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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위화 이욱연 문학동네 2016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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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한마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중국작가 위화, 10년만에 산문집을 출간했다. 소설가이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위화의 다양한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MD추천-

책 정보

ISBN 9788954640701
쪽수 256쪽
크기 145 x 210(mm)
이 책이 속한 분야

중국 백 년 동안의 역사를 사회형태 측면에서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문혁이라는 시대는 가장 단순했고, 오늘 이 시대는 가장 복잡하다. 문혁은 하나의 극단이었고, 오늘 역시 또다른 극단이다. 극단적으로 억압적이던 시대는 사회형태가 급변하면 반드시 극단적으로 방탕한 시대로 반등하기 마련이다. 내가 기대하는 것은, 오늘 이 시대의 방탕과 부조리는 거의 정점에 이르렀고, 분명 서서히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믿는 것, 혹은 보다 정확하게 말해서 내가 희망하는 것은 향후 10년 혹은 20년 동안 중국 사회형태가 차츰 보수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또 부드러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스스로를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_234~235쪽

 

중국중앙방송은 6월 1일 어린이날을 맞아 중국 각지의 아이들에게 어린이날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베이징의 한 사내아이는 터무니없이 장난감 비행기가 아닌 진짜 보잉 비행기를 받고 싶다고 했다. 시베이 지방의 여자아이는 수줍게 말했다. 자기는 흰 운동화를 갖고 싶다고. 이것이 오늘날 우리의 삶, 불균등한 삶이다. 지역 간의 불균등, 경제 발전의 불균등, 개인적 삶의 불균등이 나중에 마음의 불균등이 되었고, 끝내는 꿈의 불균등으로 이어졌다. 꿈은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원래 지니고 있는 재산이고, 모든 사람의 마지막 희망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잃어도 꿈만 있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꿈조차 균형을 잃었다. _11~12쪽

 

문혁이 끝난 뒤에는 거의 2, 3일에 한 편씩 전에 본 적이 없는 영화를 보았다. 그뒤 일본 영화가 들어오고, 유럽 영화도 들어왔다. (…) 내가 영화를 얼마나 보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1988년 처음 비디오 영화 <산딸기>를 보았을 때 나는 놀랐고, 처음으로 영화에서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 이 세계에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날 깊은 밤 우빈의 집을 나설 때는 시내버스도 진즉에 끊겨서 혼자서 베이징의 적막한 거리를 걸었다. 뜨거운 피가 끓는 듯해서 20여 킬로미터를 걸어서 스리바오의 루쉰문학원으로 돌아왔다. _38쪽

 

당시 중국 대륙 문학은 문혁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작가들의 용감성은 주로 제재 측면에서 발휘되었고, 서사 형식 면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수확』에 실린 우리 아방가르드 작가들은 당시 소설 서사 형식이 단조롭다는 것에 불만을 가졌고, 서사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창작을 할 때, 서사가 진행되며 출현하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하려고 했다. 그 결과 당시 많은 문학잡지들은 우선 우리가 당의 말을 듣지 않는데다 정치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여겼으며, 다음으로는 우리가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가지고 장난한다고 생각했다. _52쪽


 

출판사 서평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치료법을 찾는 환자다” 정치 제일주의에서 물질 지상주의로, 억압의 시대에서 방종의 시대로 극단의 중국을 살아가는 작가 위화의 날카롭고도 따스한 해학의 산?문! 위화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중국 작가로 꼽힌다. 그의 산문집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는 예리한 통찰 사이사이에 담긴 유쾌한 해학이 빛을 발한다. 중국에서는 무려 10년 만에 나온 산문집으로, 출간 전부터 화제를 일으켰다. (그의 바로 전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중국에서 출간되지 못하고 대...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치료법을 찾는 환자다” 정치 제일주의에서 물질 지상주의로, 억압의 시대에서 방종의 시대로 극단의 중국을 살아가는 작가 위화의 날카롭고도 따스한 해학의 산문! 위화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중국 작가로 꼽힌다. 그의 산문집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는 예리한 통찰 사이사이에 담긴 유쾌한 해학이 빛을 발한다. 중국에서는 무려 10년 만에 나온 산문집으로, 출간 전부터 화제를 일으켰다. (그의 바로 전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중국에서 출간되지 못하고 대만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산문집을 통해 그는 마오쩌둥으로 일축되었던 극단의 시대에서 시장경제라는 또하나의 극단의 시대로 가고 있는 기형적인 오늘의 중국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극히 인간적인 사생활 및 창작 일기, 독서 이력 등 작가로서의 인생 또한 활짝 펼쳐 보인다. 그가 책에서 밝혔듯, 그의 모든 글은 ‘일상생활에서 출발해, 정치, 역사, 경제, 사회, 문화, 감정, 욕망, 사생활 등등을 거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 여정에는 위화만이 읽을 수 있는 세상과 인생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따스한 휴머니즘, 웃음이 담겨 있다. 응답하라, 극단의 중국 1960년에 태어나 문화대혁명 시절에 유년을 보낸 작가 위화는 지금의 중국이 당황스럽다. 과거를 회상하며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흔한 일일지 모르지만, 역사적 격변을 겪은 중국인들에게는 그 정도가 남다르다. 그는 이런 극단적 격변을 ‘천양지차(天壤之差)’라 재차 묘사한다. 중국의 극단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역사적 격변 외에, 오늘날 같은 대륙에서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의 삶에도 어마어마한 격차가 존재한다. 국내총생산(GDP)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1인당 평균 소득은 세계 5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그는 중국에서 두 가지 거대한 차이를 발견한다. 하나는 과거와 현재의 차이이고, 또하나는 빈부격차로 인해 통제되지 못하고 가속도를 더해가는 오늘날의 극단적 격차다. “유럽인이라면 400년에 걸쳐 겪었을 파란만장한 변화를 중국인은 불과 40년 만에 겪었다.” 개혁개방 이후,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에는 천지가 새로 개벽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변화는 중국의 모든 곳에 스며들었다. 사유 방식과 생활 방식, 세계관과 가치관도 천치가 개벽하듯이 변했다. 그래서 과거의 윤리 도덕은 점차 사그라들고 이익과 금전의 인생철학이 혁명의 인생철학을 대체했다. 예전에 “사회주의의 풀을 뜯어먹을지언정 자본주의의 싹은 먹지 않겠다”는 유명한 구호가 있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어떤 것이 자본주의적인 것이고, 어떤 것이 사회주의적인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졌고, 내 생각에 지금 중국에서 그 ‘풀’과 ‘싹’이란 이미 같은 식물이다. _15쪽 30여 년 전, 문화대혁명 후반기 때였다. 난 아직 중학생이었다. 당시에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서로 말을 나누지 않았다. 아무리 말을 하고 싶어도 차마 그러지를 못했다. 상대방을 사모하더라도 그저 몰래 눈으로만 쳐다볼 따름이었다. 간혹 담이 큰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슬쩍 쪽지를 건네더라도, 사랑을 분명히 드러내는 말은 차마 못 쓰고 죄다 엉뚱한 말뿐이었다. 상대방에게 지우개나 연필을 주겠다는 따위의 내용으로 사랑의 정보를 전달한 것이다. 쪽지를 받은 여학생은 그녀석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바로 알았고, 여학생의 일반적인 반응은 긴장과 두려움이었다. 쪽지가 알려지기라도 하면 여학생은 자기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몹시 부끄러워했다. 요즘 여학생은 교복을 입고 낙태 수술을 받는다. 언론에 이런 뉴스가 나온 적이 있다. 한 여중생이 교복을 입고 병원에 가서 낙태 수술을 받는데 의사가 수술 전에 가족 서명을 하라고 하자 교복을 입은 남자 중학생 네 명이 에워싸고는 서로 앞을 다투면서 먼저 서명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_10~11쪽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보다 치료법을 찾는 사람이다. 나는 한 사람의 환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의 격변은, 해방 이후 경제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극심한 변화를 겪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다. 위화는 이런 격변의 시대, 고삐 풀린 말을 탄 시대에 우리 모두가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는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겪고도 심리적으로 건강한가? 그는 격변의 시대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병폐를 관찰한다. 그러고 소설가인 자신을 다시 정의한다.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치료법을 찾는 사람이다.”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제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 40여 년 동안 중국인의 심리 변화는 사회 변화만큼이나 대단했다. 사회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지고 난 뒤에도 우리는 스스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 우리는 현실과 역사라는 이중의 거대한 격차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모두 환자라고 할 수 있고, 모두 건강하다고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두 극단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과 과거를 비교해도 그러하고, 오늘과 오늘을 비교해도 역시 그러하다. (…) 30년 전에 이야기하는 직업에 막 발을 디뎠을 때, 노르웨이 작가 입센의 말을 읽었다. 그는 말했다. “모든 사람은 그가 속한 사회에 책임이 있다. 그 사회의 병폐에 대해서도 역시 그러하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차라리 치료법을 찾는 사람이라 하겠다. 나는 한 사람의 환자이기 때문이다. _13쪽 중국인으로서 산다는 것, 중국인 작가로서 산다는 것 중국인 작가로서 사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서구의 모든 기자들이 행사에 초대해놓고 정치적 의견을 물어보기 때문이다. 위화는 중국 정부에 비판적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진실을 왜곡하는 서구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유럽에 갈 때마다 기자들의 정치적 질문에 대비해 미리 연습을 하는 위화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동시에 비난 또한 많이 받는 중국인으로서 작가의 고뇌가 짐작되는 부분이다. 작년 11월 노르웨이에서 중국 문학 주간을 개최했는데, 나는 미국에서 영문판 새 책을 알리느라 가지 않았다. 내 친구는 갔는데, 그가 돌아와서 말하길, 노르웨이 기자가 그를 인터뷰하면서 온통 재작년 노벨 평화상(류 샤오보)에 관해 물었다는 것이다. 올해 10월 노르웨이에 가면서 나는 비행기에서 평화상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해두었는데, 결국 어떤 기자도 평화상에 관해 질문하지 않았다. 노르웨이 기자는 기억을 상실했다. 그들은 내게 이제 곧 열릴 18차 중국 공산당대회에 관해 물었고, 나는 이 문제는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나 같은 보통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은 떠도는 소문 차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억상실의) 두번째 예는 최근 댜오위다오 분쟁이다. 일본이 자국 역사를 대하는 태도는 중국인을 분노케 했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우리 역사를 대하는 태도도 의문스럽다. 2009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기간에 우리 정부는 백년 중국 전시회를 열었는데, ‘대약진운동’이나 ‘문혁’은 빠져 있었다…… _146쪽 정부에는 비판적 시선을 유지한다. 건국 60주년 행사를 바라보는 위화의 시각은 상당히 냉소적이다. 톈안먼 광장은 벌써 새롭게 단장했고, 열병(閱兵)과 행진 연습도 마쳤다. 뉴스는 날씨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모여서 10월 1일의 기상 동향을 논의하는데, 나쁜 날씨의 영향은 기본적으로 배제했다. (…) 서구 기자
이욱연

고려대 중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 서강대 중국문화전공 교수이다. 논문으로 「노신의 소설 창작과 기억의 서사」 등이 있고, 저서로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이욱연의 중국문화기행』 『포스트 사회주의 시대의 중국문화』, 옮긴 책으로 『아Q정전』 『들풀』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루쉰 산문선집』 『인생은 고달파』 등이 있다.

목차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하나의 나라, 두 개의 세계 추모일 올림픽과 빌 게이츠 지렛대 가장 조용한 여름 7일간의 일기 비디오 영화 자무엘 피셔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 1987년 『수확』 제?5호 바진 선생님, 잘 가셨습니다 문학의 꿈 부조리란 무엇인가? 비상과 변신 삶과 죽음, 죽음 이후의 부활 옥스퍼드의 윌리엄 포크너 지크프리트 렌츠의 『독일어 시간』 아르비드 팔크식 생활 이언 매큐언 후유증 두 학자의 초상 로버르트 판데르힐스트, 중국에서 셔터를 누르다 우리 모두의 진혼곡 작가의 역량 기억상실의 개인성과 사회성 슈테판 츠바이크는 한 치수 작은 도스토옙스키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대작 두 편 키워드: 일상생활 디테일 속 일본 여행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일기 농구장에서 축구를 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일기 잉글랜드 축구 팬 이집트 일기 마이애미와 댈러스 일기 뉴욕 일기 아프리카 술 이야기 아들의 고집 아들에게 쓰는 편지 부록 『형제』 창작 일기 『제7일』 이후 20여 년 전 티베트에 갔었다 쥐루로 675호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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