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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만난 사람

『이십팔 독립선언』 강세영 ‘이십팔춘기를 지나는 너에게’



28살이라는 나이는 참 이상하다. 어감도 이-십팔. 나이만 보면 꽤 어른이 된 것 같은데 정작 내 생각과 마음은 어리게만 느껴진다. 20대 후반에서 30대로 향하는 관문 같은 28살. 28살이 될, 28살인, 28살을 지난 사람들에게 강세영은 자신의 이야기로 말을 건넨다. 각자의 이십팔춘기를 잘 지내왔냐고 말이다. 그녀는 책을 읽은 독자가 자신만 힘든 28살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니라는 작은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녀가 좋아한다는 넉살의 앨범 <작은 것들의 위로>가 그녀에게 어떤 마음을 부어주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강세영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십팔 독립선언』을 쓴 사람이에요.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만 28살, 독립 3년 차, 직장인 5년 차, 서울에 사는 평범한 여자 사람입니다. (웃음)


배달의 민족 마케터로 일하고 계신다고요. 어떤 일을 하시나요?


배달의 민족 브랜딩팀 소속으로 일하고 있고, 브랜드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저희가 브랜드 캠페인 같은 걸 많이 하거든요. 배민신춘문예, 매거진F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배민에 관심을 갖고 좋아하게끔 말을 거는 일이에요.




처음에 독립출판으로 책을 출간했다가 대형출판으로 책을 출간하셨어요. 과정의 이야기도 궁금한데요.


독립 출판에 관심이 생겨서 독립 출판물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썼던 일기를 엮어서 소규모로 내봤거든요.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꼈고, 만족했어요. 근데 여기 나온 것처럼 갱사마라고 저희 팀 동료인데, 이 책을 재밌게 읽어준 거예요. 그래서 정식 출판을 한번 해봐라, 투고해 보라고 권유해줬어요. 근데 제가 알겠다고만 하고 안 하고 있었거든요. 일단 될 것 같지 않았고, 투고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고요. 근데 갱사마가 왜 안 하냐면서 보내고 싶은 출판사를 직접 검색해서 주소랑 전화번호를 다 알아봐 줬어요. 그때 저희가 박정민의 『쓸 만한 인간』을 다 같이 재밌게 읽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상상출판사가 좋겠다고 생각해서 출판사 주소를 가지고 편의점에 가서 택배를 부친 거예요.



책으로 투고를 하신 건가요?


제가 독립출판으로 냈던 책을 엽서와 함께 택배로 부쳤어요. 연락이 안 올 줄 알았는데, 한 달 지나고 나서 실제로 연락이 와서 놀랐죠.


‘갱사마’라는 동료가 대단하게 느껴져요.

제가 회사일 말고 다른 일에 욕심 있는 편은 아니거든요. 아마 갱사마가 이렇게 안 했으면 안 했을 것 같은데, 정말 고마워요. 도 갱사마처럼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능이 보이는 사람들한테 그 재능 한번 살려보라고 얘기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를 기회로 갱사마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그냥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담백하게요. 더 가면 오그라들 것 같아서요. (웃음)

책을 읽으면서 발리 서핑 에피소드가 재밌었어요. 최근에 뉴욕으로 여행을 갔다 오신 것 같은데, 이 여행에서는 어떤 걸 느꼈는지 궁금하네요.


발리는 정말 쉬고 싶은 마음에 떠난 여행이었고, 쉬면서 저를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회사가 힘들게 느껴져서 조금 도피하듯이 간 여행이었거든요. 제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뉴욕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도시잖아요. 되게 많이 배우고 보려고 했던 여행이었어요.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죠. 여기가 세계 중심지니까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브루클린 브릿지의 야경. 사진 제공=강세영


마케터 일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여행이기도 한데요.


네 맞아요. 많이 배우고 싶어서 떠난 여행이에요. 일로써 봤을 때는 대기업들이 정말 잘 하고 있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유튜브, 아마존, 페이스북, 아마존, 나이키 이런 기업들이 왜 세계 1등인지 알겠더라고요. 배달의민족이 IT 회사인데 저희는 전화 주문을 껄끄러워하는 사람들이 앱을 쓰게 하려고 만들었어요. 이것도 진보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뉴욕에 가 보니까 매장에 직원이 있는데도 직원과 말을 섞지 않고 그냥 다 앱으로 하는 거예요. 나이키에서 매장 직원에게 ‘저 옷 갖다 주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그냥 탈의실에서 QR 코드로 내가 입고 싶은 옷을 가져오게 만드는 걸 봤어요. 이건 더 진보적인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일 외적으로 봤을 때도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이라 정말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라라는 걸 느꼈어요. 개개인들이 자기 개성을 마음껏 표출하기를 더 원하는 것 같았고요. 정말 다양한 도시라는 걸 느꼈죠.


뉴욕 공립 도서관. 사진 제공=강세영


매달 월급의 5%는 한국 힙합 부흥을 위해 쓰고 있다는 소개가 인상적이었어요. 언제부터 힙합에 관심이 있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긴 했는데요. 듣고 자란 음악 중에서도 이런 음악이 있고요. 다이나믹듀오나 에픽하이를 좋아하면서 자라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독립하고 더 빠지게 된 것 같아요. 그때는 힙합 중에서도 메이저인 음악을 많이 듣고 자랐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음악을 듣거나, 영상 콘텐츠를 찾아보는 일이 많아지는 거예요. 듣고, 찾아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점점 언더그라운드로 내려가고 빠져든 것 같아요.


<쇼미더머니> 콘서트. 사진 제공=강세영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매력이 궁금해요.


진짜 큰 매력은 래퍼들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다움’을 강조하는 문화가 있어서 그게 너무 좋았어요. 힙합이 특이한 장르인데요. 자기가 가사를 쓰지 않는다고 욕하는 장르는 없잖아요. 근데 유일하게 힙합은 자기가 가사를 쓰지 않으면, 되게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이 3분가량의 가사를 쓰게 되면 자기가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래퍼들은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소신으로 살아야 하는지가 명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발라드나 다른 가수의 가사를 볼 때 이 가수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기 어렵잖아요. 다른 사람이 써준 가사도 많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도 많고요. 100%를 알기 어려운데, 힙합은 그런 걸 명확하게 알 수 있어서 더 매력에 빠진 거예요.


힙합 공연 중 딥플로우. 사진 제공=강세영


넉살이 책에 추천사를 적어줄 만큼 넉살의 굉장한 팬인 것 같아요. 추천사를 받게 된 과정과 에피소드가 궁금한데요.

책을 만들면서 모든 책에 추천사가 다 있는 건 아닌데, 그냥 하고 싶었어요. (웃음) 본 건 또 하고 싶었죠. 어떤 사람한테 받으면 좋을까 생각했을 때 제가 제일 많이 영향받고 존경하는 사람에게 받고 싶었어요. 저희 이사님, 넉살 님 이렇게 두 분이거든요. 이사님에게는 같이 일을 하고 있으니까 편하게 말해서 받았어요. 넉살 님한테는 제 책을 선물로 드렸었어요. 그 책이 정식 출판되는데, 추천사를 써주실 수 있냐고 했더니 흔쾌히 써주셨죠.

추천사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에게 영향받았는지 역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말이 추천사인 게 되게 부담스러운 거예요. 이사님이나 넉살 님이 책을 다양하게 읽고 개중에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게 추천사잖아요. 그 단어가 이렇게 쓰였을 때 그렇게 딱 맞는 쓰임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부탁해서 받은 추천사니까요. 이분들의 명성을 생각하니까 제가 되려 죄송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반대로 제가 존경하고 영향을 받은 사람을 추천사에서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넉살의 앨범 <작은 것들의 신> 이야기를 자세하게 듣고 싶었어요.


전체적인 가사의 맥락이 그런 건 아닌데, 이분의 삶과 연결되어 있거든요. 20살 때부터 랩을 하셨는데 앨범을 제대로 내보지 않고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상황이었어요. 거의 30살이 다 돼서 첫 앨범을 낸 건데, 되게 늦은 나이잖아요. 근데 ‘아니야, 잘 될 거야. 왜냐면 제이지도 28살에 첫 앨범을 냈고, 하루키도 30살에 첫 책을 냈으니까 나도 그렇게 될 거야라고 본인을 위로하면서 쓴 가사인데 저는 그게 되게 인상 깊었어요. 이 앨범이 나왔을 때부터 그 구절이 마음에 들었는데, 너무나 신기하게 정말 30살이 넘어가면서 잘되시기 시작하는 거예요. 저런 말을 하는 게 자신에게도 암호처럼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렇게 따라서 읊조리게 되는 것 같아요.


힙합 공연 중 넉살. 사진 제공=강세영


자유와 책임에 대해 알아가는 독립 3년 차라고 하셨어요. 요즘 독립에 대해 느끼는 새로운 생각은 어떤 게 있을까요?


원래는 자취생처럼 살았거든요. 진짜 컵라면 먹고, 편의점 도시락 사 먹고요. 근데 3년이 지나고 나니까 이제 제대로 된 1인 가구, 1인 가구여도 제대로 된 가정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어요. 밥도 좀 해 먹었으면 좋겠고, 끼니도 좀 잘 챙겨 먹고요. 집도 조금 더 깨끗하게 치우고, 제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죠. 자취생에서 제대로 된 1인 가구로 발돋움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고작 8평짜리 집 하나 관리하는 것도 힘들어 곰팡이를 만들기도 하고 새로운 우주를 탄생시키기도 하면서 자유와 책임 그리고 엄마에 대해 배워간다. (60쪽)


독립과 힙합은 왠지 공통점이 있을 것 같아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공통점도 있을까요?


‘나다움’을 생각하는 건 비슷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독립하면서 진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계속 생각하는 건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 사람인지에 관한 거예요. 집을 꾸미는 것과 집에서 트는 음악도 그렇고요. 나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힙합도 그런 부분이 중요하니까 공통점이지 않을까 싶어요.


결혼하기 전에 무조건 독립을 먼저 해봐야 한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주제넘은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모든 사람이 한 번은 겪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빨래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이 되게 사소해 보이고 중요하지 않은 일 같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항상 어지럽혀도 어느 순간 깨끗하게 치워져 있죠. 밥 먹고 아무렇게 늘어트려 놔도 다시 깨끗하게 새 밥그릇이 있었고요. 항상 그런 일들이 반복됐는데, 엄마가 청소하신 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어요. 빨래는 세탁기가 하는 거고, 청소는 청소기가 하는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거든요. 근데 독립하고 보니까 사소하지만 절대 사소하지 않은 일인 거예요. 제가 조금만 게으름을 피워도 신을 양말이 없고, 먹을 숟가락이 없어요. 그런 걸 설거지할 때면 엄마가 많이 생각났어요.


엄마가 이렇게 맨날 해줬구나 싶었어요. 그걸 알게 되면서 엄마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세상에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되는 건 없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른 분들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가족들과 살 때는 같이 공중파 티비 보고 다 같이 밥 먹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평범하게 대중들이 보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지냈는데, 아무래도 혼자 있다 보니까 취향이 견고해지는 거예요. 부모님과 같이 보는 게 아니니까 다른 사람 의견이 필요 없잖아요. 제가 듣고 싶은 노래 듣고, 틀고 싶은 콘텐츠를 보다 보니까 점점 더 취향이 뾰족해지는 걸 느꼈어요.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모두 혼자 살고 나서야 가능해진 이야기다.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나를 객관화 할 수 있게 됐고 취향 또한 견고해졌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혼자 있는 시간에 성장한다. 혼자 살아본 경험 없이 바로 결혼생활을 시작하려는 친구들에게 주제넘게 독립을 권유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52쪽)


독립을 통해 취향이 견고해졌다고 하셨어요. 취향을 소개해주신다면요?


25살에 입사했는데 마케터에게 취향을 묻는 일이 많았어요. 저희끼리 그런 대화도 정말 많이 했거든요. 근데 그때마다 너무 어려운 거예요. 진짜 취향이 없었고, 다 좋아했고 남들이 보는 걸 다 같이 봤고요. 그리고 꼭 굳이 그런 게 있어야 하나, 그런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항상 어려웠어요. 그렇다고 제가 특별한 취향을 가진 건 아니에요. 다만 되게 넓었던 관심사가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데, 그게 책이랑 음악인 것 같아요. 제가 책과 음악을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인 줄 몰랐는데, 다양하게 관심을 가지다가 이제 이렇게 두 카테고리로 좁혀진 것 같아요.


강세영 작가의 자취방. 사진 제공=강세영


요즘 즐겨 읽는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뉴욕에서 비행시간이 되게 길어서 책을 읽었는데, 『걷는 사람』을 재밌게 읽었어요. 그리고 『직업으로서의 음악가』라는 책도 재밌게 읽었고요. 저는 에세이를 정말 좋아하는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음악은 힙합을 좋아하듯이 좋아하는 책 취향도 있을까요?


저는 에세이를 좋아해요. 에세이 중에서도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의 에세이가 재밌더라고요. 『걷는 사람』도 배우 하정우가 쓴 에세이라 재밌었고, 박정민 배우가 쓴 『쓸 만한 인간』도 그래서 재밌었고요. 항상 연기하는 사람들이 쓰는 글은 어떨지, 저렇게 화려한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서 재밌는 것 같아요. 『직업으로서의 음악가』도 인디 가수가 쓴 책이잖아요. 작사·작곡하는 사람은 되게 예술가의 모습이 있을 것 같고, 피폐한 삶을 살 것 같은데 아닌 거예요. 놀라면서 읽었죠. 제가 김민철 작가님을 정말 좋아하는데, 카피라이터시잖아요. 카피라이터는 어떻게 일하고 노는지 궁금했는데, 책에서 엿볼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잘돼가 무엇이든』도 재밌었는데, 그 작가님도 영화감독이시잖아요. 이런 에세이를 읽으면 그 일과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재밌는 것 같아요. 그런 에세이를 즐겨 읽고 있어요.



읽고 싶던 책이 있나요?


제가 아직 사놓고 못 본 책이 있는데, 『잡지의 사생활』이라고 에디터님이 쓰신 에세이 비슷한 책이에요. 에디터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사 놓고 아직 못 읽었어요. 잡지 에디터도 굉장히 매력적인 일인 것 같아요.


책에 소개되지 않은 독립의 장단점도 있을까요?


사실 제일 큰 단점은 돈이에요. 제가 독립을 하라고 권하면서도 이게 주제넘은 이야기라고 생각이 드는 것도 실제로 집값이 너무너무 비싸잖아요. 쉽게 할 수 없을뿐더러 한다고 하더라도 생활비가 정말 만만치 않아요. 아무리 절약하고 살아도 부모님과 사는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죠. 근데 책에는 집값 이야기 말고 살면서 드는 비용 이야기는 많이 빠졌어요. 더 냉정하게 현실을 담는다면, 샴푸나 휴지 같은 것도 은근히 쌓이면 큰 부분이에요. 식비도 그렇고요. 가장 큰 단점은 현실적인 부분이죠.


책에서 특히 독립과 성인의 관계를 꾸준히 말해주신 것 같아요. 진짜 성인이 됐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성인이 됐다고 말하긴 아직 조금 민망한데요. 책에 담고 싶던 이야기는 독립의 중의적인 의미였어요. 책 초반에는 부모님에게서의 독립. 정말 독립생활에 관한 이야기였고, 책 후반에는 한 사람으로의 독립 내용을 담고 싶었거든요. 제가 다른 사람들한테 정말 의지도 많이 하고, 어떤 사람인지 확신이 없기도 했어요. 조금 부정하면서 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행복해야지, 행복한 것만 봐야지, 이렇게요. 이런 걸 넘으면서 혼자서도 꿋꿋이 잘 살 수 있는 한 인간으로 살고 싶어요. 당연히 인간이면 슬플 수도 있고 절망적일 수도 있고, 못날 수도 있잖아요. 그런 면을 받아들이면서 그런 게 당연히 사람이라고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독립이 아닐까 생각해요.




독립할, 독립하고 있을, 28살, 28살이 될, 28살을 전하는 글이라고 하셨어요. 어떤 부분을 전하고 싶은가요?

독립출판으로 책을 냈을 때 후기가 많진 않았지만, 독립했던 경험이 있는 분의 후기가 재밌었어요. 자기 상황에 빗대서 쓴 후기였죠. 그래서 독립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지 않을까 생각해요.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독립생활이 어떤 모습인지 조금은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27살부터 29살까지 썼던 글을 묶었거든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28살이라는 나이가 은근히 격변하는 시기인 것 같더라고요. 사춘기를 겪는다고 하는 18살만큼의 변화가 있는 나이가 28살인 것 같아요. 학교에 다니다가 사회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나이로 격변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다 컸다, 다 알아서 할 나이라고 생각하죠. 근데 막상 그 나이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좌충우돌을 겪는 28살 사람들이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적었어요. 저는 올해 딱 서른이 됐어요.

독자 타겟이 확실하네요. 책이 독자에게 어떻게 닿기를 원하시나요?

28살이 좌충우돌의 시기라고 느끼는데, 책을 읽고 자신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제 작은 바람이에요.

강세영 작가님의 꿈이나 지향점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거창한 꿈이나 목표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아니에요. 일로서도 되게 잘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은데, 그렇다고 직장에서 인정받거나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과 욕심은 없어요. 그냥 즐거운 일을 계속해서 잘하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내가 어떤 일을 즐거워하는지 알고, 그 일을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요. 마케팅 일도 되게 재밌거든요. 글 쓰는 일도 재밌어서 일기를 많이 쓰는데, 글 쓰는 일도 쉬지 않고 즐기면서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분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읽으신 분이라면, 자기 이야기를 담아서 얘기해주면 좋겠어요. 후기를 많이 찾아보는데, 제가 솔직하게 써서 그런지 자기의 독립생활, 자신의 28살은 어땠는지를 많이 남겨주시더라고요. 자기 상황을 얘기해주신 후기를 많이 봤어요. 저는 그런 부분이 재밌더라고요. 만약 책을 읽으셨다면, 공개적으로 쓰지 않고 자기 일기에라도 그렇게 써보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강세영
아직 사춘기를 겪고 있는 만 28세. 자유와 책임에 대해 알아가는 독립 3년 차. 잘하고 싶지만 아직까지 덤벙대는 직장인 5년 차. 결혼은 싫지만 평생 사랑할 사람을 찾는, 정형화된 삶은 싫지만 그 노선을 한 번도 벗어나 본 적 없는 마음만 반항아.

<배달의민족>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고, 일해서 번 돈의 일정 부분은 한국 힙합 부흥을 위해 쓰고 있다. 도서비를 지원해주는 회사 복지 덕에 책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매주 한번 모여 긴 글을 쓰는 ‘목요일의 글쓰기’ 모임 덕분에 글을 꾸준히 쓰게 되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내가 아직 낯설기도 하다.


| Editor - 채지선

chaeulip@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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