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이 전 세계 시장에 풀리는 달러의 양을 조절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이번 장에서는 그 방법 중 하나인 기준금리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대부분의 나라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기준금리란 중앙은행이 그 나라에 있는 여러 민간은행과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뜻한다. 즉 민간은행과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줄 때 이자를 얼마나 받을지 결정하는 금리인 것이다. 돈을 빌려주는 줄만 알았던 은행이 돈을 빌린다고 하니 의아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은행도 돈을 빌린다.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보유자산을 담보로 맡긴 뒤 이자를 줘야 하는데, 이때 중앙은행에 내야 할 이자율이 바로 기준금리다. _20쪽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으로 한국의 가계부채는 1,493조 2천억 원이다. 이는 3개월 전인 2018년 3월에 비해 약 25조 원이 늘어난 수치다. 1년 전인 2017년 6월에 비해서는 무려 7.6%가 늘어났다. 가계부채가 1,500조 원대를 돌파한 2018년 9월엔 3개월 전인 2018년 6월에 비해 가계부채가 약 22조 원(1.5%) 증가했다. 1년 전인 2017년 9월에 비해선 약 95조 원(6.7%)이 늘어난 셈인데, 다행히 2016년 12월 11.6%의 연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8년 9월까지 1년 9개월 동안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속도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우선 매년 가계부채가 7%씩만 늘어나도 10년 후면 전체 부채 규모가 2배가 된다. _95쪽
요시카와 히로시 교수의 주장은 ‘인구 감소로 경제가 침체되는 건 어쩔 수 없다.’라는 패배감에 젖어 있던 일본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노동 생산성을 올리면 인구가 줄더라도 경제가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르다. 단기간에 급격하게 줄어드는 인구 감소의 영향을 상쇄할 만큼 빠른 속도로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게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면서 나라 전체의 소비가 침체되고, 경제와 산업이 축소되어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 수입마저 줄어들게 되는 상황에서 기술 혁신만 주창하는 건 비현실적인 낙관론일 수 있다. _38쪽
해당 연도에 태어난 아이가 평균적으로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기대수명도 부탄은 70.2세에 불과했고, 한국은 82세였다. 영아사망률과 기대수명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통계로 사용되는 이유는 이 간단한 숫자 안에 의료 수준, 국민들의 건강 상태, 영양 상태, 치안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아 걸음마도 못 떼보고 죽는 아이들의 비율이 10배나 높은 나라가 ‘행복한 나라’라는 건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_177쪽
‘트럼프 정부는 왜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거슬러 다시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려는 걸까?’라는 질문이 떠오를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오늘날 미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보면 찾을 수 있다. 미국은 1980년대 이후 제조업 육성 정책을 포기하고 새로운 산업을 중심으로 자국 경제를 재편하기 시작한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게 맡기고 대신 미국을 금융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미국은 경제 구조를 제조업 기반에서 금융서비스업 중심으로 바꾸면서 GDP의 지속적인 성장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문제는 GDP 성장의 과실이 금융업에 종사하는 고학력 엘리트 계층에게만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_214쪽
구글의 사례를 통해 살펴봤듯이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자질은 이미 우리 모두가 충분히 알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부하들에게 좋은 리더라는 평가를 듣는 이들은 찾기 힘들다.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실천하는 것 사이의 간격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구글에선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와 산소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리더들이 평소 챙겨야 할 원칙 몇 가지를 담은 체크리스트를 내놓았다. 그중 첫 번째로 나오는 원칙은 ‘리더는 팀원의 말을 도중에 끊지 말아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_315쪽
저자 : 홍선표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경제신문> 기자로 재직 중이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데 과학과 공학, IT기술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경제상식과 원리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가 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신문, 블로그, 팟캐스트, 유튜브를 통해 경제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IT·스타트업 전문매체 <아웃스탠딩>에선 경영의 모범 사례를 담은 ‘베스트 프랙티스’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운영하고 있는 팟캐스트 방송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은 ‘2018년 상반기 TOP 10’ 채널로 선정되었다. 저서로는 국립중앙도서관 추천도서로 선정된 『리치 파머』(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