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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도대체 작가 “방황해도 괜찮으니 뚜벅뚜벅 걸어가세요”


합정역 인근의 빨간책방에서 '도대체' 작가를 만나기로 했던 목요일 오후. 약속했던 시간이 임박해 카페에서 몸을 녹이고 있을 즈음에 그녀로부터 십여 분 정도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내가 행여나 장수한다면 그 비결은 늘 약속 장소로 헐레벌떡 뛰어갈 때의 운동량일 것이다' (69쪽)

책에 쓰인 문장이 떠올라 인터뷰 자리를 준비하며 웃음이 났다. 곧이어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의 표지를 삐걱 열고 걸어나온 것처럼, '도대체' 작가가 카페에 들어섰다. 재미있고 따뜻한 오후를 예감했다. 그날의 레몬티와 아이보리빛 스웨터, 셜록 홈즈를 연상시키는 모자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도대체의 다락방』, 『뭐해? 널 사랑해』 등 과거에도 책을 집필하셨죠. 최근까지는 어린이 도서에 삽화 작업도 꾸준히 해오셨는데요. 오랜만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도서를 출간하셔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도대체의 다락방』 이후 거의 십수 년 만에 제 목소리를 내는 책을 냈어요. 그동안 계속 출판쪽 일을 한 게 아니고 사업도 해보고 이런 저런 일들을 해왔어요. 출판사에서 먼저 의뢰가 와서 책을 내보지 않겠냐고 제안이 왔는데 어떤 편집자분이 제 컨텐츠 원고를 보시고는 ‘이렇게 할 얘기가 많은데 왜 그 동안 책을 안 내셨어요?’라고 물으시는데 그 순간 울컥, 하더라고요. 엉뚱한 곳을 헤매다가 돌아온 느낌이었죠.


-출간 이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십 년 전 책을 냈던 때를 생각하고 출간 이후에 여유로울 줄 알았어요. 근데 출판 시장이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책이 나오고 난 뒤에도 저자가 많이 움직여야 하더라고요. 북토크며 강연이며 일이 의외로 많았어요. 독자들을 만나는 자리를 많이 가졌고요.
저는 지금도 어느 업체의 SNS를 운영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그 일이랑 작가로서의 일을 병행하니까 최근까지도 내내 정신이 없었어요. 그래도 저한테는 이런 생활 방식이 맞는 것 같아요. 제게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고 해도 그걸 죄다 창작에 할애할 것 같지 않거든요. (웃음) 강제로 규칙적인 일정을 만들어두면 좀더 생산적으로 움직일 수 있더라고요. 물론 집중력과 체력이 분산되니까, 이번 시즌에는 집필 작업에 매진해보는 것도 고민하고 있어요.


-‘행복한 고구마’라는 짤막한 만화가 SNS 500만 뷰를 기록하며 작가님이 유명해지셨는데요. 어쩌면 ‘행복한 고구마’가 이 책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행복한 고구마’가 생각지 않게 인터넷에서 큰 반응을 얻고 나서 출판사 여러 곳에서 연락을 주셨어요. 그 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간간이 만화들을 올려왔거든요. 책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난 뒤에 그리고 쓴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몇 년 간 제가 쌓아왔던 컨텐츠를 다듬어서 넣은 거에요.


-삽화마다 ‘도대체’의 약자로 짐작되는 ‘dd’라는 싸인이 눈에 띕니다. ‘도대체’라는 닉네임으로 20여 년 가까이 활동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애정이 깊으실 것 같기도 하고, 이제는 ‘도대체’ 라는 닉네임이 어떤 별개의 인격처럼 느껴지실 것 같아요.

의외로 그렇지가 않았어요. 90년대 후반에 인터넷을 시작하면서 ‘도대체’라는 닉네임을 만들었는데 그 이후에 대체로 직장에서도 ‘도대체’라는 이름으로 지냈어요. 동료분들도 저를 부를 때 ‘대체씨’, ‘도여사’라고 불렀거든요.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웹상에서도 '도대체'였고요.
최근에는 '도대체'와 '장미영'을 구분지으려고 하고 있어요. 하는 일이 홍보 에이전시에서 업체 SNS를 관리하는 일이다보니 거기에 ‘도대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면 작가로서의 제가 조금 부담이 될 것 같았거든요.

-‘도대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그냥 책에 있는 사람이에요. 이 책은 제 단점을 모아놓은 책이거든요. 이렇게 단점이 많은 사람인데도 스스로를 너무 가혹하게 대하지 말고 나한테 잘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처음 제가 원고를 묶어서 편집자분께 드렸을 때는 책의 제목이 ‘칠거지악’이었어요. 현대판 칠거지악이라고 해서 목차도 ‘게으름’, ‘뻔뻔함’, ‘요행 바라기’, ‘길치’ 등 단점들로 구성했는데, 편집자분께서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조금 무모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셨거든요. (웃음) 결론적으로 ‘도대체’씨는 단점이 많은 사람이에요.



-‘행복한 고구마’의 첫 대사는 ‘나는 누구일까?’입니다. 작가님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 한때는 인터넷신문 기자, 작사가, 사업의 경험도 있으시고 많은 아르바이트 경력도 있으시죠. 다양한 경력과 타이틀이 있으셨던 만큼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십 대 때 회사를 계속 옮겼는데 큰 틀에서 보면 다 글 쓰는 일이었어요. 인터넷 신문, 기업의 웹진에 들어가는 기사를 편집하고 작성하는 일들을 했고, 웹 라디오 작가도 했어요. 크게 보면 모두 글을 쓰는 일이지만 직업이 계속 바뀌었고, 틈틈이 단행본 삽화를 그리는 일, 웹툰 작업까지 해봤죠.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시절 각 문화계에서 협회별로 나서서 성명서를 발표했어요. 만화가 협회, 문인 협회, 미술가 협회 등등. 근데 지난 삶의 행적을 돌아보니 제 삶이 한 가지 직업으로 규정되지가 않더라고요. 제가 어디에 속한 사람인지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근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위 때는 광화문에 사람들이 각자 깃발을 만들어서 나왔어요. 삼삼오오 모여서 ‘전국 집순이 연합’, ‘장수풍뎅이연구회’, ‘민주묘총’ 등 개성있게 자신들을 표현했어요. 그때 깨달았죠. 내가 스스로 나를 규정하면 되는 거구나.


한 가지 일에 매진하는 삶 vs 여러가지 일에 도전하는 삶
하나의 길을 꾸준히 걷는 이들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존경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고비가 찾아와도 그걸 참고 이겨냈다는 건데 저는 고비가 오면 ‘이건 내 길이 아닌가 봐’ 하고 다른 길을 찾아가거든요.
하지만 두 삶의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지 않을까요? 한 가지 일에 꾸준히 매진한 사람들 역시 다른 삶에 대한 동경이 있을 거고, 저 역시 이것저것 해본 지난 삶에 후회는 없어요. 아마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도 저라면 또 이것저것 다양한 일을 했을 것 같아요. 많이 망해보기도 했고요. 실패에 대해 비웃는 기성세대들을 보면 조금 얄밉기도 해요. ‘그거 해봐야 소용없다’라고 말하는데 그 판단 역시 지난 실패의 경험에서 깨달은 거잖아요. 누구나 실패할 권리가 있어요.

솔직하게 얘기해서 내 모습이 싫은 것도 아니지만
누구나 다 꿈꿔 오던 그 모습도 아닌 거야
사실대로 고백하면 꿈이 뭔지도 잘 몰라
나의 자기소개서

만약에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한다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아키버드 <자기 소개서> 중에서)


- 작가님께서 쓰신 문장과 가사들을 보면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습니다. 그런데 왠지 작가님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인 것 같았습니다.

평소 트위터에 쓰는 글도 마찬가지고 제가 쓰는 글은 대개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한다기보다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 많아요. <자기소개서> 가사는 제가 프리랜서를 가장한 백수로 지내던 때에 썼던 거에요. 불안하고 돈은 안 벌리고 고민은 많고, 그렇다보니 자꾸 밤낮이 바뀌어서 일상이 망가졌거든요. 밤에는 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잖아요. 보통 집에 있게 되고 하는 거라고는 자학을 한다거나 사지도 않을 옷을 장바구니에 담거나.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도 아니면서 그 일을 하면서 밤을 보내게 되요. 낮에는 졸리니까 자게 되고. 당시의 그런 생활을 노랫말에 넣었던 거고 그러면서도 저 자신이 싫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살다보면 언젠가 좋은 일이 어찌어찌 생기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있었죠.


어디로든 마음대로 갈 거야 / 외로워도 돼 두려워도 돼
꿈을 꾸고 있는 거라면
잠에서 깨면 사라질 모든 것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제부터 난 원하는 대로 어디로든 마음대로 갈 거야
외로워도 돼 두려워도 돼 여긴 아마도 꿈의 거리
(아키버드 <꿈의 거리>)


저는 저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는 걸 잘 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는 거요. 그래서인지 이번 책에 대해 남겨주신 평들 중에, 읽고 나서 지금 자신의 상황에 대해 고민하던 것들로부터 조금 벗어났다, 안심이 됐다고 말씀해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규칙적인 생활은 나를 억지로 일으켜서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움직이며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한없이 슬퍼할 자유도 없는 월급쟁이의 비애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일상의 힘이라 믿는다. (54쪽)


- 일상은 소중하고 또 큰 힘을 지닌 것 같습니다. 작가님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에 관계없이 변함없는 ‘일상’의 풍경이 있다면요?

맨날 빠뜨리지 않는 일상이 있다면 제가 키우는 개 ‘태수’랑 산책하는 거에요. 동네 고양이들 밥도 주고요. 여름에는 산책길에 겸사겸사 고양이 밥을 챙겨줬는데 겨울이 되니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는 동안 태수가 혼자 덜덜 떨고 있더라고요. 요즘은 태수와 산책을 먼저 하고 집에 돌아왔다가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러 다시 나가요. 덕분에 많이 걷네요.


귀여운 것들을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트위터에 예전에 썼던 말이 생각나네요. ‘결국 이 세상은 유머가 구원하고 귀여운 것이 위로할 것이다.’


- 일상적인 순간에 공감이 되는 내용이 많았어요. 아주 찰나의 순간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잡아내시는 것 같습니다. 늘 기록하시나요? 작가로서의 습관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제게는 찰나의 감정이나 타인의 행동을 포착하는 재능이 있다고 자부해요. 그리고 그 포착의 순간에 기록을 하는데 예전에는 트위터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140자의 단문으로 순간, 순간 올리기가 좋더라고요. 요즘은 주로 모바일 메모장에 써요. 트위터도 공적인 공간이다보니 누군가 자기 생각인 것처럼 함부로 글을 가져가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라디오 애청자인데 간혹 라디오 사연에 제가 올렸던 문장이나 생각이 나올 때도 있었어요. 당연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죠.
요즘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게 있으면 구체화하기 전에는 메모장에 정리하는 편이에요. 모바일에 기록하면 종이에 기록하는 것보다 나중에 특정 내용을 모아서 검색하기가 정말 편해요. 자동으로 온라인 계정에 백업도 되고 키워드를 정리해두면 해시태그처럼 묶어서 한 번에 볼 수도 있고요.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의 내용이나 삽화 등을 보면 재미있고 편안한 느낌입니다. 과거에 ‘도대체의 다락방’에 게재하셨던 ‘인형’, ‘소녀’ 시리즈, 과거 전시회에 출품하셨던 ‘예쁘게 죽어요’ 등을 보면 본래 작가님의 성향은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좌) 미영, 꽃
(우) 예쁘게 죽어요 (pretty death)


그 그림들을 그렸을 때는 제가 많이 우울했던 시절이었어요. 프리랜서가 됐지만 일이 많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놀고 있었거든요. 특히 그 우울했던 심경이 많이 담긴 작품이 ‘미영’ 시리즈였어요. 인물이 어떤 상황이든 목을 매고 있죠. 물론 제가 정말로 극단적인 생각을 한 건 아니었지만 당시 느꼈던 답답함을 표현했던 것 같아요.


‘예쁘게 죽어요’는 인터넷에서 '짤방'처럼 돌아서 눈에 익은 분들이 많을 거에요. 뭐든지 상업화, 상품화가 되는 세태를 패러디하고 싶었어요. 죽음의 도구마저 자본주의의 규격에 맞춰 판매되는 상황을 가상으로 패러디했어요.



인형 시리즈_그럴 리가 없어요


‘인형’ 시리즈는 처음으로 성인용품을 마주했던 기억에서 비롯된 작품이에요. 풍선으로 만들어진 조악한 남성용 자위기구였는데 그 형태가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얼굴 없이 목부터 허벅지까지밖에 없는 몸통에 가짜 가슴이 달려 있고, 아래에는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어요. ‘누군가는 여성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다’라는 것에 여성으로서 무력감을 많이 느꼈죠. 인형 시리즈의 인물들은 도도한 표정, 당당한 표정 등 여러 표정을 짓고 있지만 하체는 전부 힘없이 헝겊인형으로 무력한 형태에요.
당시 표현하고 싶었던 것들을 작업한 건데 지금 보니 세련된 접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있어서 ‘도대체’씨와는 좀 달랐어요.

일 없이 쉬고 있는 데다가 안 좋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던 시기였죠. 구직 의욕마저 바닥을 쳐서 1년 반 정도 아무 일도 못하고 이전에 회사에서 벌었던 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었어요. 어두운 생각을 많이 할 때라 그렇게 표현됐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작업한 결과물들을 블로그에 꾸준히 올렸는데 어느날 단체 전시회 출품 제안이 들어왔어요. 그게 큰 위로였죠. 그 1년 반의 시간이 헛되지만은 않았구나.
최근까지는 개인적인 그림 작업을 하기에 시간이 없었지만 앞으로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나 간결하고 귀여운 그림의 선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으며 느꼈던 온기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제게 작가님의 책이 위로가 되었던 것처럼, 작가님께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영감을 주는 책이나 작가가 있나요?

두 분의 시인을 꼽고 싶어요. 먼저 최승자 시인의 젊을 적 시들은 날카롭고 자학적이에요. 사랑에 실패해서 괴로워하기도 하는데 저 역시 젊을 때 그 시들에 많이 공감했어요. 근데 최승자 시인이 나이를 드시면서 시가 점점 유해지는 거에요.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게 보이고 저 역시 함께 나이 들고 있다는 거에 위안을 받았어요. ‘흐린 날’이라는 시에 보면 ‘만월이 초승달을 낳니 / 초승달이 만월을 낳니 / 차고 기우는 것, 그게 / 차다가 기우는 건 아닌데’라는 구절이 있어요. 삶이라는 게 초승달일 때도 있고 만월일 때도 있는 거지 그게 꼭 차다가 몰락하는 게 아니라는 말에 위안을 받았죠.


또 우연히 읽게 된 이성선 시인의 시를 좋아하게 됐는데 찾아보니 2000년대 초반에 돌아가셨더라고요. 비록 짧은 생을 살다 가셨지만 죽음 이후에도 저와 같은 독자에게 큰 감동을 주는 행적을 남기신 거에요. 자신의 결과물을 세상에 남겼고, 거기에는 이미 세상을 뜬 그의 작품을 보며 감동받은 제가 있고. 사람이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거에 큰 용기를 받았어요. 그 분의 시 자체도 정말 좋아하고요.




-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는 이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생의 대부분을 그렇게 방황하면서 살아 왔고, 지금도 딱히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어려워요. 그래도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자꾸 힘든 오늘을 곱씹고, 자신을 규정하지 못한다고 해서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모든 사람이 정해진 길로만 가겠어요. 최승자 시인의 구절처럼 차다가 기우는 게 아니고 삶은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어요. 뭔가 속상한 일이나 괴로운 일이 벌어졌을 때 그 상황 자체에 매몰되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저도 그런 사람이었기에 잘 알아요. 방황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그 상황을 인식하고 일단 뚜벅뚜벅 걸어가면 언젠가 또 다른 길로 갈 수 있어요. ‘내가 방황하고 있는데 어떡하지?’라고 고민하고 멈춰서 있으면 그냥 계속 고민만 하게 돼요.

‘뭐라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일단 걸어가요. 물론 삶이 흐지부지 되어버릴까봐 두렵기도 하죠. 하지만 일단 움직이세요. 제게는 산책이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산책을 나가고 싶어하는 개와 살면 매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나가야하거든요.


- 다음으로 준비하는 책이 있다면요?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연애에 대한 책이에요. 이번 책처럼 ‘도대체’씨가 등장하는 에세이가 될 거에요. 연애라면 지난 세월 동안 해왔던 게(?) 쌓여 있으니까. (웃음) 제가 생각하는 관계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그리고 평소 고양이들 밥을 주면서 관찰하고 발견했던 것들도 나름의 목소리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연재할 만한 플랫폼을 찾고 있어요.

도대체 & 책



| Editor_박태연

ssogum@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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