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젊은작가상 대상 박상영 “더 넓고 더 깊은 얘기를 쓰고 싶어요”

그런 소설이 있다. 잠깐 펼쳤을 뿐인데 앉은 자리에서 끝을 보게 만드는. 박상영 작가의 소설이 그렇다. 2016년 등단한 그는 작년 젊은작가상 수상에 이어, 올해에는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면서 퀴어 문학 기대주라 불린다. 대상 수상작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역시 동성애 서사다. 암에 걸린 엄마를 간병하는 ‘나’와, 동성애자인 아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십 년 차 기독교인 ‘엄마’, ‘나’를 사랑하는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형’의 이야기.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의 실패를 그린,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엄청나게 매력적이고, 재미있고, 귀엽기까지 했다. 그가 궁금해져 작은 서점에서 열린 북토크에 갔다. 그곳에서 한 독자는 이렇게 말했다. 원래 책을 안 읽는데, 그의 소설을 읽고 책이 재밌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자리에 있던 모두가 밝게 웃었다. 박상영 작가는 이렇게 더 많은 독자를 책의 세계로, 그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누구나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조금씩 이상하게 웃긴 부분이 있지 않나요? 갑자기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요. 그런 것을 관찰하거나 기록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아요.”

사진제공= 박상영 ⓒ 김봉곤
박상영 작가님 안녕하세요. 독자 분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디앤루니스 독자 여러분! 작가 박상영입니다. 저는 2016년에 문학동네에 단편 소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요, 작년에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라는 제목의 소설집을 냈습니다. 제 책을 읽어보신 분도 계실 테고, 이 인터뷰를 계기로 저를 처음 보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 언제나 웃음과 감동을 드리는 글을 쓰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신인 작가랍니다.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축하 드립니다. 소감을 여쭙습니다.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이 나왔을 때가 떠오릅니다.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였는데요, 한국 문학의 열렬한 팬으로서 출간 되자마자 얼른 작품집을 사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확실히 이전의 문학상 작품집과는 결이 많이 다른 작품집이라는 생각을 했었고요. 언젠가 이런 상을 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기도 했답니다.
문예창작과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는 마치 교과서나 교본처럼 매년 열심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공부했습니다. 치열하게 앞으로 나아가려는 젊은 작가 분들의 노력을 보며 작가로서의 자세랄까 기세 같은 것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작년에 제가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라는 작품으로 처음 이 상을 받게 되었을 때 몹시도 놀랐고, 기쁜 마음이 컸습니다. 그때는 정말 순수히 기쁜 마음으로 수상을 즐겼던 것 같아요.
올해의 수상 소식은 사실 뉴욕(!)에서 들었습니다. 한국과 시차가 정 반대인지라 새벽에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는데요, 할리우드 스타들이 백 명쯤 모여 있는 루프탑 파티에 초대 받아 열심히 샴페인을 마시는 꿈을 꾸다 깼는데, 문학동네 담당자 님께서 ‘작가님 혹시 일어나 계신가요’ 라고 문자를 보내 놓으셨더라고요. 무슨 일인가 싶어서 연락을 드렸는데 대상이라고 하셔서 어안이 벙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작년에 한 번 상을 받은 지라 또 받을 수 있으리라는, 심지어 대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은 아무래도 한국과 물리적으로 거리도 멀고, 시차 때문에 연락도 원활하지 않은지라 대상을 받았다는 기쁨을 혼자서 온전히 만끽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름 뒤에 귀국하고 나니까 정말 현실적으로 상의 무게가 다가오더라고요.
요즘은 상의 무게에 걸맞은, 혹은 독자의 기대에 걸맞은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이랄까 묘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 나아간 작품을 쓰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퇴사 후 전업 작가로 지내고 계시다고요. 작가로서의 일상은 회사원 때와 어떻게 다른가요?
드라마틱하게 한가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비슷한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잡무가 엄청나게 늘어 퇴사 이전보다 더 바쁜 것 같기도 해요. 대신에 매일 출퇴근 할 때 만원 버스를 타야 하는 고통이 없어졌고, 직장 상사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밀려드는 원고를 감당하기 위해 하루에 네다섯 시간씩 자면서 원고를 쓰는 일이 잦았고요, 때문에 건강이 많이 상했습니다.
요즘에는 그래도 잠자는 시간이 많이 늘기는 했어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글 쓰는 데 시간을 할애할 수 있고, 피곤하면 잠을 잘 수도 있고, 더러는 운동을 하기도 하고, 아무튼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물론 회사 다닐 때 비해 작업 효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 퇴사 하기 전의 치열한 삶의 경우 현재 한겨레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에 잘 담겨 있답니다. (웃음)
작품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여쭤보고 싶어요. 「중국산 모조 비아그라와 제제, 어디에도 고이지 못하는 소변에 대한 짧은 농담」부터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우럭 한 점 우주의 맛」까지. 굉장히 디테일하고 내용을 궁금하게 합니다.
제목을 짓는 특별한 비결이나 감각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일단은 독자로서 궁금증이 생기는 긴 제목을 좋아합니다. 또한 소설을 쓸 때마다 제가 아끼는 오브제 혹은 키워드들이 하나씩 등장하기 마련인데요, 자이툰 파스타라는 공간이나 제제라는 캐릭터, 광어와 우럭 같은 것들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네요. 그런 것들을 아우르면서 소설의 톤과 잘 맞는 제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같은 경우는 ‘우럭’과 ‘우주’라는 단어의 라임을 의도하는 동시에 가장 사소한 것과 가장 거대해 보이는 것을 한 문장에 두고 시소처럼 기우뚱해지는 느낌을 주고 싶어 이런 제목을 지었답니다.
한 독자분께서 ‘박상영 소설의 제목들은 모두 기발한 듯 묘하게 구리다’라고 피드백을 주신 게 기억에 남습니다. (엄청 크게 웃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 소설의 제목에 만족하는 편인데요, 다만 첫 번째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의 경우 대부분의 독자 분들이 제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셔서, 다음부터는 기필코 한 번에 외울 수 있는 제목을 쓰리라 다짐을 하며 소설을 쓰고 있답니다.
작가님의 소설은 여러 층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면서, 동시에 허무감, 실패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맞는 말씀인 것 같아요. 일단은 지난 삶 동안 제게 사랑, 혹은 사랑에 수반되는 많은 관계들이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였고, 그 관계들이 언제나 처절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때문에 저의 소설도 항상 그런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고요. 길게 보면 인생은 모두 허무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하는, 노인 같은 생각을 자주 한답니다.
핏줄이 연결된 것처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존재가, 실은 커다란 미지의 존재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인생의 어떤 시점에는 포기해야 하는 때가 온다는 것을.
-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중에서
그의 말이 맞았다. 우리는 세상의 아주 작은 점조차 되지 못했다.
-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중에서
실패는 인간을 성숙하게 한다.
개소리다. 실패는 인간을 한껏 구겨지고 쪼그라들게 만든다.
- 「햄릿 어떠세요?」 중에서
작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에서 올해 「우럭 한 점 우주의 맛」까지. 두 작품의 화자, 등장인물 간의 관계와 고민은 서로 다르지만 조금 더 넓고 깊어진 것 같아요. 작가님께 어떤 중요한 경험이나 변화가 있었나요?
작가인 저에게 있어서 뭔가 드라마틱하게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같은 문제를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변주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글을 써나가고 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고 깊어졌다고 느끼신다면… 아무래도 제 글이…그나마… 더…나아졌기…때문…일까요? 그렇게 믿고 싶네요.
앞으로 더 넓고 더 깊은 얘기, 더 풍부한 얘기를 쓰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왕샤, 제제, 소라, 이언 등 각 작품 속 캐릭터가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지고, 그렇기에 더 몰입이 되는 것 같아요. 캐릭터 설정이나 묘사에 있어서 중요시하는 것이 있나요?
작가들마다 또 작품들마다 소설의 발화지점이 각각 다르겠지만, 저는 소설을 쓸 때 캐릭터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생생하고 다면적인 캐릭터일수록 쓸 때 더욱 신나는 것 같고요, 어쩌면 저에게 있어서 소설 쓰기는 캐릭터를 보여주기와도 진배없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이상하고 묘한 아이들을 쓰는 걸 즐긴답니다. 주변에 독특한 사람들을 참고하기도 하고, 아주 작은 요소들을 팝콘처럼 부풀리며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게 퍽 즐겁습니다.
사진제공= 박상영 ⓒ 김봉곤
“둘 중에 살점이 더 투명한 쪽이 광어다, 생각하면 구별하기 쉬울 거예요. 더 쫄깃한 쪽이 우럭.”
“그럼 오늘부터 저를 우럭이라고 부르세요. 쫄깃하게.”
…
“아니요. 광어라고 부르겠습니다. 속이 다 보이거든요.”
-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중에서
퀴어 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여쭙고 싶어요.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하셨을 때와, 지금의 작가와 독자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그 변화를 어떻게 보시나요?
(이성애자가 등장하는) 등단작인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와 함께 신인상에 제출했던 소설이 「중국산 모조 비아그라와 제제 어디에도 고이지 못하는 소변에 대한 짧은 농담」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퀴어는 별로 대단하거나 특별할 것이 없는, 보편이라고 말하기도 쑥스러울만큼 평범한 소재이자 캐릭터였는데요, 데뷔했던 2016년 당시에는 그것을 파격적이라고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작 3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문학 속 퀴어라는 존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주시는 독자층이 많이 늘어나기도 한 것 같고요. 퀴어에 대한 인식도 확실히 대상화된 존재에서 하나의 주체로 이행되고 있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퀴어를 다룬 작품의 수도 호명되는 퀴어 주체도 이전에 비해서 많고 다양해진 것 같아요. 퀴어를 전문으로 다루는 출판사나 서점, 전문 레이블 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인 것 같아 기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앞으로도 퀴어 문학이 나름의 공고한 영역을 유지하며 또 넓혀가며 양적, 질적인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저 역시도 그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아요.
최근 미국 문예지 《WWB : Words Without Boarders》
해당 문예지에 실린 것은 단편 소설은 아니었고, 한국으로 치면 중편 분량의 꽤 긴 소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였습니다. 때문에 3달에 걸쳐 연재를 하게 되었는데요, 얼마 전 《WWB》의 편집장님께서 제 소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가 작년 11월부터 올해까지 발표됐던 작품 중 최고로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답니다. 사실 너무나도 한국적인 요소로 가득 찬 소설이라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재밌게 읽힐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훌륭한 번역가 선생님을 만나 그런 한계를 뛰어넘은 같아요. 몹시 행복한 소식이었습니다.
다음 질문은 좀 철학적인 질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저는 배움이 부족한 사람이라 문학의 거창한 정의랄까, 사회적인 기능 같은 것은 잘 알지 못합니다. 남들과 다른 독자적인 문학관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고요. 다만 제게 있어서 문학은, 가장 고통스럽고 처절하게 외로웠던 순간에 ‘우주 어딘가에 나와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감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장르였고요. 세상 천지에 혼자 남은 것 같은 고립감을 뛰어넘게 만들어준 소중한 매체였답니다. 누군가에게 제 작품이 그런 역할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변두리에 있는, 위험한 듯하지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들. 작가님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쉽게 떠올리기는 어려운데요. 영감을 얻는 방법이 있다면요?
일상인 것 같습니다. 일상의 사소한 부분, 묘한 포인트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일상에 뭐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요, 누구나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조금씩 이상하게 웃긴 부분이 있지 않나요? 갑자기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요. 그런 것을 관찰하거나 기록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아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술과, 술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서 많은 소재를 (특히 캐릭터에 관련된) 얻는 편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건강이 나빠져서 술을 자주 마시지 못해 너무 힘듭니다.
요즘 관심 깊게 보고 계신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책이나 영화, 음악 등 자유롭게 소개해주세요.
다른 모든 서사 장르 애호가들처럼 저도 넷플릭스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최근 재밌게 본 작품은 <원 데이 앳 어 타임>, <섹스 에듀케이션>, <본딩> 등이 있고요, 음악의 경우는 요즘 부쩍 카일리 미노그의 예전 앨범을 꺼내 듣고 있답니다. 저에게는 클래식과도 같은 가수입니다. 아리아나 그란데, 빌리 아일리시, 트로이 시반, 라나 델레이 등 남들 다 듣는 가수는 저도 다 찾아 들어요.
사실 현재 두번째 단행본을 정리하고 있는 와중이라 제 글을 읽고 고치기도 벅차서 다른 사람들의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하는데요, 그래도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 에르노의 『사진의 용도』입니다. 또 많이들 보셨을 거 같은데 풋풋한 10대의 사랑을 담은 『첫사랑은 블루』라는 작품도 기억에 남네요.
두 번째 소설집 출간을 앞두고 계시다고요.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어쩌면 이 인터뷰가 독자 여러분께 공개될 될 즈음이면 아마 제 책이 거의 완성되거나, 어쩌면 판매가 시작됐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제목은 아까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대도시의 사랑법』입니다. 문자 그대로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종류의 사랑에 대해서 가장 진솔하고 또 디테일하게 기술한 본격 연애소설이랍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 왠지 부끄럽고 쑥스럽네요.
저 역시 대구라는 작지 않은 도시에서 태어나 서울이라는 엄청나게 큰 대도시로 옮긴지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는데요, 도시라는 공간이 뭔가 사랑을 하기 좋은 곳이며 동시에 쓸쓸해지기 좋은 곳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을 바탕으로 표제작을 정했습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에는 총 4편의 중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발표했던 「재희」와 제10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한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을 포함해, 표제작인 「대도시의 사랑법」과 「늦은 우기의 바캉스」라는 작품들이 각자 다른 색깔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답니다.
이번 작품집의 경우 전통적인 ‘단편집’의 형식이 아닌 ‘연작소설’의 형태의 작품집입니다. 독자분들이 잘 알고 계신 양귀자 작가님의 『원미동 사람들』이나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 최근에는 황정은 작가님의 『디디의 우산』같은 책이 연작소설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네요. 연작소설인 만큼 작품 네 편이 모두 느슨한 연결고리를 가진 채 따로 읽어도 말이 되고, 또 함께 모아 읽으면 다른 의미를 품을 수 있게 열심히 쓰고 고쳤습니다. 기존의 문예지나 수상작품집에 발표했던 소설에 비해 내용이나 장면을 추가하거나 수정해 제 작품을 미리 보셨던 분들도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실 수 있도록 노력했고요, 처음 읽으시는 분들도 풍부한 감정을 느끼실 수 있게, 정말 원 없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 했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제 책을 읽어주는 분들은 조촐한 술자리에 함께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저 혼자 그런 (일방적인) 친밀감을 느껴서 죄송합니다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저처럼 조용히, 그러나 치열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계신 독자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과 든든한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를 작가로 살 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누구에게나 삶은 버티기라고 하더라고요. 독자 분들이 제 작품을 읽으시며 잠시라도 삶을 버티는데 도움이 된다면 작가로서 그 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우리 모두 함께 주어진 일상을 잘 버텨나가요! 다음에 또 만났으면 좋겠네요.
| Editor - 조은혜
zzonis@bn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