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서당 이현서 학생 “한자 원리부터 고전 이야기까지 배워요”

서점이 복합 문화공간이 된 오늘날, 한문과 인문고전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 있다. 바로 이곳, 반디앤루니스 서점이다. 한문 교육을 통해 문리(文理)를 배우고 넓은 사고를 갖는 데 도움을 주고자 1995년 시작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디앤루니스의 한문 배움터 ‘반디서당’은 성인부와 어린이 한문교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령과 직업에 관계 없이 누구든지 수강할 수 있다.
지난 가을, 반디앤루니스 김천식 회장은 반디서당 어린이 한문교실을 찾아 한문 교육과 더불어 독서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반디서당에서 수학하는 한 학생은 그 말씀을 새겨듣고, 수십여 종을 읽고 쓴 독후 활동을 제출했다.
이번 ‘서점에서 만난 사람’에서는 이 학생을 만났다. 이현서 학생은 한자의 뜻은 물론 제자 원리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즐겁다고 이야기했다. 매주 토요일 반디서당 수업이 끝나면 서점에서 서너 시간 동안 독서를 즐긴다는 이현서 학생의 장래 희망은 작가. 반짝이는 눈으로 “책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서울원촌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5반 작가 지망생 이현서입니다.
- 반디앤루니스 반디서당에서 한자를 공부하고 있다고요?
네.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 오전에 수업하는데 한 글자마다 여러번 반복해서 쓰면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한자마다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런 이야기들이 재미있어요. 공자나 진시황 같은 인물 이야기도 들려주시고요.
- 다닌 지는 얼마나 된 거예요?
3학년 후반부터 다녀서, 지금은 한 2년 정도 되었어요.
- 2년이면 꽤 오래 다녔네요. 한자를 많이 배웠겠는걸요?
하하. 저희 언니가 열심히 다녀서 같이 다니게 된 것 같아요.
- 반디서당에 다니면서 어떤 것이 좋았나요?
한자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어의 간체자를 같이 배우고 있어요. 중국어 급수에도 도움이 되고요. 한자 급수는 아직 안 땄지만 중국어 급수랑 함께 공부할 수 있어 좋아요. 한자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들도 재미있고요.
- 학교에서는 독서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아침에 20분 정도 아침 독서를 하고 있고요. 일주일에 한 번은 독서록을 써서 선생님께 검사를 맡고 있어요. 이 외에는 자유롭게 독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 이 노트가 그 독서록인가요? 줄글만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림도 있고 재미있네요.
중간 중간에 쓰다가 수업 시간이 다 돼서 못 쓴 게 있거든요. 아직 비어 있는 칸도 있어요. (웃음)
- 독서록에 다양한 책에 대한 감상을 남겼어요. 『힐러리 클린턴』, 『내가 훔치고 싶은 것』, 『한국대표 단편소설』, 『나는야 늙은 5학년』, 『신사임당, 그 숨은 빛』 … 위인전부터 소설, 동화 등 다양하게 읽는 것 같은데, 가장 좋아하는 책은 어떤 책인가요?
저는 소설을 제일 좋아해요. 그 중에서도 『내가 훔치고 싶은 것』이라는 책이에요. 평소에 한 책에 꽂히면 여러 번 보는 편인데요, 이 책은 열 다섯 번 정도 읽었어요. 제 또래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여서 어떤 부분은 이해가 되고, 또 어떤 점은 제 친구를 닮았다 생각하면서 공감이 돼서 여러 번 읽게 된 것 같아요.
- 책 속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내가 훔치고 싶은 것』 등장인물 중에 ‘선주’라는 친구가 있어요. 선주는 단짝 친구를 제일 친하다 생각하면서도 자기보다 뛰어난 것 같아서 조금씩 미워하기도 하는데요. 선생님이 다른 친구에게 관심을 주게 되면서 선주가 느낀 질투 같은 것들이 공감이 되기도 하고, 솔직한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아요.
- 소설을 읽으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서 현서 학생이 좋아하는가 보네요. 직접 지은 소설도 있다고요?
네. 제목은 ‘미래 컨설트’예요. 요즘 아이를 이용한 범죄가 많은데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쓰게 됐어요. 제가 지은 내용에서 국가는 미래에 아이들의 목숨과 같은 유리 구슬 ‘인글(ingle)’을 만들어 내는데요. 이 인글을 개발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쓴 거예요. 국가에서 한 학교로 아이들을 납치하는데 그 아이들이 스스로 실험 대상에서 탈출하는 걸 담은 이야기예요.
-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던데요. 이 이야기는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어렸을 때 언니랑 이야기하면서 구상했어요. 저희 언니는 그림을 잘 그려서 언니가 그림을 그리면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글을 썼어요. 학교에서 시조 대회도 나갔는데, 시 이외에 글도 써 보고 싶다 생각을 해서 쓰게 됐어요.
- 쓰기 전에 머릿속으로 인물 관계도나 줄거리 같은 것을 생각한 건가요?
아마도 초고를 네 번쯤 버렸을 거예요. 처음에는 학교 얘기를 해볼까 했어요. 저희 반에도 ‘은따’ (은근히 따돌리는) 분위기가 살짝 있어서, 그런 걸 쓸까 해서 쓰다 보니까 제가 많이 읽던 책이랑 비슷하게 가는 거예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지우고. 또 그런 식으로 여러 번 반복한 것 같아요.
- 언니는 그림을 좋아하고 현서 학생은 글을 좋아한다고요. 좋아하는 작가님이 있다면요?
이금이 작가님을 좋아해요. 제가 소설을 좋아한다 말씀을 드렸는데 이금이 작가님의 소설은 다방면에서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어린아이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맞춰서 써 주신 게 보이는 것 같아서 좋아요.
- 시조도 지었다고요?
네. 국어 시간에 배운 시들은 계속 반복되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쉽고 재미있다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서울시에서 하는 시조 공모전을 나갔었는데 글자 수를 하나 잘못 맞춰서 아쉽게 장려상을 탔어요. 글자수를 맞춰서 쓰는 건데, 맨 마지막 줄에서 틀려서 많이 속상했어요.
「가을이 되어서」 - 이현서
가을이 되어서 등교를 하는데
단풍잎이 운동화를 사라락 스치네
이 빨간 단풍잎은 가을의 시작점
가을이 된 만큼 내 마음도 빨갛게
가을이 된 만큼 교실도 포근하게
물드는 설레게하는 포근한 가을등교
-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현서 학생에게 책 읽기는 어떤 건가요?
오락이나 게임 같아요. 그리고 소설에는 진짜 사회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으니까, 책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살아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 나중에 어른이 되면 어떤 일이 하고 싶나요?
저는 작가가 제일 되고 싶어요. 작가가 아니면 변호사나 판사가 되고 싶어요.
억울하게 갇힌 사람이 많은데 그런 일들을 줄여 주고 싶다 생각해요. 감옥에 한번 가면 인생을 한번에 끝내 버리는 꼴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일을 줄여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사실 늦게 잘 때가 많아서 어렸을 때는 반디서당에 나가는 게 조금 힘들었어요. 하하. 잠 때문에요. 반디서당 수업이 끝나면 서점에서 서너 시간 읽다가 집에 가요. 그런데 반디서당 선생님이 정말 좋고요. 한자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것들을 알려 주셔서 좋아요.
| Editor - 조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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