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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그리스 신화에서 사람을 읽다』 지순호·홍지희 “인간관계의 첫 걸음은 자신을 아는 것”

지순호, 홍지희 작가가 쓴 『그리스 신화에서 사람을 읽다』는 에니어그램에서 분류한 9가지 성격유형을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을 통해 설명한다. 책은 성격 유형을 통해 인간관계의 실마리를 찾는다. 지난 3월 7일 국민연금 송파지사 사무실에서 지순호, 홍지희 작가를 만났다. 에니어그램 성격 유형에서 각각 1번 (지순호), 6번(홍지희), 7번(에디터)에 해당하는 세 사람이 모여 서로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저 인간’과의 관계를 이야기했다.


왼쪽부터 지순호, 홍지희.



인간관계는 직장인 퇴사 원인 1~2위 순위를 다툰다. 관계에 관한 책이 쏟아지고, 그 책에 관심이 쏟아지는 것 역시 인간관계가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가를 말해준다.

어려운 인간관계를 푸는 실마리는 ‘나는 왜 이럴까?’ 그리고 ‘저 인간은 왜 저럴까?’를 이해하는 것이리라. 가볍게 펼친 책 『그리스 신화에서 사람을 읽다』가 흥미로웠던 것은 몇몇 유형에서 주변 인물들이 선명하게 떠올라 보인 까닭이었다. 나 자신, 또 내가 아는 사람들이 연상되자 책이 단숨에 읽혔다.

완고하고 강한 1번 유형이라는 지순호 작가는 모범생 스타일 6번 유형 자녀에게 자신이 힘든 부모일 수 있음을 알고 조금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6번 유형인 홍지희 작가는 조금 불편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단다.

우리는 모두 사회적 존재다. 사회, 즉 사람들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그래서 남을 알아야 하고 그보다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 에니어그램은 나와 타인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도구라 할 수 있다. 나를 성장시키고, 타인의 다름을 진정으로 이해하며, 나와 다른 타인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갖게 해준다. (275쪽)

- 성격유형을 분류하는 에니어그램을 인간관계에 접목시킨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책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온 건지 알고 싶습니다.
지순호(이하 지) : 오랜 시간 강의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그 고민이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성장해야 하며 주변 사람들과 관계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수렴되더라고요. 인간관계 개선에 대해서 솔루션을 찾아주고자 고민하면서 택한 도구가 바로 에니어그램이었어요.

저희 두 사람이 에니어그램을 10년 동안 공부했는데, 공부하는 동안 저희도 스스로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답을 얻을 수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그동안 제가 보지 못한 것들, 이를테면 ‘나는 왜 화가 많이 날까?’ ‘왜 사람들이 하는 일이 못마땅할까?’ 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많이 알 수 있었고요.

그래서 에니어그램에 관한 책을 한 번 써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책의 콘셉트를 고민하다가 초등학교 1학년생인 제 아들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아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가 “신들이 왜 이 모양이야?”라 하더라고요.

여타 신화와 다르게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인간과 비슷한 점이 많고 신화 속에 다양한 인간 유형이 녹아 들어 있어요. 그래서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성격 유형을 분석해 에니어그램에 접목하게 되었어요.

- 우연한 기회에 아이디어가 나온 거네요.
지 : 저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을 때 제 아들과 같이 ‘신들이 왜 이 모양이지?’ 했으니까요. 그래서 홍지희 강사와 함께 그리스 신화를 5개월간 파고들었어요. 또 대중에 익숙한 사람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것이 성격 유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대중적인 인물들을 책에 넣게 되었고요.


에니어그램이란?
에니어그램이란 아홉을 의미하는 단어 ‘에니어(ennea)’와 도형·선·점을 의미하는 단어 ‘그라모스(grammos)’의 합성어이다. 그리스어로 ‘아홉 개의 점이 있는 그림’이라는 뜻.
에니어그램은 사람을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이라도 그 중 하나의 유형에 속할 수 있다고 본다. 9가지 유형으로만 구분, 획일화해 놓은 것이 아니라 9가지 유형의 문을 통해 들어가는 성격의 문과 같다.
(출처 :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


에니어그램 성격 유형
1번 개혁가 : 자신의 신념에 따른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
2번 조력가 : 아낌없이 베풀며 사랑받고 싶은 사람
3번 성취자 : 사회적 성공으로 인정받고 싶은 사람
4번 예술가 : 자신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
5번 탐구자 : 지식과 정보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6번 충성가 : 충실함으로 미래에 대비하는 사람
7번 낙천가 : 구속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8번 도전가 : 불굴의 의지와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
9번 평화주의자 : 따뜻하게 수용하는 평화주의자



- 실제로 책 속에서 그리스 신화 속 인물뿐 아니라 피겨 여제 김연아 선수(3번 유형), 윤태호 작가(4번 유형), 유재석(6번 유형), 김건모(7번 유형), 이재명 시장(8번 유형) 등 인물을 들어 설명하셨어요. 한 가지 의문은 대중에 비춰지는 스타들의 모습은 일부에 불과한데, 그걸 바탕으로 성격 유형을 분류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지 : 단정을 지은 것은 아니었고요. 이 사람이 대중에게 보여 지는 어떤 이미지, 어떤 속성이 몇 번 유형의 속성이라고 분석한 것이었어요. 완벽하게 그가 몇 번 유형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대개는 비슷하게 들어맞거든요. 1번, 7번과 같이 보통 눈에 띄는 성격 유형이 있기도 하고요.

우리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쉼플레가데스는 매우 많이 나타난다. 많은 배가 늘 하던 방식대로 쉼플레가데스를 지나가다가 부서지고 만다. 아르곤 원정대처럼 한 박자 뒤로 물러서 충돌하는 바위섬이 벌어지는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깨달음의 순간이고,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기 어려운 쉼플레가데스 중 하나가 바로 사람 사이의 관계 설정이다. 만약 우리가 아르곤 원정대라면 인간관계의 쉼플레가데스를 지나갈 수 있게 하는 비둘기의 역할이 바로 에니어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276~277쪽)


- 실제 강의를 하다 보면 현장에서 생생한 피드백을 들으실 것 같은데요. 어떤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는지 궁금해요.

홍지희(이하 홍) : 강의 끝나고 나면 “내가 보니까 우리 딸은 몇 번이야.” “우리 딸이랑 나랑은 말이 너무 안 통해.” “이런 사람하고는 말을 어떻게 하면 돼요?”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로 “상사가 몇 번인 거 같은데 대화하기 힘들어요. 내가 말하면 혼날 거 같은데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에니어그램에서는 이런 사람에게 이렇게 하라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도 그 사람이 몇 번 유형인지, 어떤 동기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면 이해의 폭이 커지겠지요. 이 사람이 이것 때문에 힘들겠구나 하는 데에 생각이 미칠 수 있어요.

지 : 저는 강연을 하면서 어릴 때 집에서 겪은 일, 가족과 커뮤니케이션이 안 좋아서 힘들었던 일, 엄마와의 관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강의를 하고 나면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부모 자식 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제 경험에 비춰서 그런 이야기를 해드리면 고개 끄덕이시고, 그러면 강연에서 내 이야기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돼요.

- 말씀 중에서 가족 간 소통을 언급하셨는데, 에니어그램 배우신 게 가족 간 소통에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지 : 도움이 많이 되지요. 저는 1번 성격 유형의 사람인지라 자녀를 굉장히 혹독하게 키우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저희 아이는 1번 유형을 견디기 힘든 성격 유형이에요. 제가 에니어그램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우리 아이를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자녀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 6번 유형인 홍지희 강사가 저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조언을 해주는 편이에요.

홍 : 아이가 얼마나 상처를 받겠느냐고 말씀을 많이 드리죠. 저희 아버지가 1번 유형이었기 때문에 1번 유형인 부모를 둔 자녀의 마음에 많이 공감하죠.

- 가족 중 가장 안 맞았던 분은 누구셨나요?
지 : 저희 어머니가 1번 성격 유형을 갖고 계세요. 엄마도 1번이고 저도 1번이라 서로 강하니까 많이 부딪치는데 제가 어리니까 당하는 입장이고. 그런데 1번은 누가 나를 통제하려고 하면 견디지 못하는 유형이거든요. 그래서 엄마랑 사이가 가장 안 좋았어요. 이해하려고 하지만 너무 길게 갈등이 지속되는 바람에 잘 지내기가 어려웠죠. 에니어그램을 통해 우리가 왜 부딪쳤고, 어머니가 왜 그러셨는지를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어요.

사실 저 같은 1번 유형은 고집이 세고 남 이야기를 잘 안 듣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남의 이야기를 듣기가 쉽지 않거든요. 저도 홍 강사에게 자녀 문제에 관한 조언을 듣거나 책에 관한 의견을 들으면서 정작 제 마음대로 하는 게 많아요. 그래도 변화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노력하고 있어요.

- 그렇게 노력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할 거 같아요.
지 : 그렇죠. 노력하는 자세가 참 중요하죠. 그걸 아예 안하면 주변 사람이 아무리 성숙해도 관계가 좋아지지 않거든요. 그래서 남을 아는 것보다 나를 아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 에니어그램은 인간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지 : 저는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면서 저 자신을 많이 봤어요.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 다 잘못됐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람들을 바라봤는데, 제가 그런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까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인간관계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것이 자기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게 하거든요. 자기 자신을 알게 하는 거죠. 저는 이게 에니어그램의 가장 큰 활용이라고 생각해요.

- 에니어그램이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씀이시죠.
지 : 네네 거울이죠. 내가 자기 자신을 모르잖아요.

- 저는 책을 보면서 남에 관해서 이해까진 아니어도 “아, 그럴 수 있겠구나.”하는 걸 여러 차례 생각했어요. 주변 사람에 대한 이해, 아량이 넓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지 : 우리가 잘 모를 때는 “인간이 어쩌면 저 모양이지?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건 그 사람이 선택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게 타고 난 거죠. 각 성격 유형마다 겪는 고통이 있는데 우리가 그것까진 보지 못하고 그 사람의 행동만 보고 싫어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에니어그램의 가장 큰 효용은 ‘저 사람이 저럴 수 있구나.’ 생각하게 하는 거라 생각해요. 완전한 이해는 어렵더라도 조금이라도 이해 견지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이 d에니어그램을 공부하는 이점이라고 생각해요.

홍 : 저는 1번 유형의 성격이 정말 이해가 안 되거든요. (웃음) 가족 중에서 1번 유형이 있어서 도대체 왜 저렇게 화가 많고 왜 저렇게 사나 했는데, 에니어그램을 처음 공부하고 나서 정말 살기 힘들겠다, 이 세상 살려면 정말 속이 썩어들어 가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 사람도 얼마나 힘들게 살면 저럴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몇 번 유형에 속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내적 동기를 알고 그것에 매달려 나 자신을 옭아매고 있지는 않은지 깨닫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래야만 좋지 못하다고 꽃에서 떼어내고 싶어 했던 나 자신의 못난 부분도 하나의 꽃송이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면 나아가 타인에게도 좀 더 관대해질 수 있고 수용할 수 있게 되어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278쪽)

- 이건 안 여쭤볼 수가 없는데 두 분 성격은 잘 맞으세요?
지 : 1번 유형과 6번 유형은 업무할 때는 잘 맞아요. 인간관계는… (서로 얼굴을 보더니 웃음이 터진다). 1번이 주로 말을 막 뱉는 스타일이라 (홍지희 작가가)상처를 많이 받았을 거예요.

홍 : 둘 다 열심히 사는 스타일이에요. 1번 유형도 자기가 이렇게 사는 게 옳은 것이라고 자신이 기준을 세워놓고 거기에 따라 열심히 사는 스타일이고, 6번 유형도 그걸 성실하게 받쳐 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1번 유형과 6번 유형은 일을 하나 한다고 결정하면 그것을 끝까지 열심히 따라가는 스타일이에요.

지 : 책을 쓸 때 집필할 장을 서로 나눠서 매일 체크했어요. 만약 한 명이라도 약속을 안 지키면 흐지부지될 수도 있었던 일이 저희는 둘 다 약속을 꾸준히 잘 지키는 성격이다 보니까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었어요.

홍 : 1번 유형은 약속을 안 지키면 화가 나는 스타일이고, 6번 유형은 무엇을 하자고 결정하면 성실하게 충실하게 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저희가 잘 맞지 않았나 생각해요.

-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지 : 인간관계를 잘하려면 자기 자신을 아는 게 첫걸음입니다. 내 안에 있는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고 어떻게 성장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홍 : 내 단점이 무엇인지 직면했다면, 그걸 수용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해요. 자길 수용해야 다른 사람도 수용할 수 있습니다.

| Editor - 송보배
| 10rim@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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