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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독서모임 꾸리는 법』 원하나 ‘함께 읽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극히 혼자인 시간에 홀로 하는 일이라 생각했던 독서. 그런데 최근 몇 년 새에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사람들은 왜 독서모임의 문을 두드리는 것일까. 수년간 독서모임을 운영해 온 원하나 작가는 “사람에 지쳐 책에서 삶을 바꿀 무언가를 찾을 마음으로, 때로는 얼결에, 때로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친교를 위해” 독서모임을 찾는다고 말한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연습을, 같이 공감하는 방식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이곳에서 배운다. 『독서모임 꾸리는 법』 원하나 작가와 인터뷰를 나누면서 우리 사회에 독서모임 하나가 생기면 우리 삶은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과 책 『독서모임 꾸리는 법』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하나의 책이라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고요. 출판사 하면서 독서모임을 시작해서 독서모임 꾸린 이야기를 내게 됐습니다. 이 책에는 독서모임을 운영한 6년의 기록을 담았어요. 독서모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담은 실용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6년 전, 독서모임의 첫 시작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예전에 출판사에 다니다 퇴사하고, 마음 맞는 선배 두 분과 출판사를 차렸었어요. 같이 하다가 각자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자 해서 1인 출판사를 하게 됐는데요. 저희 책을 어떻게 하면 더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누군가 독서모임을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출판사도 알리고, 이미지도 좋아질 거라고요. 막상 시작하려니 누가 오나 싶었는데, 한 명이 오고 두 명이 오더라도 해보라고 해서 시작했어요. 책을 많이 좋아하는데, 제가 만드는 만드는 책 이외의 책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생각해보면 대학에 다닐 때부터 독서모임을 많이 했거든요. 회사에서도 동료들하고도 했고요. 그래서 나도 한 번 독서모임을 만들어 볼까, 해서 시작하게 된 게 6년 전 2014년 3월이에요. 그렇게 시작해서 사람을 모으게 됐어요.


처음 시작했던 독서모임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처음에는 인문서 독서모임을 했어요. 인문교양서 읽기로 해서,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이라던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 등의 책을 읽었었어요.


지금도 많이 진행하고 계신데, 요즘 하고 계신 독서모임으로는 어떤 게 있나요?


그때 했던 모임을 이어서 철학 독서모임, 또 문학 독서모임도 하고 있고요. ‘내 인생 최고의 책’이라고, 1년 프로젝트가 있어요. 이렇게 세 가지를 하고 있는데, 저는 지금 사회 역할이고요. 저희 독서모임에 참여한 회원분들이 또 독서모임을 열고 있어요. 미술관에서 하는 그림 독서모임도 있고, 수학, 역사, 심리, 양자물리학 독서모임.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요. 제가 하는 모임과 회원들이 하는 모임을 합하면 1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여성 독서모임. 사진 제공 = 원하나



문학 독서모임. 사진 제공 = 원하나



책마다 사람마다 취향이 갈릴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곤란한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네, 그런 경우도 있어요. 제가 선정했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없는 경우도 있고요. 너무 어렵거나, 너무 좋기도 하거든요. 모임 회원분들은 정말 자유롭고 솔직하게 책에 대한 의견을 주시더라고요. “너무 좋아요, 이 책.” “너무 별로예요.” 이렇게요. (웃음)


저 나름대로 양질의 책을 모임 책으로 선정하려고 하지만, 모든 분들한테 안 맞는 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책을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감정이 일어나는 것 자체도 책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다양하게 읽는 재미를 찾아보고, 의미를 가져보시라고 이야기하면서 진행을 합니다.


요즘은 난독의 시대라고도 불릴 정도로 책 읽기를 멀리한 사람이 많은데요. 그와는 반대로 독서모임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지요. 어떻게 보시나요?


우리는 기본적으로 책에 대한 호감은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좋다, 똑똑해진다,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건 시대가 바뀐다고 해도 여전히 그렇게 여기니까요. 아무리 유튜브 시대가 된다고 해도요. 책에 대한 호감에 더해서, 지금은 ‘취향의 공동체’가 굉장히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별의별 모임이 다 있는 거 아시죠. 그런 것들이 생겨나면서 그중 하나로 받아지는 것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엔 독서모임이라 하면 운동권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있었고, 책을 읽는 게 특별한 것처럼 여겨지던 시대도 있었는데 금은 여러 가지 취향을 표현하는 것 중 하나로 된 것 같아요. 책 자체도 많이 점점 캐쥬얼하게 바뀌고 있잖아요. 문자도 적어지고, 텍스트도. 그런 것처럼 가볍게 접근하면 취향의 하나로 좀 더 붐이 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물론 독서모임 자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 게 진짜로 있어?” 이런 친구들도 있고요. “도대체 무슨 얘길 해?” ”왜 모르는 사람하고 책 얘기를 해, 돈까지 내고?” 이런 반응도 있었어요. (웃음)


“이렇게 사람들은 때로 사람에 지쳐 책에서 삶을 바꿀 무언가를 찾으려는 절실한 마음으로 독서모임의 문을 두드리고, 때로는 얼결에 모임을 시작하며, 때로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친교를 위해 새로운 모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18쪽)





말씀하신 취향의 공동체로 만들어진 많은 모임 중에서도 독서모임이 가진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다른 모임보다도 독서모임을 준비하는 과정, 즉 책을 읽는 과정을 서로 공유하는 게 굉장히 즐거운 일이더라고요. 빠르면 네다섯 시간, 또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에 걸쳐서 한 권을 읽는데, 책을 읽어가는 과정을 공유하는 것도 독서모임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다른 모임들은 가볍고 쉽게 감상을 할 수 있지만, 독서는 그 시간 동안 되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모임에서 무슨 얘기를 할까, 내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는 게 좋을까 같은 생각을 하니까 다른 모임과는 이 지점에서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이런 이야기도 해요. 두꺼운 책 읽을 때는 “이 책 읽다 손목이 나가는 줄 알았어요.” “다들 어떻게 이 책 읽었어요?” “이 책 읽으려고 독서대를 샀어요” “하루 잡아서 카페에서 읽었어요” …. 이런 이야기가 오가는 것도 정말 재미있거든요.



독서모임이 이루어지는 출판사 ‘하나의 책’ 사무실.



‘함께 읽기’에는 어떤 힘이 있는지도 여쭤봅니다.


책을 많이 읽는 건 좋지만, 그런다고 해서 모든 면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고들 하잖아요.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의 뜻을 받아들일 때 종종 날이 세워진듯한 분들이 있는데요. 함께 읽기는 그런 것들을 지혜로 덮어준다고 생각해요. ‘이 모임 안에서는 내 생각을 표현하려면 이렇게 말해야겠구나, 사회에서는 이렇게 말하는 게 좋겠구나’ 하는 마음들이 오가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함께 읽으면 그런 게 있어요. 내가 갖고 있던 지식을 같이 쓸 수 있는 지혜, 사회에 적용하는 지혜로 바꿀 수 있어요. 그런 것이 함께 읽기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많이 배우거든요.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듣고, 아집에서 빠져나오게 되고요.


독서모임을 하면서 깨게 된 아집에는 예를 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출판 시장에서 잘 팔리는 책을 보면, 도대체 이 책은 왜 잘 팔릴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어요. 왜 독자들이 많이 사는지 이해를 못했죠. 독서모임을 하기 전에는요. 근데 독서모임을 하다 보니까 알게 됐어요. 그동안 책 만드는 입장에서 ‘책은 이래야 돼, 우리는 이래야 돼’라는 의미부여를 많이 해왔던 것 같아요. 독자도 다양한 소비자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책에 큰 의미를 두는 것보다는 어쨌든 재미를 추구해야 되는 거라는 걸 알게 됐어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제일 기억에 남았던 부분이 이거였거든요. 같이 밴드 활동하는 기타 세션을 맡은 인물이 천재 물리학자예요. 기타를 치면서도 논문을 쓰고 그러는데. 주인공이 그 사람하고 싸우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너의 논문은 정말 훌륭하지만, 그걸 누가 보겠냐고. 아무도 안 보는 논문에 뭐가 의미가 있냐고. 여기서 제 생각을 또 한번 깼어요. 그동안 내가 너무 책을 거창하게 생각했구나 라는 점을요. 그렇다고 해서 책에 대한 사랑이나 마음이 변한 건 아니지만, 많이 반성도 됐어요.





독서모임을 운영해오시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많은 변화를 겪은 분의 이야기나, 마음에 오래 남는 후기를 전해주신 분도 좋아요.


아무래도 오래 나오신 분들이 기억에 남아요. 철학 독서모임을 2016년 12월에 했어요. 곧 3년이 되는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모임을 신청하는 분이 있어요. 처음에는 한 번 해볼까 해서 들어왔다가 엄청나게 어렵지도 않고 그렇게 쉽지도 않아서 그런지, 그분하고 잘 맞았나봐요. 3년 내내 계속 함께하고 계신데, 독서의 지평이 많이 넓어졌다는 얘기를 하시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번에는 한나 아렌트를 읽거든요. 그분이 이런 철학자가 있는지 몰랐는데, 매력을 느낀 여성 철학자라고, 더 궁금해진다고 하셨어요. 이렇게 책을 읽는 폭이 넓어지는 게 보이는 분이 있어요.


또 정말 책을 좋아하는 분이 있는데요. 2년 전부터 함께하고 있는데, 그동안 혼자 읽다가 여기 와 보니 이야기하는 게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한 달 내내 이 모임 생각이 계속 난다는 거예요. 독서모임에서 나왔던 대화, 분위기를 한달 내내 생각하신다고요. 지금은 저희가 하는 여러 모임 중에 하나를 맡고 계신데요. 그런 분들이 기억에 제일 남더라고요. 이야기하다 보니 한 번 오고 안 오신 분도 생각이 나네요. (웃음) 제가 책에 350명 만났다고 썼는데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들을 만나는 것 같아요.


독서모임을 운영하며 작가님께 찾아온 변화도 있을까요? 책 읽는 습관이라던지, 말하는 방식의 변화, 사람을 대하는 마음 등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책 읽는 습관이 제일 크게 변한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항상 ‘이 구절은 어떻게 소개해야지, 어떤 얘길 해야지’ 생각하니까 혼자 책 읽고 생각하는 시간이 없어진 거예요. 제가 느끼는 시간, 마음대로 생각하는 시간이 없어졌어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항상 ‘함께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지? 어떤 식으로 말을 꺼내면 좋을까?’ 그런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얼마 전부터 『토지』를 읽기 시작했어요. 2권을 다 읽고 3권을 읽고 있는데 혼자 읽는 게 이제 되는 거예요. 독서모임을 위해서가 아니고 혼자 읽는 것. 너무 좋았어요. 혼자 마음대로 생각하고, 상상하고. 이번에 혼자 읽으면서 깨달았어요. 항상 남을 생각하고, 공식적으로 어떤 이야길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는 버릇이 있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많이 넓어졌어요. 훈련의 장이 되었달까요. 어떤 사람이 나랑 다른 얘기를 했을 때 상처 받거나 불편해하면 유지가 될 수가 없는데, 서로 받아들이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우게 되더라고요.


독서모임에 책의 저자를 몇 차례 초대하셨다고요. 북토크와는 달리 작가 분들의 책을 독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자리여서 조심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 어떠셨나요?


김동식 작가님, 김민섭 작가님을 모신 적이 있어요. 두 분 다 워낙 열린 분이여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가볍게, 책 친구처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죠. 좋은 얘기도 하고, 책에서 아쉬운 점도 이야기했고요. 이렇게 저자도 모시지만, 역자를 모시고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역자와는 저자에 대해서 독자의 입장에서도 같이 볼 수 있으니까요. 제가 『모두의 독서』라는 책을 냈을 때는 제가 도서관에 찾아가기도 했었거든요. 독서모임을 하는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요. 출판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반응이 되게 좋았어요. 한편으로는 작은 출판사의 편집자 같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독자들이 호감을 가지고, 책을 오래 더 계속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요즘 읽고 계신 책은 무엇인가요?


곧 있을 독서모임 준비하면서 페르난도 페소아의 『불안의 책』을 읽고 있어요. 이 모임은 미술관에서 하거든요. 관련된 그림을 보고 같이 얘기하는 그런 모임이에요. 이 책은 철학 모임에서 했던 책인데, 미술관에서 어떻게 얘기할까 준비하는 재미가 있어요.


같은 책이라도 다른 성격의 모임이니까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겠어요.


그럴 것 같아요. 철학모임은 사람들이 작정하고 인생 이야기를 하려고 하셔서. 그 안에서 고난과 불안, 실존적인 이야기 같은 것들이 있겠죠. 이번에는 미술관에서 그림 좋아하는 분들과 이야기하는 거여서, 아마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독서모임을 처음으로 준비하는 사람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저는 계속 말씀드리지만 마음이 열려있어야 될 것 같아요. 회원 중에 다른 모임을 경험한 분들도 있는데, 어떤 운영자는 너무 가르치려 든대요. 그 말을 너무 많이 들었고요. 참여자가 어떤 말을 하면, “어, 그거 잘못된 생각이에요.” 라고 해서 기가 죽어서 말을 못하겠다는 거예요. 놀랐어요. 다양한 의견에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순 없다는 거예요. 그게 처음엔 저를 굉장히 힘들게 했어요. 지금도 어렵지만, 필요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참여자한테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돼요. 나머지 분들을 위해서라도요. 누가 다 어떻게 다 모든 걸 좋아하겠어요. 이런 것들 것 명심하시면 조금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처음에는 기존의 생각을 깨는 주제를 던지는 책들이 좋은 것 같아요. 보통 혼자 고르면 고르지 않았을 책들을 읽는 게 좋아요. 최근 읽은 책 중에는 『이상한 정상가족』이라는 책이 좋았는데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담겨 있는데, 저도 읽으면서 고정관념을 많이 깼거든요. 가정이라는 것의 의미, 가족이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런 생각들이 어떻게 우리를 힘겹게 하는지. 편견을 갖게 하는지. 그런 걸 깨는 책들이 좋은 거 같아서 이 책이 좋았어요.


또 한 권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에요. 철학자가 자유에 대해서 철학적 성찰을 한 책인데요. 우리가 정말로 자유롭기 위해서는 남을 어떻게 존중해줘야 하는지가 담겨 있어요. 내 자유가 이렇다는 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나랑 다른 의견도 들으면서 받아들여야 된다는 거예요. 그게 완전 독서모임 얘기인 거예요. 여기에서 저는 정말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주 놀라거든요. 이런 식으로 남의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들이 좋을 것 같아요.






모임으로 선정할 책을 고르는 기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를 찾아보기도 하고, 서점도 많이 가고요. 기본적으로는 오래된 고전, 나온 지 10년이 넘은 책들, 그 중에 인문, 철학 그런 테마로. 문학 중에서도 오래되고 많이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를 좋아해요. 때로는 독서모임에서 회원분들의 의견을 묻기도 해요. 6회 모임이면 3회는 회원들이 추천한 책을 넣기도 하고요.





다양한 주제의 모임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제가 정해두고 하는 것도 있지만, 회원하고 이야기하다가 만들어보는 모임도 많아요. 미술관에서 그림 읽기 독서 모임 하는 것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그러다 잘 안되면 없어지는 모임도 많고요. 사람이 안 보여서 없어진 모임도 있고, 했다가 잘 안돼서 흐지부지된 모임도 있는데, 되게 여러가지 진지하지 않게 시도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내 인생 최고의 책’ 모임은 한꺼번에 1년 동안 함께할 회원을 모집해서, 각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책으로 그달의 책을 정해 두고 이야기하는 모임이에요. 오래되고 자리잡은 독서모임 같은 경우엔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또, 독서모임을 가볍게 시도해본다고 하면 영화와 같이 읽는 모임도 괜찮을 것 같아요.


‘시들해진 모임 분위기 전환하는 법’과 ‘독서모임 테마 정하기’ 꼭지를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이 중에서 한 가지 권하신다면요?


저는 다양한 책 문화를 접한다는 의미에서 책방투어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카페에서 하시거나 도서관에서 하시거나 하는데, 거기서 벗어나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거든요. 동네 책방을 간다던지, 화제가 된 책방을 간다던지. 이런 문화가 있구나, 이런 책방이, 이런 책이 있구나 하는 걸 느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해요.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아요. 근데 의미도 있고. 저도 출판사하는 사람으로서 여기에서 벗어나서 다른 환경을 접하고 다른 책들도 보고. 웬만하면 동네 책방에서 책도 한 권씩 사주시라고 말씀도 드리고요.(웃음)


최근에 다녀오신 책방 중에 한 곳을 소개해주신다면.


요즘 관악구에 책방이 많이 생겼어요. 대여섯개가 계속 생기고 있는데, 그분들하고 같이 관악구 북페스티벌도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제일 친하게 지내는 서점은 ‘자상한 시간’이에요. 저랑 성향도 잘 맞고, 따뜻한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에요. 테마 서가도 굉장히 잘 준비해두셨고요. 그런 것들이 좋아서 자주 가고 있어요.



관악구 책방 ‘다정한 시간’. 사진 제공 = 원하나


오랜 시간 더 나은 독서모임을 위해 꾸준히 변화에 힘쓰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이 일을 꾸준히 이어 온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1인 출판사라는 것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었거든요. 3명의 회원분들하고 처음 시작했는데, 1인 출판사 운영한다고 하면 궁금해하시는 분들, 긍정적으로 봐 주시는 반응들이 좋았어요. 저를 신기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진심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도 있었고요. 관심과 응원의 장이라고 제가 표현하는데, 그게 동력이 됐던 것 같아요. 독서모임이 정서적으로도 저한테 도움이 되었죠. 책 읽는 것도 좋았지만요. 다른 분들도 그런 정서적인 위안을 가지셨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에요. 아까 말씀드렸던 분 중에 한 달 내내 독서모임이 생각난다는 분이 있었죠. 그 분이 제가 느꼈던 그 마음을 느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희 회원분들이 만드는 독서모임들을 더 활성화하고 싶어요. 모임을 오래 오시는 분들 보니까 재미있게 얘기하는 거 보고,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 하는 분들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생각보다 많이요. 작은 규모로 소소하게 시작해도 정말 재밌게 할 수 있거든요. 새로운 독서모임 장이 될 분들을 양성한다고 해야할까요. 그렇게 다양한 독서모임을 또 만들어나가는 걸 지원해드리고 싶고요. 두 번째로는 작은 출판사들의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독서모임을 어느정도 운영해 오니까 제가 추천한 책을 믿고 보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도 좋지만, 작은 출판사의 책들 중에 정말 묻히기 아쉬운 책도 많거든요. 이렇게 내년을 계획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독서모임에 대한 책을 냈고, 오래 전부터 독서모임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독서모임을 너무 진지하거나 무겁게 생각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둘이서만 만나도 독서모임 할 수 있거든요. 밥 먹으면서도 할 수 있고, 가족끼리도 할 수 있죠. 어떤 형태로라도 독서모임은 꼭 만나 보셨으면 좋겠다는 게 저의 바람이에요. 독서모임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맛을 아는 사람은 독서모임이 재밌다는 걸 알게 되면 그건 사소한 게 될 수도 있어요.




원하나

책 만드는 일만큼 독서모임 꾸리는 일을 좋아하는 출판사 대표이자 독서모임 기획자. ‘하나의책’이라는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 3월 네 명이 함께한 ‘인문 교양서 읽기’ 모임을 시작으로 문학 모임, 철학 모임 등 다양한 독서모임을 꾸렸고, 6년간 200회가 넘는 모임을 진행하며 350여명의 회원들과 독서모임을 했다. 매 시즌 다양한 테마로 모임을 진행하며 독서모임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독서모임 안에서 할 수 있는 온갖 재미있는 일을 끊임없이 찾는 중이다. 같은 이름으로 출판사도 운영하며 독서모임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책을 펴냈고 일주일에 한 번 출판사 사무실을 독서모임 장소로 바꾸어 책과 모임을 사랑하는 이들과 꾸준히 모임을 하고 새로운 독서모임 꾸리는 일을 돕고 있다.




글 | Editor - 조은혜

zzonis@bnl.co.kr


사진 | Editor - 임채원

chaewon418@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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