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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어떤 엄마 저런 사람』 효재 ‘다양한 목소리를 세상에 더하는 일’



책이 지닌 중요한 역할 중 하나를 꼽자면 이것이다.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것. 『어떤 엄마 저런 사람』에는 일상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사람, 싱글맘이면서 워킹맘인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겼다. 그의 이야기는 미디어에서 그동안 그려 왔던 전형적인 싱글맘과는 사뭇 다르다. 경제적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거나 행복보다는 불행에 가깝다기보다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잘하는 일을 하면서 아이와 행복한 오늘을 산다. 다양한 목소리를 세상에 더하는 어떤 사람, 어떤 엄마. 효재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효재 작가님, 안녕하세요. 독자분들께 작가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만화를 그리고 책을 만들고 가끔 전시도 하는 효재입니다. 얼마 전 은퇴하신 부모님 그늘 아래서 올해 막 7살이 된 아이와, 8살로 추정되는 스트릿 출신 고양이를 키우며 살고 있어요.


『어떤 엄마 저런 사람』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단행본 작업을 해오셨지만, 이번에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긴 만큼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창작자로서 저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나오는 것은 오랜 소망이었습니다.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하면 ‘작가’라고 적어왔어요. 물론 10대가 지나면서는 꽤 현실적인 장래희망으로 바뀌었지만, 생각해보니 결국 돌고 돌아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네요. 그리고 이 책이 세상에 나오면서 정말로 그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아요. 고맙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제목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어떤 엄마 저런 사람”이라고 이름 붙인 데는 어떤 배경이 있었나요? 각 꼭지 또한 ‘어떤 OO, 저런 OO’ 이라는 제목이 번갈아 사용되지요.


저는 저의 이야기가 특이하거나 특별한 일이 아닌, 쉽게 들리는 이야기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내 주변에 어떤 사람이 그러던데…” 라던가 “…저런 일도 있었다더라?” 라는 말들에서 제목을 생각했습니다. 제가 겪은 일들도 모두 마찬가지로 독자분들께서 어떤, 저런, 그러니까 주변에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로 느끼시길 바랐어요.


싱글맘에 대해 단편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이 여전히 많습니다. 하지만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잊고 지내던 소중한 것들을 되찾으셨다고요. 싱글맘으로서의 작가님의 이야기, 또는 그동안 만나왔던 싱글맘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결정, 그러니까 이혼을 한 덕분에 마침내 나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괴로운 시간을 끝내고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을 되찾았다. 나를 존중하는 나의 가족. 내가 잘하고 싶은 일, 내 아이의 이름과 나의 미래를. (27쪽)


그냥 누군가의 선택이라고 받아들여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와 아이의 행복을 찾기에 가장 유리한 선택을 했을 뿐이에요. 그 선택이 누군가가 보기에는 제가 만든 가족의 모습이 평범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남의 시선 때문에 그 선택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결혼생활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그것이 어렵고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이혼을 하고 저는 저 자신의 삶을 되찾은 기분이었어요.


저는 우리 사회에서 만난 싱글맘 친구가 아직 없어요. 외국에서는 꽤 만난 적이 많은데 여기서는 어쩐지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엄마들은 남편이 있건 없건 꽤 쉽게 친해지는 것 같아요. 공통된 대화 주제와 관심사가 있어서일까요?


책 내용 중 모성애에 대해 쓰신 부분이 인상적이에요. “내가 생각하는 모성애는 엄마가 스스로를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36쪽)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모성애는 흔히 ‘희생’이라는 가치와 잘 묶이잖아요.


저는 우리가 사회로부터 모성애를 ‘강요받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를 위해 당연히 숭고하게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거든요. 그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참 갑갑하게 느껴졌어요. 사실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신의 욕망이나 욕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마는 쉽게 비난을 받죠. ‘엄마의 자격’ 운운하면서요. 결국 결론은 같을지 모르겠지만 순서가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한 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소중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희생을 할 수 있는 거고요. 그래서 저를 포함한 많은 엄마들이 당당하게 자기 자신을 먼저 아껴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최근 몇 년 새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논의가 점차 활발해졌고, 동시에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더 많은 여성이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작가님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많은 사람들의 용기 덕분에 다양한 가족 형태와 여성에 삶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것 같아요. 이런 흐름들 덕분에 제 책도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변화의 가운데에 멋진 작가님들, 그리고 멋진 작품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 책이 어떤 분께 어떻게 읽히면 좋을까요? 특별히 생각해두신 독자가 있다면요.


저는 『어떤 엄마 저런 사람』을 친구와 수다 떠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누구라도 저와 함께 커피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는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누가 보기에는 뭐 저런 얘기까지 하나 싶게 이상하고, 특이하고, 불편할 수도 있는 나의 이야기가 그냥 놀러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왔다는 말 정도로 평범하고 쉬운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들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이 세상에는 저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알고 특별하지 않게 느낄 수 있도록.(178쪽)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계시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역시 뭐니 뭐니해도 건강입니다. 해가 다르게 몸도 예전같지 않고 작업 능률도 떨어져서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아이와 함께 아침마다 체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건강해야 뭘 해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올해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가요? 작가로서 어떤 작업을 꿈꾸고 계신지 들려주셔도 좋겠습니다.


매번 해마다 가져가는 목표는 ‘올해도 무사히 먹고 살기’입니다. 작업으로 꾸준하게 수입을 유지하고 또 가능하다면 세상에 제 목소리를 하나 더하는 일이요. 그리고 올해 해보고 싶은 작업은 전에 해보지 않은 것, 성인물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하하.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보고 있을 독자분들께 자유롭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의 책과 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어떤 엄마로 저런 사람으로 조용히 그리고 때로는 시끄럽게 살아가겠습니다.




효재

워킹맘이라고 불리지만 워킹맘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 싱글맘. 유명하지는 않지만 다작하는 부지런한 프리랜서 작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섬유예술을 전공한 뒤 여러 곳을 전전하며 방황하던 중 갑자기 엄마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5년째 ‘히요’라는 이름으로 만화를 그리고, 다양한 이름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Editor - 조은혜

zzonis@bnl.co.kr


사진 | 효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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