건 인정하고 그 다음에 주체적인 소비자로 설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따라서 소비를 경원시하거나 나쁜 것이란 인식에서 벗어나야 하고요.
어렸을 때부터 지속 가능한 소비와 과시 소비의 차이를 교육하고 과시 소비의 주된 원인이 많은 연구에서 밝혔듯 낮은 자존감과 존재적 불안감에서 비롯됨을 얘기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소비의 사회적 의미와 소비를 통한 적절한 자기 표현의 방식에 대해서도 어렸을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교육받은 미래의 세대들이 소비의 중심 세대로 등장할 때 보다 성숙되고 주체적인 소비가 자리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9장 ‘패션’에서는 환경오염과 국내 브랜드 생존 위기라는 문제점을 짚어주셨습니다. 4차산업혁명이 기여할 수 있는 패션의 긍정적인 미래에 대해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저에는 ‘효율’과 ‘최적’이 깔려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산업에서 우리는 ‘최적’보다는 늘 ‘최대’를 추구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필요 이상의 생산과 재고를 당연시했고,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쳐왔습니다. 특히나 패션 비즈니스는 적정 수준의 재고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일례로 패션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트렌드입니다. 센싱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이 어떤 옷에 관심이 많은지, 어떤 옷을 즐겨 입는지가 데이터화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어요. 그 안에 있는 소비 패턴을 알 수 있게 된 거죠. 예전보다 더 정확히 패션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최적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거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의해 최적의 생산이 가능해진다면 패션기업들은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고, 지구생태계의 보존이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죠. 패션산업이 석유산업 다음으로 환경에 안 좋은 산업이거든요. 더불어 지속가능한 소비만큼이나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게 된다면 패스트 패션의 범람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패션산업에도 분명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 봅니다.
오늘날에는 취향 소비, 가치 소비 등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것으로 점점 더 소비의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요즘 선생님께서 주목하고 계신 소비의 측면은 어떤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공유에 기초한 소유하지 않는 소비, 즉 경험소비입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배경으로 일단 밀레니얼 세대들의 지갑에 돈이 많지 않다는 문제도 한몫하고 있다고 봅니다. 밀레니얼 세대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험소비에서 향후 우리가 지향해야 할 소비에 대한 중요한 단서들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소유하지 않는 소비를 통해 물건에 대한 집착이나 과시에서 벗어나 자신의 현재적 삶을 보다 충만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소비는 과시 보다는 재미와 의미, 그리고 소비자의 내적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추는 소비라고 생각됩니다. 이 부분은 연구자이든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든 소비에 관심이 있고 소비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않고 주목해야 할 거라고 봅니다.

이미지 제공 = 윤태영
요즘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요. 그중에서도 밀레니얼의 소비에는 어떤 양상이 있는지, 또 이를 바라보는 선생님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몇 가지 사회 문화적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SNS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자기표현 욕구도 강합니다. 특히 이전 세대와는 달리 소유보다는 공유를 추구합니다. 스트리밍 라이프가 대표적이죠. 여러 차례의 경제 위기 이후 사회에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것을 직접 몸으로 겪고 있고, 다른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궁핍합니다. 결혼과 내 집 마련은 포기하거나 기약없이 미룬 지 이미 오랩니다. 하지만 커피나 디저트처럼 목돈이 들지 않는 품목에서는 소비를 줄이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것에 대해선 과감한 소비를 하기도 하죠.
사실 이들에 대해선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문화나 소비에 대해 일단은 이해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젊은 세대들의 문화가 곧 그 사회의 주류 문화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소비 문화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그 중 가장 긍정적이고 미래의 소비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경험소비입니다. 재미와 의미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소유를 통한 과시 보다는 내면의 성장을 중시하는 소비로 나아가는 데 이들의 역할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비 수업』을 읽은 이후, 더 넓고 깊은 사유를 갖고 싶은 이들에게 어떤 콘텐츠를 추천해주시겠어요?
학교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요. 학생들에게 다큐멘터리를 많이 권합니다. 『소비 수업』을 읽으시면 그 다음 질문이 “그럼 왜 인간은 구별짓기를 하고자 하는가?”일텐데요. 그 답을 진화심리학에서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봅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오랜 시간 인간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명제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거든요. 인간이 구별짓기를 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BS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중 유익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음식이 인류의 진화에 미친 영향’ 같은 내용의 다큐는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독자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책 마지막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물질 소유에 대한 과시나 사물에 대한 사치를 넘어 경험과 감정과 사유의 사치를 경험하는 소비가 무엇인지 다 같이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 『소비 수업』이 약간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면 더 없이 기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윤태영
연세대학교 대학원 의류환경학과에서 ‘의상사회심리와 소비행동’을 공부했고, 〈한국 패션기업의 공급사슬민첩성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현대 소비사회의 이해〉 등을 강의하며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여 년 이상 패션산업에 종사하면서 파리를 패션의 고장으로만 이해했던 무지를 깨닫고, 근대의 탄생과 도시, 소비자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는 보고로 파리를 새롭게 사유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최근 4차 산업혁명에 기초한 ‘지속가능 패션’을 위한 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Editor - 조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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