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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내 고향 서울엔』 황진태 “당신과 나의 서울을 이야기해요”



장소에는 개인의 추억이 묻는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에디터 역시 이 책의 제목처럼 서울을 고향으로 여겼지만, ‘서울이 고향이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늘 자신이 없었다. 왜냐면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니까.


개인적인 감상도 여럿이 모이면 보편적인 감상이 된다. 황진태 작가는 『내 고향 서울엔』을 통해 80년대 이후 서울 출신들의 개인적인 경험을 끄집어낸다. 마트가 모인 상가, 화분이 즐비한 구멍가게… 어느 동네에나 있었을 법한 추억들이 기억의 공론장에 모여 이해와 공감을 낳는다. 황진태 작가는 이제 당신의 개인적인 감상을 묻는다. ‘내 고향 ○○엔’ 무엇이 있었는지 들려달라고. 더 많은 이야기가 우리를 연대하게 하기에.






반갑습니다, 황진태 작가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도시지리학자 황진태입니다.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저를 소개하기 위해서 무엇을 이야기해야 좋을지 고민했는데, 역시 제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는지 말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저는 도시와 환경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를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박사 논문에서는 ‘물’이라는 자유재가 어떻게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경제재로서 프레이밍 되었는지를 분석했고, 이 과정에서 도시에 대한 관심이 발전하여 도시와 연관된 많은 문제들─사회 운동, 자연재난, 기후변화, 에너지, 젠더, 국가 이론, 인류세 등─과 함께 도시를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짬짬이 강의도 하고 국가정책 자문도 하고 ‘먹고사니즘’ 때문에 바쁜 와중에 글도 쓰고 있습니다, 하하.


지난 4월 첫 책 『내 고향 서울엔』이 출간되었습니다. 지리학자로서 학문적인 시선에서 쓴 글이라고도, 가벼운 에세이라고도 할 수 없는 가운데 놓인 책인데요. 이 책을 어떤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으신가요?


이 책을 세 가지 성격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제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풀어놓는 자서전적 성격입니다. 어린 시절 골목을 쏘다니며 애정 행각 중인 커플을 발견하고 물총으로 쏘며 놀려댔다는 시답잖은 이야기까지 실었지만, 이런 사적인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험은 월계동에서 자란 저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것이 홍제동이든 신림동이든 공감할 수 있는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을 테니까요. 여러분에게도 비슷한 기억이 있지 않나요? 라고 말을 걸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성격으로는 세대 간의 연대와 소통을 도모하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82년생 도시지리학자 황진태가 본 서울을 기억하고 이 책에 풀어놓았지만, 같은 장소에서 다른 경험을 한 제 윗세대나 아랫세대는 이 책을 통해 다른 세대의 경험을 엿보는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세 번째 성격은 우리 세대의 문제를 발화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인데요. 이 책이 단순히 제 개인적인 기억을 풀어놓는 것만이 아니라 서울의 장소들이 갖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젠더적인 문제, 정치적인 문제, 혹은 서울 속의 한때는 문화의 중심지였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 장소들에 대해서 왜 그렇게 되었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이 중 어떤 성격을 원하고 책을 읽을지는 독자 여러분께 달려 있습니다!


이 책의 집필 동기에 대해서도 여쭤봅니다. 어떻게 이 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여기에 대답하려면 ‘우발적 필연성’이라는 개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떤 사회 현상은 반드시 인과관계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으며, 우연들이 서로 얽혀 나타난다는 개념인데요. 이 책도 우발적 필연성에 의해 세상에 나오게 된 책입니다. 이중 우발적인 부분은 신변잡기적인 이야기가 될 테니 접어두고, 필연적인 부분만 말씀드리자면 크게 두 가지 동기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서울을 고향으로 둔 저의 기억이 폭발할 듯 많았다는 점입니다. 같은 장소에 대해서도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서로 다른 기억들이 쌓였고, 지리학자로서 그 기억을 자꾸 분석하고 곱씹다 보니 서울에 대한 기억이 제가 수용 가능한 용량을 넘어섰다고 느꼈어요. 게다가 제가 내일모레면 마흔인데, 그렇다면 뚜렷한 기억력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나이의 절반 정도를 온 셈이고 이 절반을 우선 털어내고 가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동기로는 세대의식에 대한 부채감이 있었습니다. 「학원별곡 1」과 「학원별곡 2」에 이런 점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파트에서 말했듯이 저는 어렸을 적 사회 구조와 교육 현실의 모순, 교육 현장의 부조리와 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어른이 된다면 어린 세대에게 무관심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어느샌가 제가 어른이 되고 먹고살기 바빠지다 보니 이렇게 생각을 했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겁니다. 브로콜리너마저의 노래 〈졸업〉이 어린 시절의 저를 끄집어내 주었고, 이 책을 써나갈 수 있던 동력이 되어주었습니다.



‘우리 동네’인 노원구 일대를 시작으로 종로, 신촌·홍대, 구로, 강남을 다루었습니다. 넓디넓은 서울 가운데서도 이 장소들을 기억의 공론장으로 불러온 데에는 어떤 선정 기준이 있었나요?


우선 가장 익숙하고 할 말이 많은 ‘우리 동네’에서 시작했고, 거기서부터 시간 순서대로─그러니까 저의 성장 순서대로 나아갑니다. 노원구에서 성북구로, 대학로와 종로의 순서로 제 청소년기 활동반경이 넓어지지요. 이곳들이 지금의 제 정서의 밑바탕을 이루는 문화를 습득할 수 있게 해줬기에 이 책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입니다. 강남이나 홍대·신촌 일대도 저를 키운 동네기에 함께 이야기했고요. 다만 영등포구로구는 초고에서 없다가 편집자분과 논의 끝에 추가로 포함된 부분인데, 이곳에 대해서는 제가 많은 경험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서울 전반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으므로 저의 개인적인 시각으로나마 이야기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책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발화하는 데에 의의가 있는 책이니까요.


그렇다면 혹시 책에서 이야기하지 못해 아쉬운 동네도 있으신가요?


을지로의 이야기를 하지 못한 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지금은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한 을지로 3가가 굉장히 힙한 동네가 됐죠. 제가 대학생이던 시절만 해도 을지로엔 가정집이 있고 노인과 아이들이 있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주말의 젊은 사람이 가득한 만선 호프와, 셔터 내린 철물점과 공구 상가, 그것들이 주는 거친 느낌이 ‘힙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지금 을지로를 방문하는 우리는 그곳의 ‘분위기’만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그곳의 공구 상가에서 만들어지는 많은 물건들은 우리의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또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이가 많은 분들만은 아니거든요. 이런 이야기들을 해볼 수 있었을 텐데… 다음 기회에 제대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웃음)




재개발을 앞둔 반포주공1단지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 20대 후반의 아는 동생은 “오래된 나무들과 동네가 사라지고 있지만, 이곳에서 더 살고 싶다”면서 틈틈이 동네 풍경을 사진으로 찍는다고 말했다. 고향이 서울이 아닌 사람들도 각자의 고향을 찍고 있다. 20대 후반의 학계 후배는 강릉 출신인데 어릴 때부터 동네 사진을 찍고, 장소에 대한 메모를 해왔다. 나보다 세 살 연하인 1985년생 경남 진해 출신의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 속에서 “1980년대의 진해를 완벽하게 복원하고 싶”다며, “나는 옛 고향의 모습과 흔적과 그때의 일을 소설과 사진으로 꽤 많이 남겨놓았다”(김봉곤, 「컬리지 포크」, 『여름, 스피드』, 문학동네, 2018, 24쪽)라고 밝혔다.

_『내 고향 서울엔』, 77쪽


서울에 대한 추억이나 경험이 부족한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이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 지점에 대한 고민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서울 태생과 지방 태생을 떠나 누구에게나 있는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이야기에 대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한국 사회에는 ‘서울이 가장 발전한 도시이며 서울에서 사는 것이 성공한 삶’이라는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정권에서 경제 성장과 국가 발전을 전 국민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시절 이후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정서이지요. 저는 개개인의 미시적인 이야기를 발화함으로써 이러한 국가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대서사를 깰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건 서울이 고향인 사람만이 아니라 지방의 사람에게도 필요한 작업입니다. “저는 이렇게 해보았는데, 여러분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자 전략이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서울이 고향이 아닌 사람들에게 서울은 성공의 상징, 목표이자 이상향으로 기능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미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상향으로서의 ‘서울’은 무엇이 될까요?


책에서도 관련된 이야기를 찾으실 수 있겠지만, 역시 강남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강남이라는 지역은 종종 한국 사회의 거울이 되어줍니다. 아주 투명하게 한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한편, 이 거울은 깨져있기도 하지요. 역설적으로 한국인은 강남을 바라볼 때에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게 됩니다. 많은 비(非)강남인은 강남 사람을 욕하지만, 강남에서 살고 싶느냐 물어본다면 대다수가 그렇다고 대답하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의 강남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서울에 대한 동경, 혹은 강남에 대한 동경은 비단 한국에서만 보이는 현상은 아닙니다. 가령 저는 일본의 지역 연구에도 관심이 있는데,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에서는 니가타현에 사는 여자주인공이 도쿄에서 온 남자주인공을 깍쟁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얼마 전 흥행한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 시골에 사는 여자 주인공이 도쿄에 사는 남자 주인공에게 질투와 열망을 드러내는 것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찾아볼 수 있지요. 한국보다 훨씬 지방자치와 지방복지가 잘 되어있다고 평가받는 일본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견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방이 서울을 이상향으로써 동경할 때, 그리고 비강남인이 강남을 동경할 때 그곳의 높은 집값이나 교통 체증 같은 것을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서울이나 강남이 갖춘 인프라와 복지, 윤택한 삶의 수준을 동경하는 것이지요. 긍정적인 차원의 ‘강남 따라 하기’ 혹은 ‘서울 따라 하기’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이상향은 서울이나 강남으로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의 삶, 나의 환경의 수준을 높이는 상향평준화의 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책 제목을 검정치마의 〈내 고향 서울엔〉에서 따왔을 만큼 이 책의 자양분이 되어준 음악이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중 특별히 아끼는 곡을 소개해주신다면요.


검정치마의 〈내 고향 서울엔〉이 이 책을 쓰는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면, 브로콜리너마저의 〈졸업〉은 이 책이 제 또래의 세대, 혹은 지금 사회를 살아가는 세대만이 아니라 아직 출현하지 않은 미래의 세대에까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드는 데에 도움을 준 노래입니다. 〈졸업〉에 이런 가사가 나오지요.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우리들은 팔려 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_브로콜리너마저 〈졸업〉 中


최근에 학교에서 교양 강좌를 맡아 이 책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 노래의 이야기도 나와서 함께 들어보자고 노래를 틀었는데, 수업 중에 그만 눈물이 나오는 거예요. 어른인데 부끄럽고 창피하게…. 비대면 강의였어서 어떻게 수습을 하고 수업을 이어나가는데, 이 노래가 올라온 유튜브에 달린 댓글을 함께 읽어보다가 또 눈물이 났어요. 거기에 세월호 세대가 단 댓글이 있었던 거예요.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어요. 80년대 생인 저는 이 노래가 만성적 청년실업과 불안정한 사회로 던져지는 우리 세대의 ‘졸업’을 잘 보여주는 노래라고만 생각했었지만, 세월호 세대에게는 또 그들 나름의 ‘졸업’이 있었습니다. 이 노래가 발표되었을 당시만 해도 세월호 세대는 아직 출현하지 않은 세대였는데도 말이에요. 저는 제 책이 그런 책이 되길 바라며 썼습니다. 아직 출현하지 않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세대와 그 이전 세대가 이 책을 통해 서로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특별히 이 책을 권하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어떤 독자일까요?


지금까지 학술적 글쓰기만 해왔던 저에게는 이런 류의 대중 독자를 위한 글쓰기가 처음이었는데요. 이 책이 학자와 일반 독자의 가교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학자들은 이론에 익숙하고, 이론으로 포장되지 않은 현실의 세계는 종종 간과하곤 합니다. 사실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김영하의 소설에 나오는 한 대목, 브로콜리너마저의 노래에 나오는 한 소절과 같은 일상성인데도요. 학자들이 이런 일상성을 체화하려는 시도로 제 책을 읽어줬으면 좋겠고, 또 일반 독자들에게는 서울에 대해 말하는 책의 저변을 넓히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 대해 말하는 책들은 대부분 건축학적 시점에서 서술된 책들이었기에,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하고 싶었달까요. 이론으로 무장한 책은 결코 아니지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싶었습니다.


독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면, 책을 내는 과정에서는 20대-30대 여성이 주 독자층이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만 책이 나온 뒤에는 오히려 인터넷 서점에서 50대 이상의 남성들에게 이 책이 인기 있는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이촌향도를 겪고 국가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거대한 서사에 짓눌려 사회의 부품으로 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한 세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이 책의 표지에 있는 노을 사진을 보고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멍해진다’거나 ‘감상에 젖는다’고요. 노을을 바라볼 때에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정서의 움직임은 나이에 상관없이 동일하고, 독자가 누구든 이 책이 불러일으키는 공통된 정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이 ‘서울 3부작’의 첫 번째 작업이라고요. 앞으로의 작업의 예고편을 살짝 들려주신다면요.


아직 공식적인 건 아닌데(웃음) 2부는 학술적인 내용이, 3부는 다시 가볍고 일반 독자를 위한 내용이 될 예정입니다. 2부는 정치생태학의 관점에서 서울을 살펴보는 책이 될 예정이에요. 가볍게 말씀드리자면, 정치생태학이란 정치와 자연이 어떻게 결부되었는지 살펴보는 지리학의 갈래입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옛날의 강남은 서울 바깥의 농경지일 뿐이었습니다. 특히 매년 물난리를 심하게 겪었지요. 그러나 강원도에 소양강댐이나 팔당댐을 건설하면서 강남은 더 이상 물난리를 겪지 않게 되었고, 아파트와 고층 빌딩을 건설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합니다. 반면 어엿한 사회를 이루고 있던 강원도의 많은 지역은 댐 건설과 함께 수몰되거나 완전히 사라졌지요. 강원도를 밑거름 삼아 서울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모르거나 잊고 삽니다.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 예정이고요. 3부에서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제 로맨스가 아닌 보통 사람들의 로맨스를요. 1부에서 시도했던 낭만을 비약적으로 추구해보고 싶다는 욕심입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고 계실 독자분들에게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을 낭만적으로 읽는 시선으로 이 책을 써봤습니다. 종로를 아상블라주로, 신촌을 밀푀유로 보는 제 시선에 동의하는 분도,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 나름의 스타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많이 이야기해주세요. 이 ‘미친 세상’에서 나아지기 위해서는 더 많이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황진태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사), 서울대(석사), 독일 본Bonn대학(박사)에서 지리학을 전공했다. 자기만의 독특한 사회-공간 변증법적 시선과 지리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사랑스런 고양이를 비롯한 비인간nonhuman부터 사회운동, 자연재난, 수자원, 기후변화, 에너지, 인류세, 북한 도시, 젠더, (탈)발전주의, 국가 이론, 행성적 도시화 등에 이르는 주제를 연구한다. 그만큼 관심 영역이 넓다. 도시 및 환경 분야의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실린 50여 편의 논문과 『도시와 권리』, 『강남 만들기, 강남 따라 하기』, 『위험도시를 살다』 등의 책에 사유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현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연구하고, 서울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한다. 제1회 한국지역지리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지금도 서울 어딘가를 배회하며 ‘머리 안 쓰는 공간’(www.instagram.com/iswasarewere)에 서울의 감각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글|Editor - 임채원

chaewon418@bnl.co.kr


사진 | Editor - 조은혜

zzonis@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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