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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우리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일은 없겠지만』 나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유’



가슴 뛰는 일에 대한 설렘, 책에 대한 애정, 스스로를 향한 믿음. 가지 요소가 모여 책이 된다면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일은 없겠지만』 나란 작가는 대기업, 언론사, 스타트업에 이어 서점이라는 선택지를 택했. 20대에서 30대로 가는 길목에 책이 있었고, 평생 사랑할 있는 일이라 확신했기에이라는 세계의 문을 열었다. 책은 책을 고르고 권하는 일에 대한이면서, 사랑하는 일을 찾은 사람의 기록이다. 따뜻하고 섬세하면서 밀도 높은 문장들로 채워진 그의 글에서 설렘과 감동을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스스로 묻게 될 것이다. 평생 해도 좋은 무엇인가.라고.





안녕하세요. 독자분들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신인 작가 나란입니다. (웃음) 서점에서 북 큐레이터로 일을 했고, 현재는 북 팟캐스트 ‘술책녀(술김에 책 읽는 여자 둘)’의 DJ를 취미로 하면서 프리랜서 기획자로 일하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 = 나란


일을 잠시 쉬고 계신가 했는데 많은 걸 하고 계시군요.


얼마 전 있었던 북토크에서 ‘N잡러’라는 키워드로 제가 이야기한 부분이 있는데, 서점에서 일을 할 때부터 다양한 일을 하고 있었어요. 지금도 부쿠 대표님들과 인연으로 북 페스티벌 등 책과 관련된 기획 일을 하고 있어요.


『우리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일은 없겠지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책의 부제가 ‘특별한 한 권을 고르는 일상의 기록’이에요. 제가 성북동 서점 부쿠에서 북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하는 책을 발견하고, 많이 기록을 해놨어요. 그 기록을 모아서 만든 책이고요. 책을 읽는 사람이 많이 없다고, 책으로 밥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는데 읽는 사람이 여기 있고, 책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책 제목이 길지만 좋다고 말을 해주시던데요. (웃음) 본문에는 두 번 등장합니다.


“서가를 담당하는 큐레이터들의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할 리는 없다. 각자의 취향을 모아 서점의 분위기를 만들고 손님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 여기까지가 우리가 부여한 북 큐레이터의 역할이다.”(46, 47쪽)


“몇 년 전 멘토와 멘티로 만난 우리는 어느새 친구가 되었다. 서로의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누구든 한쪽이 가자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함께 간다.” (70쪽)


‘북 큐레이터들의 취향이 다 다르지만, 어쨌든 우리는 책을 권하는 사람들이다’ 라는 의미가 있고, 두 번째는, ‘책을 통해서 우리 취향이 서로 다르지만 같이 즐기고 취미를 공유한다’라는 의미도 있어요. 아무래도 가장 어울리는 제목인 거 같고요. 부제가 사실은 책에 더 가까운 제목인 것 같아요.



이미지 제공 = 나란


책을 쓰게 된 배경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나요?


2015년에 북 팟캐스트를 시작했거든요. 그때는 언론사를 다니고 있을 때였고, 2017년에 스타트업을 그만두고 독립출판물을 만든 해에 서점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시기를 보면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기였는데 자연스럽게 책이라는 키워드가 제 일상에 들어왔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은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브런치에 차곡차곡 적어 놨다가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했어요. 지금 출판사에서 제안을 주셨죠. 출간까지는 1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책의 구성에 대해서도 여쭤볼게요. 1장 서점원으로서의 이야기가 분량이 가장 많지 않을까 싶었는데, 4장까지 꽤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어떻게 나누게 되었나요?


1장_서점원 나란의 1년 365일

2장_마음에 문장이 필요한 날

3장_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

4장_어제에서 찾은 오늘


예전에는 문제집이나 학습서를 중심으로 하는 서점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취향을 중심으로 하는 서점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런 서점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어떤지에 대해 쓴 게 첫 장이에요. 서점을 들러주시는 분들에게 추천했던 책이라던지, 키워드에 맞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뽑아서 소개한 부분이 2장입니다.


3, 4장에는 이런 내용이 있어요. 20대가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찾고, 도전하고, 경험하면서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과정이라면 30대 초반에는 그 경험을 토대로 나한테 맞는 일, 오래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게 되잖아요. 그 고심하는 과정에 책이 있었거든요. 거의 10년 넘게. 책이 제게 어떻게 기능했는지를 정리한 부분이 3, 4장이 될 것 같아요. 출판사 편집자님과 논의하면서 구성을 정리하게 됐어요.


몇 차례의 이직과 퇴사, 그리고 서점 오픈 멤버로 함께하기까지 글에서 새로운 일에 대한 설렘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한편 두려움이나 고민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은 서점을 준비하는 게 새로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언론사에서 일할 때는 매거진이라는 콘텐츠를 다뤘고, 스타트업에서는 익명 SNS 앱 ‘어라운드’를 만들었어요. 책을 유통하는 분야에서 일은 안 해봤지만, 십 년 가까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콘텐츠와 유저의 접점은 어떤 부분일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일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떻게 할까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죠.


‘왜 두려울까, 혹은 왜 두렵지 않을까’를 생각해봤는데, 저는 사실 두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대표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웃음) 실은 든든한 두 대표님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셔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이전의 회사들에서는 영혼을 갈아서 일을 했었다면, 이번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생각 자체를 즐겁게 하자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두려움이 없었고요. 일을 제안 받았을 때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여기서 뭘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책에 북 큐레이션과 북 큐레이터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는데요. 작가님께서 지향하는 북 큐레이터에 대해 여쭤봅니다.


저는 커피를 매일 마셔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북 큐레이터를 바리스타에 자주 비유하게 되더라고요. 제 책에 이런 부분이 있어요.


“바리스타가 매일 커피를 수십 잔 마시는 것처럼 북 큐레이터,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매일 읽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47쪽)


카페가 대중화되고, 작년에는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이 한국에서 나왔잖아요. 그만큼 우리가 마시는 커피 맛도 좋아졌고요. 저는 카페 주인, 바리스타의 노력이 있어서 우리가 지금 맛있는 커피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분들이 믹스커피를 권하면 우리는 믹스커피를 먹어야 되는 거니까. 한국 커피 산업이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동네 카페로도 비교적 빠른 시간에 자리 잡은 것처럼 대형서점, 책을 파는 동네 서점 주인들, 대형서점에서 일하는 직원 분들이 더 좋은 책을 손님들한테 권하고, 더 다양한 책을 소개해주면 지금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게 지금 한국에서의 북 큐레이터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점 주인을 꿈꾸는 사람들로부터 질문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책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나요?” 와 같은 질문을 제외하고, 가장 자주 마주하는 질문은 어떤 것이었나요?


서점 주인을 꿈꾸는 분들은 이런 질문은 안 하실 것 같아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걸 잘 알고 계시니까요. 대부분의 동네서점 사장님들은 다른 일들을 같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질문보다는 개인적인 질문, “(전에 하던 일과는) 다른 일인데 왜 그런 선택을 했어?”라는 걸 많이 물어보셨던 것 같아요. 그 문장에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선택을 했어?”라는 의미가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 세계가 궁금해서 들어와봤다”고 말을 하거든요.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면 오래된 맛집, 줄 서는 맛집을 궁금해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책을 읽는 사람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 사람들의 세계와 책을 쓰는 사람, 파는 사람의 세계는 어떤지 궁금했던 것 같아요. 막상 뛰어들어 보니까 그 전에 제가 있었던 매체나 스타트업의 세계들보다 책이라는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애정이 굉장히 많은 세계인 것 같더라고요. 애정으로 이어가는 세계인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제가 책에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어떤 사람들은 시를 좋아한다’를 차용해서 ‘어떤 사람들은 책을 좋아합니다’ 라는 꼭지를 썼는데요. 이 세계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다 만나게 된다라는 것도 알게 됐어요. 책을 읽기만 할 때는 몰랐는데, 여기에 들어와보고 나서 알게 된 것 중의 하나죠.


나란 작가는 책을 소개하는 방법 중 하나로, 추천 책에 OHP 필름을 끼워 그 감상을 네임펜으로 적는 ‘부쿠 픽(Buku’s Pick)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선정된 책은 부쿠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올랐다.


1장에 담긴 이야기 중 “내가 만든 베스트셀러”(48쪽)에 대한 사례를 좀 더 들어볼 수 있을까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어느 페이지 위에는 ‘정말 멋지게 일하는 법’이라는 문구가 붙었다. 이미지 제공 = 나란


모든 동네서점은 자기 서점만의 베스트셀러를 가지고 있어요. 저는 그게 바로 동네서점을 가는 이유이면서, 동네서점 투어를 재밌게 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책들을 반영하니까요. 저희 서점은 ‘성북동’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가오픈 기간에 동네 주민분께서 “성북동인데 왜 한용운 시인의 시집,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 같은 책은 없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성북동과 관련된 예술가, 문인의 이야기를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김환기 화백과 김향안 선생의 신혼집이 성북동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분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정현주)를 부쿠 픽으로 정했죠.


또 성북동에는 길상사라는 절이 있는데요. 백석 시인과 그 연인 김자야와의 스토리가 그 절에 있어요. 김자야라는 분이 쓴 에세이집도 있고요. 백석 시집, 평전, 그런 책들을 모아서 입구에 배치를 했었어요. 그걸 보면 이곳이 성북동이라는 걸 알 수 있고, 그곳에서만 이 컬렉션을 볼 수 있죠. 이런 형태의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보면서 부쿠 픽을 시작했고, 그 이후에는 각자 큐레이터가 좋아하는 책, 소개하고 싶은 책을 중심으로 꾸렸어요. 부쿠 픽에 대한 반응이 좋아요.



▲ 4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에도 부쿠 픽을 달았다. “조르바를 만나면 오늘을 자유롭게 사는 방법을 알려줄 거예요”라는 문구와 함께. 이미지 제공 = 나란



그런 책은 아무래도 좀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렇죠. 저는 몰랐는데 손님들이 오시면 “이 사람의 생각을 내가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런 교감이 되면 책을 사고 싶어져요.”라고 말해주시더라고요.


“아름다운 성북동 풍경 속에서 책밥을 먹으며 서점원으로, 북 큐레이터로 일하게 된 일이 내 생에 방점을 찍을 만한 행운이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27쪽)고 하셨어요. 서점원으로서 일하기 전과 후, 마음가짐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여기는 일이나 성과보다는 책,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곳인 것 같아요. 서점이라는 공간 자체에서는 압박이나 부담 같은 것을 덜 받았던 것 같아요. 커피 냄새와 빵 냄새가 나고, 평온하고. 멋있는 서가도 있고. 공간의 힘이 중요하다고들 하잖아요. 그 힘을 서점에서 일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조급함이 많았다면, 지금은 안정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아요.


2장 ‘마음에 문장이 필요한 날’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어떤 상황에 특정한 책을 떠올리고, 적절한 문장을 갖춰 글을 쓰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서점에서 일하기 전에도 저는 매주 서점에 갔어요. 그냥 갔어요. 서점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떤 책을 고르게 되잖아요. 그러면 사실 그게 오늘 나의 기분이 되기도 하고, 나의 심경이 되기도 해요. 나중에 보면 이 책을 골랐을 때 이런 상황이었구나, 이렇게 힘들어서 이런 책을 봤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어요. 그중에서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골라서 실었어요. 상황별 추천 책이 정말 다양하게 있었는데 분량을 많이 정리했어요.


‘책 심리테스트’(207쪽)에서 책 구매 성향을 세 가지로 나눠 설명하셨어요. 목적 구매, 충동 구매, 취향 구매. 작가님의 구매 성향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궁금합니다.


(1) 목적 구매 : 선물, 업무, 자기계발, 인테리어 용

(2) 충동 구매 : 지인 추천, 굿즈, 어쩌다 서점 방문

(3) 취향 구매 : 책 표지, 제목, 저자, 출판사


3가지 구매 유형 중에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 심리테스트는 아니지만 (1), (2) 유형을 거쳐 (3) 유형에 이른 나의 경험을 되짚어 보면서 설명해본다. (207, 208쪽)


아무래도 책보다는 커피와 친하신 분이 많을 것 같아서 커피와 카페로 설명을 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구매 성향은 사실 ‘어느 공간에 있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프랜차이즈 카페에 갈 때나, 동네 카페에서 커피 마실 때, 그리고 우리 집에서 먹을 때 주목하는 게 다르더라고요. 프랜차이즈는 넓고 개인공간이 어느 정도 있는 곳이라면, 동네 카페 같은 경우는 거기서만 맛볼 수 있는 블렌드라던지 독특한 굿즈도 있죠. 더 사고 싶게 만드는.


제 경우를 보면 대형서점에서는 주로 목적 구매가 이루어졌던 것 같아요. 저는 경영학과를 나왔는데, 대형 서점에는 경제경영서를 많이 사러 갔었고요. 동네 서점에 갔을 때는 충동구매가 많았던 것 같아요. 부쿠에서도 “충동구매를 일으켜야 해!” 라는 목표도 있었어요. (웃음) 한편, 취향 구매 같은 경우 제 취향에 맞는 도서는 오히려 인터넷 서점에서 많이 사는 것 같아요. 재고 구하기도 수월하고, 내용을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사고 싶은 책이 있잖아요. 이렇게 목적마다, 공간마다 사는 책이 다 달라요.


커피 소비와 책 구매를 연결지어 설명하니까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비슷한 게 되게 많아요. 그래서 저는 책도 커피처럼 이렇게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것으로 일굴 수 있겠다 싶어요. 커피가 들어온 구조를 가져와서 책에 잘 접목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누군가에게 책을 권하는 일에도 고충이 있을 것 같아요. 어려운 점이나 염두에 두는 것이 있나요?


가장 어려운 점은 내가 추천하고 싶은 책과 추천해야 하는 책이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할 때예요. 어느 정도 대중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책을 읽다 보면 좋아하는 작가의 사적인 내용이 담긴 책을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나의 사적인 고민과 맞닿아 있는 책을 좋아하게 되기도 하고요. 근데 그런 책은 일반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열명 중에 여섯 명이 좋아할 수 있는 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그게 제일 고충이었던 것 같아요.


염두에 두는 것에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보니까 직접 대면으로 추천을 해드리는데요. 그러면 아주 잠깐이지만 아이스 브레이킹을 한 다음에 책을 추천드려요.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최근에 읽은 책을 물어보고, 독서를 얼마나 하는지 하는 것들을 물어본 다음에 몇 권을 추천해드리고, 선택은 본인이 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에요.


책을 둘러싼 다양한 콘텐츠 중 요즘 눈여겨보고 계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책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것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독자들은 점점 더 작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작가와의 만남이나 북토크 행사에서. 그밖에는 굿즈나 리커버, 큐레이션 같은 키워드도 있죠. 올해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건 클래스나 모임이에요. 퇴근 후 저녁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어하는 트렌드가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읽기 모임, 글쓰기 모임도 그렇고요.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느끼고 공유하는 걸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런 게 많아지면 사람들이 더 많이 책을 읽겠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 어떻게 하면 더 확산이 될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 = 나란



좋아하는 일 앞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프롤로그에 이런 내용을 썼어요. 좋아하는 일은 계속 변한다고, 그건 당연한 거라고. 그래도 언젠가 한 가지나 두세 가지로 좁혀질 거라고. 몰입하고 싶은 한두 가지가 생기면 그때 그것에 몰입하면 되지, 처음부터 정해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게 왜 계속 바뀌는지 고민도 많을 것 같은데, 바뀌는 건 정말 당연해요. 시대가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것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작년에 관심을 가졌던 작가 중에 포르투갈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가 있는데요. 페소아는 여러 개의 자아를 가지고 있는 시인이에요. 이름을 여러 개 지어서 이 자아로는 이런 시를 쓰고, 다른 자아로는 다른 시를 쓰고. 그렇게 활동을 하셨다고 해요. 예전에도 이런 사람이 있었고, 우리도 지금 그렇게 되었다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몇 년 전에는 사진 작가 비비안 마이어를 알게 됐는데요. 그분은 평생 유모 일을 하면서도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해요. 평생 그 필름을 여행가방에 모았고, 그 여행가방을 보관해줄 수 있는 집에서 일을 했다고요. 사후에야 이슈가 됐어요. 그분의 사진이 너무 좋아가지고. 그러니까 좋아하는 일은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상관 없이 평생 하면 좋겠어요. 이런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사실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만 이러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근데 책에 사실 모든 롤모델이 있기 때문에 잘 찾으면 동기부여를 얻기도 쉽고, 이들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을 북 큐레이터에게 문의를 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나요?


새해가 되자마자 경주의 어서어서라는 서점에 다녀왔어요. 이어서 인사동 부쿠에서 북토크를 했고, 대구에 있는 고스트북스라는 서점에도 다녀왔죠. 지금은 반디앤루니스 서점 에디터 분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웃음) 올해에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싶어요.


“세상이 계속 변하니까. 그만큼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가짓수는 늘어나. (…) 근데 생계를 지키느라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그러면 어떻게 해. 계속 변하면서 여건을 만드는 수밖에. 그러다 언젠가는 그중 하나를 골라 평생 사랑하면서 사는 거지. 그것도 충분히 멋져.” (8, 9쪽)



나란

前 부쿠 서점 점장 · 북 큐레이터. 대기업, 언론사,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며 배운 것들을 서점 만들기에 쏟으며 네 번째 길에 들어섰다. 덕분에 문학을 사랑하지만 일할 때만큼은 스티브 잡스처럼 생각하려고 한다. 누군가의 취향이 담긴 글을 읽는 데 하루 대부분을 쓰고, 글에 기대어 삶을 이어간다. 현재 북 디렉터 겸 작가로 글을 쓰며, 문학 팟캐스트 〈술김에 책 읽는 여자 둘〉을 진행한다. 팟캐스트 WWW.PODBBANG.COM/CH/10429


글 | Editor - 조은혜

zzonis@bnl.co.kr


사진 | Editor - 임채원

chaewon418@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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