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실바나의 집에서 며칠밖에 못 머물렀지만, 시간만 더 있다면 그녀의 응접실에서 울 양말을 신고 벽난로 불에 발을 쬐며 책 속에 묻혀 겨울을 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바나의 목가적인 삶은 매력적이다. 웃어서 더 즐거워지는 삶이다. 이 집을 떠날 때는 고향 집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오리라는 기대와 함께. -실바나 드 수와송
카린은 예전에 디너 파티를 하면 무슨 음식을 할지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걱정하지 않기로 했는데, 왜냐하면 손님들은 언제나 누군가 자신을 위해 요리를 해준다는 사실에 고마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사실을 통해 우리는 좋은 지혜를 얻어가게 되었다. 손님을 대접할 때는 불안하고 소심한 태도가 아니라 감사하고 겸손한 태도로 하면 된다는 것. -카린 히버트
어느 날 더스티는 풍경이 기가 막힌 오리건의 한 해안가로 우리를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더스티는 바위에 붙은 홍합을 따고, 굴을 따고, 심지어 게까지 몇 마리 잡았다. 저녁 때 그는 야외에서 장작불로 커다란 냄비에 홍합을 요리해주었고, 우리는 굴 껍질이 열릴 때까지 그릴에 굴을 구웠다. 신선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고, 공기에는 레몬 향이 나는 바다 냄새가 가득했다. -더스티 흄
어머니는 항상 ‘설탕·밀가루·버터’의 전략을 사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집에 오는 사람이 누구든 마음과 입맛을 정복할 수 있는 전략이다. 그래서 텃밭에서 갓 따온 야채로 만드는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도 자주 하시지만 부엌에는 항상 따뜻한 쿠키와 수프와 빵이 준비되어 있다. 어머니는 생크림과 버터와 설탕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고, 나는 한 번도 그에 대해 불평한 적이 없다.
-베라 윌리엄즈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부터 뉴욕에서 살면서 미술을 공부했고 글도 쓰기 시작했다.
뉴욕에 살며 외국인이 겪는 갖가지 어려움을 경험했고, 서울에선 못 했던 미술을 공부했고, 새로운 말을 배우기 위해 글을 읽었고, 읽다보니 쓰게 되었다. 글을 읽고 쓰며, 그림을 그리고 보며, 지금의 삶을 구성하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동안『뉴요커』와『취향』을 썼다.『빈방의 빛』『이름 뒤에 숨은 사랑』『그저 좋은 사람』『어젯밤』『가벼운 나날』 등의 문학 서적들,『미술 탐험』『여성과 미술』『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우연한 걸작』 등의 미술 서적들, 『사토리얼리스트』『페이스헌터』『킨포크 테이블』『휴먼스 오브 뉴욕』 등의 문화 서적들을 번역했다.
2010년 단기 프로젝트로 귀국하여 한동안 발이 묶였고, 요즘은 글쓰는 일 외에 서울 창성동에서 프라이빗 갤러리 토마스 파크Thomas Park를 운영하며, 서울과 뉴욕을 오가는 삶을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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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사진과 닮았다. 사진을 보면 찍은 이의 시선을 맛볼 수 있듯 어떤 음식을 함께 나누면 그 요리를 만든 사람의 품성을 느낄 수 있다. 멋질 정도로 단순하고 느린 레시피를 공유했던 이 시간은 타인의 접시뿐 아니라 그들의 삶을 엿본 순간이었다. -하시시 박(포토그래퍼)
심플하고 영감을 주는 레시피들……. 네이선과 킨포크 팀은 잘 알고 있다. 식탁에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눌 때 우리 안에 가장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하이디 스완슨(<Super Natural Every Day> 저자)