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삶의 이정표가 된 순간들’

방송인, 연애 칼럼니스트로서의 모습이 익숙해서일까,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는 단지 연애하지 않는 삶을 말하는 책이 아닐까 짐작했었다. 곽정은 작가는 일, 인간 관계, 어린 시절의 기억 등 방송에선 비춰지지 않았던 것들을 이 책에서 꺼내 보였다. 그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엉켜 있던 고민들에 답을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도 흔들리고 있을 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건넸다. “삶의 자잘한 파도가 닥쳐올 때 결국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우고 더 넓은 바다로 가는 법을 익히게” 될 것이라고. 홀로 살아갈 누군가의 일상이 조금은 단단해지길 바라며, 곽정은 작가가 건네는 위로를 전한다.

사진 제공=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안녕하세요. 곽정은 작가님, 독자 분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곽정은입니다. 작가이자 방송인이고요, 지금은 상담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이면서 헤르츠라는 프라이빗 북살롱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책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의 출간 소감을 여쭙습니다.
10년간 낸 책이 벌써 9권이 되었네요. 이 책의 마지막 꼭지가 ‘찬란한 10년’인데요, 제 나름대로 지난 10년을 정리할 수 있었던 책이라서 더 애틋하고 또 감회가 새롭습니다.
야근을 하고 돌아와 밤새 홀로 써내려간 글들이 나를 작가로 살게 했고, 가부장제로부터 홀로 빠져 나온 일이 나를 자유로운 여성의 삶으로 인도했으며, 십수 년간 일했던 거대한 조직으로부터 나온 일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큰 확장과 성장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나라는 존재가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혼자’를 추구하는 일이 인생의 고비마다 뚜렷한 이정표가 되어 주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11쪽)
이 책이 어떤 분들께 어떻게 읽히기를 바라시나요?
동시대 한국 여성들에게 더 굳건한 마음의 힘과 통찰,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책이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0년의 삶을 반추하는 책이었지만, 그것이 가서 닿는 것은 결국 저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여성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어요. 불안과 고통의 문제, 어린 시절과의 화해, 나 자신과의 화해, 외로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누구나 다르지 않잖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 사색할 수 있게 돕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연애, 편견, 여성 등에 관해 다양한 책을 써 오셨는데, ‘혼자’를 말하는 책은 『혼자의 발견』 이후 두 번째입니다. 그때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목에 ‘혼자’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은 이번 책이 두 번째입니다만 사실 저는 지금까지 출간한 모든 책들에서 ‘혼자’임에 대해 이야기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풀어내는 방식과 소재가 달랐을 뿐인 것 같습니다. 이전에 썼던 모든 책들과 이 책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제가 ‘마인드풀니스’를 본격적으로 삶에서 실천한 이후에 썼던 책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명상을 알지 못한 채로 쓴 책들과, 명상이라는 것을 접하고 나서 쓴 책이라는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에 대해 다룰 때 훨씬 깊어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북살롱 헤르츠를 운영하고 계시다고요. 연애 칼럼니스트로서의 모습이 익숙해서인지, 명상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새로웠습니다. 대학원에서 심리를 공부하게 된 계기, 헤르츠를 열게 된 계기 같은 것이 있을까요?
연애 칼럼니스트로서의 모습은 TV에 나온 저의 극히 일부의 모습일 뿐이죠. 제 아이덴티티는 13년간 여성을 위해 취재를 하고 글을 쓰고 또 여러 권의 책을 낸 ‘기자’와 ‘작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저의 커리어와 재능이 표현되는 방식은 여러 가지였지만, 저는 언제나 누군가에게 도움과 의미가 되는 컨텐츠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명상을 시작한 것, 헤르츠를 오픈한 것, 상담 심리학 전공자가 된 것은 결국 나와 같은 시대를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제 자신의 삶의 의미를 깊이 추구하고자 하는 제 인생의 지향점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헤르츠에서는 어떤 것들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간단하게 소개해 주신다면요.
감정과 자존감,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다루는 인텐시브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을 좀더 깊이 있게 만나볼 수 있는 북살롱도 진행될 예정이고요. 때때로 명상 세션과 개인상담도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다양한 분들이 함께 하는 다채로운 살롱이 될 예정입니다.
‘혼자’에 대한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때로 홀로 있어도 세상에 끊임 없이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또 누군가와 있어도 홀로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을 정의 내린다면 어떤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혼자라는 것은 절반의 외로움과 절반의 홀가분함으로 이뤄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어느 정도의 외로움은 수반되지요. 하지만 소중한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에 행복한 삶이기 위해서라도, 혼자서 1인분의 행복을 만들어낼 줄 아는 독립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정말 필요하고 소중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향성과 신념을 위해서 때로 깊은 외로움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자세 자체가 아닐까요?
인간은 때때로 그 자체로 연약하고 본질적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이지만, 또 반대로 아주 강하고 멋진 확장성을 가진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홀로 있어도 세상에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는 느낌도 좋지 않고요, 누군가와 있어도 홀로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참 좋은 것이 아닙니다. 혼자 있을 때는 혼자 있고, 연결되어 있을 때는 연결되어 있어야죠. 이런 분들에게 진심으로 명상을 추천하고 싶네요.

사진 제공=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책 속에서 “자기가 아는 것을 안다고 뽐내며 말하는 여자가 한 명쯤은 있어야지, 웃지 않고 반대 의견을 말하는 여자가 한 명쯤은 있어야지.”(215쪽)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단단한 마음가짐을 가지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많이 외로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굉장히 독립적인 사람으로 양육되었던 것 같습니다. 흔들리는 시간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그래서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을 졸업하고 갓 직장인이었을 때는 분명 지금보다 더 나약했을 것이고, 일한 지 4~5년 차였던 서른 살에도 지금보다 통찰력이 좋지는 않았겠지만 기본적으로 일하는 존재로서의 스스로를 믿는 마음만큼은 나약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세상의 기대도, 부모의 기대도 아닌 정말 내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을 마주하는 마음만큼 상쾌하고 충만한 것이 또 있을까. 누가 곁에 있어도 불안하고 외롭던 날들에서, 그저 홀로여도 좋기만 한 날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만 만들어지는 상태가 아닐지. (60, 61쪽)
이어지는 질문이 될 것 같아요. 요즘 TV에서 비춰지는 여성의 모습은 좀 다양해진 것도 같은데,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조금 다양해지긴 했지요. 하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출되는 모습이 다양해진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으니까요.
‘당신의 인생이 축소되길 원합니까?’ 꼭지에서는 전문성과 확장 가능성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지금 떠나야겠다” 라는 시기는 자신이 찾아야겠지만, 떠날 타이밍에 대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지금 있는 곳에서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기 어려울 때.
책에서 ‘즐거운 삶’, ‘몰입하는 삶’, ‘의미 있는 삶’ 중에서 ‘의미 있는 삶’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이야기하셨어요. 작가님께 의미 있는 삶이란 어떤 모습인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 인생의 지향점은 언제나 ‘동시대 여성들을 위한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13년간은 기자와 작가로 읽는 컨텐츠를 만드는 것을 통해 그런 일을 해왔고, 지난 5년간은 방송인과 강연자로서 보고 듣는 컨텐츠를 만들며 그런 일을 해왔지요. 지금부터는 함께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하고 또 많은 공감을 나누는 일을 통해 여성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저 연애 고민을 해결해주는 그런 언니가 아니라, 삶의 다양한 고민에 대해 함께 걱정하고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나는 살고 싶다. … 타인의 시선을 고려해 선택하는 적당한 직업이 아니라, 그저 나다울 수 있는 일을 했을 때 온 세상이 환영한다는 것을 알리는 사람이고 싶다. (241쪽)
연애 칼럼니스트, 기자, 방송인, 북살롱 주인까지. 작가 곽정은이 아닌 ‘사람’ 곽정은으로서의 목표 또는 계획에 대해 여쭙습니다.
사람 곽정은으로서의 계획은 특별히 없습니다.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저는 언제나 다음 지향점이 있었는데, 그것이 사람 곽정은으로서의 지향점과 분리되지 않는 것 같아서요. 열심히 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고 또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곧 사람으로서의 제 목표이고 의미입니다. 아, 워커홀릭은 아닙니다.(웃음) 왜냐하면 나머지 부분은 글쎄요, 제가 원한다고 구해지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인생의 주된 흐름은 제가 만들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관조하듯이 바라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즐겨 읽는 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상담심리학 전공자이기에, 교과서와 관련 도서들을 정말 많이, 씹어먹듯이 읽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께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마음이 힘들고 지친 것은 우리가 뭔가 잘못했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눈앞의 일들을 풀어 나가야 한다는 의미일 뿐이죠. 삶의 자잘한 파도가 닥쳐올 때, 우리는 결국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우고 더 넓은 바다로 나가는 법을 익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왔던 것 같아요. 제 책을 통해 많은 힘을 얻길 바랍니다.
곽정은
프라이빗 북살롱 ‘Herz’의 대표.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3년 동안 코스모폴리탄, 싱글즈 등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의 기자로 일했다. 서른 살에 첫 책을 낸 이후 『혼자의 발견』, 『편견도 두려움도 없이』등 여덟 권의 에세이를 냈고, 「마녀사냥」, 「연애의 참견」등 TV 프로그램에서 카운슬러로 활약했다. 한양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에서 성인상담 전공 석사과정 중에 있으며, 다양한 강연과 방송을 통해 삶에 대한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 Editor - 조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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