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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요조 마음산책 2021년 0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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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소개

책 정보

ISBN 9788960906600
쪽수 236쪽
크기 133 x 201(mm)
이 책이 속한 분야

그렇다면 나는 시와 우정을 나누고 있는 것일까. 나는 시와 아주 친한 친구일까. 시와 노랫말이 겉으로 보기에 비슷해 보여도 같지 않듯이 이 경우 역시 알 수 없는 일이다. _31쪽

난 왜 ‘질 수 없다’고 생각하곤 했을까. 생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중력의 흐름을 따라, 상식의 흐름을 따라 흘러갈 뿐이지만 내가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소중하다 여기는 삶의 흐름은 그 반대일 때가 많아서였을까. _62쪽

사랑하는 타인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며 단순히 웃기다거나, 평화로워 보인다거나 하는 것을 넘어 연민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 _72쪽

나는 아주 깊이 사랑에 빠졌다. 당연히 달리기라는 운동이 내 깊은 사랑의 주인공이었지만, 그것은 한편 확실함과의 사랑이기도 했다. 하면 할수록 나아진다는 확실함. 지난번에 1분을 뛰었으면 이번에는 2분을 뛸 수 있었다. 다음 번에는 3분을 뛸 수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적금처럼 나는 착실하게 훌륭해졌다. 그런 황홀한 기분은 처음이었다. _78쪽

복잡한 아픔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기어이 알아내려 하지도 않고 그저 자기 손을 내민다. 모른다는 말로 도망치는 사람과 모른다는 말로 다가가는 사람. 세계는 이렇게도 나뉜다. _96쪽

심보선 시인은 시는 두 번째 사람이 쓰는 거라고 했다. 두 번째로 슬픈 사람이 첫 번째로 슬픈 사람을 생각하며 쓰는 거라고. 나는 부드러운 가을의 밤바람을 맞으며,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김완의 시를 경청했다. 그는 내 바로 앞에 앉아 있었지만 목소리는 아주 먼 곳에서, 내가 있는 곳과 다른 세계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_96~97쪽

버스 안에서 광화문을 바라볼 때, 한강에서 자전거를 탈 때, 합정역 계단을 내려가며 델리만쥬 냄새를 맡을 때, 연희동 길을 걷다가 아는 사람을 만날 때, 한산한 오후 좋아하는 작은 극장으로 향하는 그늘진 골목 위에서, 꽉 막힌 강변북로 위에서 동시에 파밧 하고 켜지는 가로등을 볼 때, 부모님이 사시는 도봉동에 갈 때마다 없어지지 않고 차분히 나와 함께 늙어가고 있는 오래된 호프집 간판을 보면서, 이 도시는 정말 아름답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_136쪽

그날 나는 무대라는 것이 뒤통수 쪽으로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쪽에서는 어쩌면 내가 초라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_148쪽

경청의 한계를 알면서도 넘어서려 하는 얼굴. 이해를 다 하지 못한 게 분명한데도 절대 이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연함으로 반짝거리는 눈빛은 아마도 인간이 지닌 최고의 아름다움 중 하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_151쪽

나는 그 틈에 조용히 서서 여기까지 올라온 태도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모든 걸 이렇게 하자. 책방도 음악도 글도, 내 나머지 인생 속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다 이렇게 하자. 부드럽게, 허벅지가 터지지 않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눈을 오랫동안 꾹 감았다. _157쪽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단 한 번도 내가 어리고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충분히 세상을 알 만큼 알고 있으며 이만하면 충분히 컸다고 늘 생각했다. 학교 공부도, 애들과 노는 것도, 그러다가 다투는 것도, 맘에 드는 상대 때문에 맘을 졸이고 상대의 마음이 내 것 같지 않아 상처를 받고 하는 일들도 어리다고 해서 어설프고 가볍지 않았다. 내가 성인이 되어 경험했을 때와 다름없이 언제나 진지하고 심각했다. _161쪽

그러나 비건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위대한 일이기도 했다. 인간의 생명뿐만 아니라 동물의 생명으로까지 자기 감수성을 넓히는 일이자 스스로의 건강을 확실히 챙기는 진정한 자기애의 실천이었고, 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그릇된 구조의 일부를 향한 몸의 정치였기 때문이었다. _180쪽

나는 사진을 찍으며 슬퍼지는 것을 느꼈다. 너무 아름다운 것을 보고 있으면 늘 엄청난 속도로 슬퍼지는 것 같다. 손해 보는 걸 싫어하는 내 약삭빠른 마음이 슬퍼하지 말고 그저 이 순간을 신나게 만끽해야 한다는 뜻을 전해온다. 만끽이라는 건 언제나 약간 울고 싶은 걸 참으면서 하는 것일까. 그럼 그건 어떤 얼굴일까. _230~231쪽

담담하고 의연하게, 나, 타인, 사회로 확장되는 시선 요조의 시선이 우선 머무는 곳은 가족과 애인 등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자못 덤덤하게 이야기하지만 그들을 향한 애정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특히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을 떠올릴 때, 요조는 ‘너무 슬프다’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자신의 일상의 변화를 가만히 털어놓는다. 동생의 죽음 이후 지하철을 타지 못하던 요조가 처음으로 지하철 혼자 타기에 성공하던 날,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두고 마치 ‘축하해!’ 하고 박수를 쳐준 것 같았다는 일화는 요조의 상실감에 깊이 감응하게 만든다. 그리고 어떤 상실감은 결코 극복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 그저 살아낼 뿐이라는 사실을 요조의 글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제가 보고 듣는 많은 것들을 어쩔 수 없이 수현이라는 필터를 거쳐 느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한결 가볍고 자연스럽게 여겨보기로 했습니다. 수현을 잃은 경험과 상실감이 극복되지 않아도 좋은 채로, 저는 앞으로도 느끼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수현을 사용해보겠습니다. 수현을 이야기하다가 재미있으면 웃고, 수현을 이야기하다가 슬퍼지면 울도록 하겠습니다. _55쪽 또한 책에는 요조가 만난 타인들이 다수 등장한다. 임경선, 장강명, 하재영, 김완, 권여선 작가를 비롯하여 현대미술가 민준기, 박서보까지…… 그가 애정을 보이는 인물들은 다양하다. 요조는 일상 속에서 이들과의 만남을 자연스레 녹여낸다. 시래기 볶음을 만들다가 문득 떠오른 친구 민준기의 전시를 보러 가고, 임경선 작가에게 호텔을 즐기는 법을 배우며, 팟캐스트 진행을 하며 권여선 작가를 만나 ‘술과 안주’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들이 그려내는 다정한 풍경은, 요조의 글과 시선이 ‘나’에서 ‘타인’으로, 그리고 ‘사회’로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데 밑바탕이 된다. 처음에 그는 커피를 마시자며 나를 호텔로 데려갔다. 호텔에서 커피 마시는 거 처음이라고 쭈뼛거리는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봐봐라, 요조야, 호텔에는 말이다, 이렇게 옷 가게도 있고, 술집도 있고, 풀장이 있기도 하고…… 하면서 호텔의 내부를 일단 주눅들지 않은 폼으로 걸을 수 있도록 가르쳐주던 임작가는, 그다음엔 호텔에서 밥을 사주고, 또 그다음엔 술을 사주고, 그다음 번에는 룸서비스를 시켜주고…… 아주 재능교육식, 스텝 바이 스텝으로 나를 호텔에 길들여갔다. _225쪽 요조의 글은 ‘나’와 ‘너’를 넘어 ‘사회’로 차츰 확장되어간다. 그리고 이 확장은, 요조가 만나온 사람뿐 아니라 겪은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책방을 운영하며 도서 정가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채식을 지향하며 자연스레 식문화와 동물권을 돌아본다. 또한 자영업자로서 부당한 일을 겪으며 얼굴을 붉힐 일이 생기면, 거리로 나와 집회를 하는 사람들의 ‘구겨진 얼굴’을 떠올리기도 한다. 무엇이 ‘옳다’고 주장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자신의 상황에 비추어보고 고민하는 그의 글을 통해, 독자들은 사회문제와 나의 삶을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 또한 얻게 될 것이다. 거리에도 ‘구겨진 얼굴’은 많다. 집회 현장에 나와 앉아 있는 사람들. 그들은 조용하고 얌전하지 않다. 늘 화를 내고, 얼굴을 빨갛게 만들며 언성을 높이고, 머리를 깎고 피를 토할 듯 절규하고 있다. 나는 그 구겨진 얼굴들을 보며 이제 절대로 ‘저렇게까지 흥분할 일이야?’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고 싶을 만큼 매일같이 겪는 불평등과 차별들, 아무리 좋게 말해도 듣지 않고 변하지 않아 결국 얼굴이 꾸깃꾸깃 구겨진 채로 거리에 나온 노동자들과 여성들, 장애인들, 그 밖의 약자들. 언제 어디서든 어떤 구겨진 얼굴을 마주했을 때 ‘얼굴을 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당신의 얼굴이 이렇게 구겨지도록 만들었는지를 묻는 것. 최대한 자주 그 구겨진 얼굴을 따라 옆에 서는 것. 책방을 운영하면서 힘들고 귀하게 배운 태도이다. _176쪽 “부드럽게, 허벅지가 터지지 않게” 매일매일 쌓아가는, 성실한 예술가의 감각 책은 이십 대, 음악 작업을 꿈꾸며 다른 예술가들의 삶을 탐독하던 시절부터 어느덧 여러 장의 음반과 책을 낸 음악가이자 직업인이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요조의 삶의 궤적으로 촘촘하다. “예술가란 모름지기 환상을 좇는 나약하고 불안한 존재여야 한다”라고 믿었던 이십 대의 요조는, “꾸준하게 운동하고, 영양제도 먹고, 인사도 미국 사람처럼” 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건강하고 튼튼하게, 성실하게 음악을 하고 글을 쓰며 어느덧 데뷔 13년차 아티스트가 된 것이다. 그의 다정하면서도 시시콜콜한 삶의 기록을 따라가보자. 어느덧 한 여성 예술가의 삶의 자세가 몸에 스며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틈에 조용히 서서 여기까지 올라온 태도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모든 걸 이렇게 하자. 책방도 음악도 글도, 내 나머지 인생 속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다 이렇게 하자. 부드럽게, 허벅지가 터지지 않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눈을 오랫동안 꾹 감았다. _157쪽
요조

저자 : 요조 뮤지션, 작가. <나의 쓸모> <나는 아직도 당신이 궁금하여 자다가도 일어납니다> 등의 앨범을 냈고, 『오늘도, 무사』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아무튼, 떡볶이』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공저) 등의 책을 썼다. 2015년 서울 종로구에서 ‘책방무사’를 열었고, 2016년 제주 성산읍 수산리로 옮겨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7 책머리에 이 직업은 명백하게 멋이 있다 17 건강하고 튼튼한 예술가가 되는 법 23 겁쟁이 음악가의 친구 29 시는 언제나 어렵고 그것은 나에게 아주 쉬운 일이다 33 너의 이름에 바칠 수 있는 코드 40 아침의 저주 46 아름다운 것을 무서워하는 일 51 지원에게 57 그저 막상막하로써 - 김숨, 『L의운동화』를 읽고 63 답답하면서도 어쩐지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나의 굴레 69 자는 얼굴 아름다움은 재미있다 77 Between Us 86 시래기 볶음을 만들다가 친구의 바다에 놀러 가기 92 모른다는 말로 도망치는 사람과 모른다는 말로 다가가는 사람 98 할아버지 106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 114 나는 나의 남은 인생을 내 주변의 멋진 사람들을 흉내 내면서 살고 싶다 123 나는 『아무튼, 떡볶이』라는 책을 쓰고 이런 일이 있었다 133 아름다움은 재미있다 138 나의 크고 부족한 사랑 142 정말 재미있다 150 부드럽게, 허벅지가 터지지 않게 158 작았다가 커다래지는 우리들 옆에 서기 167 동네 책방을 운영하며 가장 크게 느껴지는 어려움 173 구겨진 얼굴 177 가장 불쌍한 것은 인간 181 저는 채식주의자이고 고기를 좋아합니다 189 택시는 좋은 것이다 199 어깨, 홍갑, 수진 205 배가 부르고 기분도 좋아지는 나라 209 참 예쁜 것 213 사유의 공격 219 길고 꾸준하게 먹는 일 224 호텔에서 묵는 일에 레벨을 매길 수 있다면 나는 레벨 1이다 232 오래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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