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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마시러 다녔다.
여행지에서의 음식은 로컬의 향취와 역사가 더 많이 묻어나야 하는 반면,
커피와 술 등의 마실 거리는 전통 지역색에 대한 장벽이 낮고,
젊은 층들의 취향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반영되어 있어
북경의 트렌드를 보기에 더 적합했다.
아니, 사실은 그냥 마시는 게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낮에는 세련된 카페와 고즈넉한 찻집이 가득한 감성적인 북경이,
밤에는 고급스러운 위스키 바와
감각적인 크래프트 맥줏집이 즐비한 열정적인 북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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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인 북경에서도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레스토랑, 카페, 술집이 많다. 현금인출도 Visa나 Mastercard가 아닌, Union Pay가 적힌 현금카드만 가능한 ATM도 많기에 중국 여행에서 충분한 환전은 필수다. 위챗 페이는 아직 해외 계좌는 서비스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계좌가 없는 여행객은 별수 없이 현금을 써야 한다. 위챗 페이가 대중화되면서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중국인이 많아서 잔돈을 돌려받기 힘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택시나 레스토랑에서 계산할 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100위안 외에 작은 단위의 화폐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 <북경 여행 전 알아두어야 할 정보> 중
지금 북경에서 가장 핫한 곳을 꼽으라면 싼리툰이다. 거대한 애플스토어, 유니클로 매장, 스타벅스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싼리툰은 큼직큼직한 건물과 광장에서 앞다투어 벌어지는 프로모션, 과감한 패션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향해 터지는 대포 카메라의 플래시까지, 확실히 지금 북경에서 가장 화려한 곳이라고 할 만하다. 매일같이 술집과 커피숍이 문을 닫고 새로 들어서기도 해, 몇 주만 소홀해도 금방 낯설어진다.
- <한눈에 보는 랜드마크 특징> 중
호하이의 골목에 조용하게 자리 잡은 Low Tea는 집에서 내린 차처럼 별다른 화려함과 장식 없이 차를 즐기는 공간이다. 소박하고 아담한 공간 한편에는 중국 각 지역의 명차들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 차의 향과 맛에 취해 오직 차에만 매달려 8년을 연구했다는 주인의 열정이 고스란히 보였다.
외국인 티를 잔뜩 내고 들어가면 직원이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차분히 차를 내리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차를 전혀 모르는 초보자도 쉽게 접하게 된다. 몇 번의 시범 이후, 원한다면 직접 차를 내리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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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은 촌스럽다. 이런 편견은 Doko Bar에 들어서는 순간 산산이 깨진다. 흰색 벽과 흰색 테이블에 묵직한 금색 의자, 다른 장식 대신 창으로 무늬를 낸 벽에서 들어오는 빛, 테이블 위 꽃의 색감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제자리를 찾은 이곳의 금색은 세련됐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절로 꼿꼿해지는 몸을 세우고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가면 직원이 와서 겉옷을 받아주고 의자를 빼준다. 셀프로 바에서 음료를 받아가 식기까지 치우는 대형 카페들에 익숙하다면 계속해서 찻물을 채워주는 직원의 관심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서비스가 세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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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거대한 주류 시장에 비해 크래프트 맥주는 이상하게도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많은 국내외의 브루어리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힘겨운 몸부림 끝에 조용히 물러났다. 북경 크래프트 맥주시장의 양대 산맥 京A와 Great Leap Brewing의 성공 이후 세 번째 성공 신화를 꿈꾸며 여러 작은 브루어리들이 사투를 벌이던 중, 호주에서 온 브루어리 Little Creatures가 맥주 시장에 또 한 번의 작은 변화를 꿈꾸며 싼리툰에 둥지를 틀었다. 이미 홍콩과 상해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한 후 세 번째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거라, 정체된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맥주를 사랑하는 많은 애주가들이 한껏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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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하나의 장소가 사라지고 새로운 가게가 열리는 곳에서 오래도록 터를 잡고 버티는 곳은 흔치 않기에 더욱 반갑다. At Cafe는 798이 미술 지구로 개발되던 처음부터 죽 자리를 지켜온 이곳의 터줏대감이자 상징과 같은 곳이다. 2002년에 798 미술 지구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몇 년 후 정부에서 재개발 계획을 내세울 때 목소리를 내 지켜낸 798의 영혼과도 같은 예술가 황루이(黄锐, Huang Rui)가 연 카페이니 지금도 활발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작가의 모임이나 바이어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술잔을 채워주고 음식을 나눠주는 직원 중에 미래의 스타 작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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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몽림 디자인을 공부하고 광고업계의 아트 디렉터로 일합니다. 언제나 예측하지 않은 데로 가는 삶이 신기하기도, 좋기도 해서 ‘모퉁이를 돌면’이라는 말을 자주 썼더니 실제로 그렇게 굽이 많은 급류를 타듯 살고 있습니다. 예정지에 없던 북경이라는 도시가 삶의 이정표로 나타났을 때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앞서 떠나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는 말은 사람뿐 아니라 장소에도 해당하는 것이라 믿어 북경이라는 도시를 찬찬히 들여다보았고, 어느새 북경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스스로 비공식 북경 홍보대사라 칭합니다. 지금은 다시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 저자 : 안정은 제일기획 중국법인에서 브랜드 플래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니하오’밖에 모르던 중국어 초보자가 TV 속 휘황찬란한 북경의 빌딩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2011년 무작정 북경으로 날아왔고, 햇수로만 벌써 9년 차 베이징어(Beijinger)가 되었습니다.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성격 덕에 하루가 멀다고 북경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행하듯 살았고, 이제는 서울보다 북경이 더 편한, 그래서 가끔은 현지인들도 오늘 밤 핫스폿을 물어보는 자칭 타칭 북경통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북경만의 감성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하고 싶어 노력 중입니다.
[이 책은]
앞표지는 북경의 낮을, 뒤표지는 북경의 밤을 표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