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웃든 울든, 늘 한결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봐주는 존재가 생겼다. 《너는 기적이야》에서는 아이의 웃음에 꽃들도 아이를 따라 웃느라 꽃망울을 터뜨렸다고 표현한다. 그건 행복이었다고. 맞다. 아이의 웃음 하나에도 우리는 행복했다. 목소리 톤이 저절로 도레미파 ‘솔’이 됐다. 둘에서 셋으로, 우리의 행복이 세 배가 되었다.
- <너를 만나 행복해>(본문 16쪽) 중에서
▬ 나를 바라봐주고 필요로 하는 나의 아이들, 이 조그만 아이들이 너무나도 조용해서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았던 그 시절의 나를 세상 밖으로 꺼내줬다. 깊숙이 들어가 있어, 나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내 모습을 말이다. 사람들이 그리 찾고 헤매는 ‘행복’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를 바라보고, 나는 그 안에서 행복을 발견한다.
아이와 함께한 기적 같은 하루하루를 담은 그림책, 사진첩을 넘기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너와 내가 마주하던 날, 나를 향해 웃어주던 날, ‘엄마’라는 이름으로 나를 불러주던 날, 이가 나던
날, 처음으로 두 발로 걷던 날, 어느새 자라 울적한 나를 작은 팔로 안아주던 날…. 이 엄마는 모든 순간을 기억한다, 딸들아. 너희와 함께한 한 달 한 달, 한 해 한 해가 내겐 모두 기적이었다. 지금의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너희들을 만나 행복하다.
- <너를 만나 행복해>(본문 18-19쪽) 중에서 ▬ 이런 부족하고 못난 엄마인 나와 그런 엄마를 믿고 있는 아이에게 희망이 되어준 건 그림책이다. 품에 안고 그림책을 읽어주는 순간만큼은 아이도 나도 힘든 것이 없었다. 책 속 주인공이 웃으면 아이가 웃고, 아이가 웃으면 나도 따라 웃었다. 아이에게 할 이야기가 있으면 그림책 속 인물이 되어 대화를 시도했다. 그림책을 읽어달라고 가져오는 아이의 얼굴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괜찮은 엄마가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정말 괜찮은 엄마가 되어갔다. 읽고 나면 집 안의 모든 것이 그림책 속 배경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 아이와의 하루는 재미있는 놀이로 가득해졌다. 큰아이는 만 6년, 작은아이는 태어남과 동시에 시작된 잠자리 동화는 이제 하루 일과 중 하나다. 그렇게 나와 아이들은 그림책을 통해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 그리고 지금도 그림책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본다.
- <부족하고 모자란 나를 위로하며>(본문 33-34쪽) 중에서
▬ 여기 나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그림책이 있다.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과 간결한 글로 사랑하는 딸에게 쓴 편지 《언젠가 너도》. 내가 딸들에게 전해주고픈 이야기, 엄마가 나에게 전해주는 듯한 이야기. 아이의 손가락 하나하나에 입을 맞추던 그때를, 함께 맞이한 첫눈이 내리던 날의 기억을 되살아나게 한다. 앞으로 아이가 살아가며 겪어야 할 일들도, 언젠가 아이가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어 나를 기억할 그날까지도.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읽어주고픈 이야기다.
<나의 딸들에게>(본문 92쪽) 중에서
▬ 잠들기 전 불을 모두 끄고 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무서웠다. 무언가 나타날 것만 같고,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고, 이곳이 우리 집이 아닌 괴물이 가득한 숲속 한가운데 같았다. 두려움에 눈을 꼭 감았다 다시 눈을 살며시 뜨고 어둠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다 보면 하나씩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옷장, 꽃병, 전화기…….
어둠과 마주하고 나면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바로 볼 수 있게 된다. 용기를 내어 어둠과 마주하는 순간, 그 어둠은 두려움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어둠’일 뿐이다. 어둠이 나를 힘들게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나를 공포로 밀어 넣은 것이다.
내가 상상하며 키워왔던 어둠이란 녀석은 생각보다 강한 힘을 가진 놈이 아니었다. 인정하는 순간 잔잔한 밤이 되어 돌아왔다. 별이 반짝였고, 달이 보였다. 수많은 어둠 속에서 빛을 보았다.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
- <어둠 속의 나>(본문 179-180쪽) 중에서
▬ 난 읽고, 쓰고, 그리고, 만들기를 좋아한다.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게 되어 있나 보다. 왜 모르고 살았을까. 이렇게 일상에서 늘 좋아하는 것을 해왔다는 걸 말이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알고 싶다 갈망했다. 워킹맘들이 부러웠고, 집에 있는 나는 세상과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럴수록 나를 더욱더 바쁘게 만들었다. 짬이 나는 시간에 무언가라도 하지 않으면 아깝게 느껴졌다. 내가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만 같아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도전하고, 배우기를 반복하니 자연스레 내가 좋아하는
길로 나아가게 됐다. 지금 이렇게 책을 위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내가 살아왔던 시간들의 결실이다. 책을 읽고 기록하던 생각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새로운 꿈으로 나를 이끈다. 꿈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꿈을 꾸면 꿈이 되고, 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린다.
- <내 꿈은 뭘까?>(본문 215-216쪽) 중에서
▬ 밥 먹다가 느닷없이 큰아이가 묻는다.
“엄마는 꿈이 뭐예요?”
“엄마의 꿈? 글쎄…….”
아이의 꿈만 바라보던 내가 나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나를 꿈꾸게 한다. 요즘 들어 더욱 커지는 생각은 나만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통해 나 또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겨우 쿠키 속에 들어가는 초콜릿 조각 하나 아는 것 같다는 책 속의 글귀처럼, 우리 모두는 과정에 있다. 엄마와 아내인 나도, 아빠와 남편인 그도, 아이도 그 역할들이 처음이니까 가끔은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며 하나씩 배워나가는 소중한 시간을 겪고 있다.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함께 성장한다.
- <나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본문 226-227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